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Clean Joke]

 

행복하여라, 처복(妻福)이 있는 자여!”

 

I

 

어제 내가 봉직하는 학교에서 정년은퇴식이 열렸습니다. 지난 8년 동안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구약학을 가르치다 65세가 되어 은퇴하시는 김의원 교수의 정년퇴임감사예배 및 논문 증정식이 있었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2부에는 한국 신학계의 오래된 별들이 나와 축사를 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 김경원 목사(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최갑종 박사(백석대학교 총장), 최종진 박사(전 서울신학대학교 총장), 박형용 박사(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손석태 박사(개신대학원대학교 명예총장) 등이 축사 순서를 맡았습니다. 그 중 손석태 박사의 순서가 특이했습니다. 손 박사는 김의원 교수와 동향에다가 한국 고등학교와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교(M.Div.), 미국 뉴욕대학교 박사학위(Ph.D)까지 모두 같은 선생 밑에서 공부한 동문의 인연을 갖고 있는 사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손 박사는 자신이 예수를 믿은 후 처음 만난 담임목사님이 김의원 교수라는 사실을 시작으로 미국 뉴욕대학교에서 바룩 리빈(Baruch A. Levine) 교수 밑에서 고대 셈족 어를 공부하게 된 것도 김의원 교수의 추천과 물질적 지원이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김의원 교수가 개척 설립한 뉴욕 중부교회를 맡아 후임으로 목회하게 된 것도,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서 한국복음주의 신학회의 회장직도 김의원 목사의 뒤를 이었다는 사실 등을 말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독특한 것은 김의원 교수와 손석태 교수의 사모님들이 똑같이 의사이며, 그것도 전공이 같은 정신과 의사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두 분 모두가 제 정신으로 공부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사모님 덕분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축사하는 일에 있어서 이런 맛난 사냥감 같은 사실을 그냥 지나칠 리가 없었습니다. 축사에는 언제나 유머가 담겨야 제 맛이 나기 때문입니다. 축사를 맡은 다른 한 분이 이렇게 일갈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처덕! 처덕! 처덕이로다!”

 

나는 잠시 내 귀를 의심했습니다. “처벅 처벅 처벅 거리며 오고 있는 처덕? 처복?” 소리로 들렸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축사는 손석태 박사나 김의원 박사나 모두 처의 덕택으로 처복(妻福)을 받은 사람이란 뜻이었습니다. 의사 마누라를 두어서 저렇게 유학 시절의 어려운 공부를 할 수 있었고, 그들의 내조가 아니었더라면 결코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덕담의 조크였습니다.

 

II

 

예식이 마치고 내 연구실로 돌아와 생각했습니다. 성경에 기록된 사람들 가운데 그들처럼 처복”(妻福)을 받은 사람이 있을까? 있다는 누굴까? 이어 아내로 인하여 엄청나게 성공하고 부자가 된 사람이 내 머리 속에 떠올랐습니다. 다름 아닌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었습니다! 그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갈대아 우르에서 떠나 가나안 지역에 정착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그 땅에 기근이 심하게 됩니다. 아브라함은 이내 아내와 함께 남쪽 이집트 국경을 넘게 됩니다. 국경을 넘어서면서 아브라함에게는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잘난 아내 때문이었습니다. 사라의 미모가 장난이 아니었나 봅니다. 걱정과 기우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애굽 국경을 넘어서는데 국경 출입국 관리소의 직원이 아브라함과 사라의 여권을 점검하면서 사라의 미모에 넋을 잃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사실은 직접 바로의 왕궁에 보고하였습니다. 마침내 애굽 왕 바로가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를 후궁(後宮)으로 삼겠다고 한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자신의 목숨 보존을 위해 아내에게 지금부터 당신은 내 누이야! 알았지!”라며 아내에게 일방적인 통보를 내립니다. 이런 놈의 남편이 어디 있단 말입니까! 정말 개자식이겠지요. 어쨌건 사라는 아무 소리를 하지 않았습니다. 대꾸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참 대단한 여성입니다. 역시 그녀는 그녀의 이름대로 만국의 어머니자격이 있습니다! 나는 아브라함의 말을 들었던 당시의 사라의 심경이 어떠했을까 궁금합니다. 아마 요즘 여성이나 아내였다면 아브라함은 끝장 났을 것입니다.

 

어쨌든 바로는 합법적으로 사라를 자기의 후궁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바로는 사라를 후궁으로 맞아들이는 대가로 아브라함에게 엄청난 보상을 해 주었습니다. 아브라함은 사라를 파는 조건으로 엄청난 갑부가 된 것입니다. 그야말로 현대판 졸부(猝富)가 된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사라의 일로 인하여 수많은 양떼와 소떼, 여러 명의 남자 하인들과 여자 하인들, 암 수 나귀들은 물론 낙타들까지 얻게 된 것입니다. 일약 횡재한 것입니다. 그것도 아내 때문에! “바로가 사라로 말미암아 아브람을 후대하므로 아브람이 양과 소와 노비와 암수 나귀와 낙타를 얻었더라.”(12:16) 정말 기가 막힌 장면입니다.

 

살펴보니 아브라함이야 말로 처복(妻福)을 받은 사람의 대표자입니다! 그러므로 남자들은 처복이 있어야 합니다.

 

행복하여라, 처복(妻福)이 있는 자여! 그대들은 아브라함의 자손이니라!”

은혜로다, 처복(妻福)이 있는 자여! 그대들은 아브라함의 후손이니라!”


[미국 Nebraska주의 Chimney Rock]


Nebraska 주의 Chimney Rock.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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