Rainbow Bible Class

로마서 묵상(19): “황금 체인”

2010.02.01 17:19

류호준 조회 수:13234

 [19]

“황금 체인”


[본문]



28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29 하나님이 미리 아신 자들을 또한 그 아들의 형상을 본받게 하기 위하여 미리 정하셨으니 이는 그로 많은 형제 중에서 맏아들이 되게 하려 하심이니라. 30 또 미리 정하신 그들을 또한 부르시고 부르신 그들을 또한 의롭다 하시고 의롭다 하신 그들을 또한 영화롭게 하셨느니라. (개역개정, 로마서 8:28-30)



[요절]


“또 미리 정하신 그들을 또한 부르시고 부르신 그들을 또한 의롭다 하시고 의롭다 하신 그들을 또한 영화롭게 하셨느니라.” (롬 8:30)


"And those he predestined, he also called; those he called, he also justified; those he justified, he also glorified." (Romans 8:30)

 

 


성경구절 중 오늘의 본문처럼 장엄한 구원사적 선언을 담고 있는 구절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황금 체인이라 불러도 좋은 ‘구원 이야기’(salvation story)입니다. “예정 - 소명 - 칭의 - 영화”


먼저 소명(부르심)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하나님은 복음을 통해 사람을 부르십니다. 말씀과 성령으로 그 사람을 부르십니다. 하나님은 사람들에게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좋은 소식’(福音)을 믿으라고 하십니다.


아마 하나님의 부르심은 이미 여러분에게 왔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 각 사람을 이미 부르셨다는 것입니다. 이 부르심은 부모님을 통해, 설교자나 주일학교 선생님을 통해, 혹은 길거리 전도자나 친구를 통해 왔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여러분 위에 손을 얹으시고 “너는 내 것이라” 말씀하셨던 분이 하나님 자신이었다는 것을 여러분은 알았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누구도 우연히 부르지 않으십니다. 지나가다 여러분을 부르시는 분도 아닙니다. 원래 생각이 없었는데 우연히 만나게 되어 여러분을 부르신 것도 아닙니다. 사람들은 오늘 이런 약속을 했다가도 그 다음날에는 새까맣게 잊어버립니다. 그러니 사람에게서 일관성, 신실함, 신뢰성과 같은 덕목들은 과히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오죽 하면 “세상에 믿을 놈(者) 없다!”고 하겠습니까? 그러나 이런 덕목들은 하나님의 영원한 성품들입니다. 하나님에게서 ‘신실함’을 빼어 놓는다면 하나님일 수 없을 것입니다. 로마서의 핵심적인 가르침은 하나님은 자기의 언약에 대해 신실하신 분이라는 것입니다.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차별 없이 신실하게 대하시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거꾸로 말해, 유대인이나 이방인이 구원을 받게 되는 것은 자신을 선민이라고 생각하는 유대인의 ‘유대인 됨’(Jewish-ness) 때문도 아니요, 이방인들이 하나님을 ‘믿었기’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유대인과 이방인들에게 차별 없이 베푸시는 신실함 때문입니다. 유대인이든지 이방인이든지 누구든지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대해 믿음으로 반응하는 자는 모두 구원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복음은 이러한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이 복음을 듣는 가운데 하나님의 부르심을 듣게 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부르실 때 우리는 영원에서 영원으로 이어지는 장엄한 구원 이야기의 황금 체인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미리 정하시고 … 부르시고 … 의롭다 하시고 … 영화롭게 하시다”(예정-소명-칭의-영화)는 황금체인입니다.


이 체인의 양쪽 끝은 우리의 현세적 지평선 너머에 있는 영원에 속한 것들입니다. 미리 정하시는 일과 영화롭게 하시는 일은 모두 영원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이기 때문입니다. “미리 정했다”는 말을 줄여 예정(predestination)이라 하는데, 그 뜻은 우리가 하나님을 알기 전에 하나님이 먼저 우리를 아셨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결정하기 전에 하나님이 먼저 결정했습니다. 주도권은 언제나 하나님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시 전에 하나님이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이 황금체인은 영원 속에 닻을 내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 다음 두 가지 사건은 시간과 역사 안에서 경험되어지는 하나님의 구원 이야기들입니다. 하나님의 ‘부르심’과 ‘사면(赦免)선언’입니다. “부르시고” “의롭다 하시고.”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셨다는 것은 선택하셨다는 것을 뜻합니다. ‘부르심’(call)은 ‘선택’(election)입니다. 예를 들어,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셨다는 것은 그를 바벨문화에 살고 있던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서 그를 ‘선택’하였다는 것입니다. 부르심과 선택은 이처럼 같이 갑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에서”(from)와 “…로”(to, for)라는 두 측면을 모두 포함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어둠에서 불러내어 빛의 나라로 들어가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갈대아 우르에서 불러내어 그가 지시한 땅으로 가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불러내어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들을 들어가게 할 때 먼저 그들을 깨끗하게 목욕시켜 들어가게 하셨습니다. 홍해에 그들의 옛 노예적 본성을 수장시키시고, 홍해에서 올라왔을 때 새로운 민족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셨습니다. 물속에서 죽고 물속에서 다시 살아 올라오는 것이 세례입니다.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죽고 다시 그와 연합하여 새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죄의 용서를 선언하신 것입니다. 일종의 사면 선언입니다. 이것이 칭의(稱義)입니다. “이제 너와 나 사이의 관계가 회복되었어.” “너의 모든 더러움과 죄는 없었던 것으로 할게.” “내가 네 대신 네 죄 값을 지불했기 때문이지.”라고 말하는 것이 ‘의롭다 하심’의 뜻입니다. 칭의는 하나님의 일방적인 선한 행위입니다. 의롭다 함을 얻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는 그저 믿음으로 하나님의 칭의를 받아들일 뿐입니다. 믿음은 칭의에 대한 자연스런 고마움의 표현입니다.


황금 체인의 마지막 앵커인 “영화롭게 하시다”는 앞선 고리들과 단단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영화롭게 하시다”는 우리를 영광 속으로 받아들이시겠다는 말씀입니다. 영화로움 역시 시간 내의 지평선을 넘어 있는 영원 속에 닻을 내리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보장하시는 영원한 영화로움입니다. 그 내용이 무엇인지 어떠한지는 우리가 지금 잘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할 것입니다. 우리의 주님과 함께 있다는 것입니다. 그분과 함께 있는 것보다 더 영광스럽고 영화로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복음이 여러분을 부릅니다. 이 부르심은 하나님 자신으로부터 온 것입니다. 영원 전에 우리를 점찍어 놓으셨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미리 아셨다”, “미리 정하셨다”는 말의 뜻입니다. 점지(點指)하시고 복음을 통하여 우리를 부르시기 시작한 것입니다. 비로소 우리의 전 생애가 구속주(救贖主, Redeemer) 하나님의 주권적 사역 안으로 들어온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우연이란 없습니다. 아무 것도 우연히 일어나는 것은 없습니다. 하나님의 섭리만 있을 뿐입니다. 모든 것들이 하나님의 손에서 이리저리 섞여 우리의 궁극적 선을 위해 작동합니다. 의심할 여지없이 하나님은 자기의 최종적 목표를 향해 우리를 인도하실 것입니다.    

 

 

"주 예수 내가 알기전"

(찬송 90장)


주 예수 내가 알기 전 날 먼저 사랑했네.

그 크신 사랑 나타나 내 영혼 거듭났네.

주 내 맘에 늘 계시고 나 주님 안에 있어.

저 포도 비유 같으니 참 좋은 나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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