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20 22:11
“화 있을찌로다! 너희 ‘종피아’들이여!”
I
“끔직하고 충격적인 일들이 이 땅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게 뭔 소리입니까? 세월호 침몰로 인해 오래된 대한민국호의 전선(電線)들이 속살을 드러내었습니다. 약간의 물기가 닿자 불꽃이 뛰면서 합선이 되었습니다. 불꽃은 순식간에 얽혀있는 전선들을 타고 사방으로 미친 듯이 번져갑니다. 불은 얼기설기 엉켜있는 난맥상의 전깃줄들로 덮여 있는 허술한 집 전체로 옮겨 붙습니다. 순식간에 끔찍하고 충격적인 일들이 이 땅에 일어난 것입니다. 부정부패의 적폐현상, 고구마 줄기처럼 드러나는 관민유착 암 종양들, 철벽 요새와 같은 “관료 마피아” (Bureaucratic Mafia), 집단적 이기주의, 바닥이 보이지 않는 인간 탐욕의 무저갱, 숨기에 좋은 무관심의 깊숙한 동굴들, 비명과 절규의 바다 지옥, 무관심의 나락에서 자기최면에 빠진 넋을 잃은 인간들, 덩치 큰 고관들의 소심한 뒷걸음질, 걸릴까 조마조마한 소시민적 몸조심, 수치감을 상실한 뻔뻔스러움, 인면수심의 극치, 먹통퇴물들의 뻔뻔스런 당당함, 돈독에 혈안(血眼)이 된 위선자들, 이 모든 것들이 상상하기도 곤혹스런 끔찍하고도 경악스런 일들입니다. 지금 우리의 눈앞에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입니다.
II
“끔직하고 충격적인 일들이 이 땅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렘 5:30) 이게 뭔 소리입니까? 이 구절은 사실상 구약 성경시대, 그러니까 주전 7세기 말 유다왕국의 시계추가 절망의 25시를 가리키고 있었던 시기에 조국의 침몰 상황에 고통스러워하던 예언자 예레미야가 부르짖었던 외침이었습니다. 그는 유다왕국이 복원력을 상실한 채 멸망의 심연 속으로 침몰해가는 과정을 목도하면서 절규하였습니다. “끔직하고 충격적인 일들이 이 땅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라고. 그는 오래전부터 유다호가 우상숭배, 허세와 탐욕, 위기 불감증과 부정부패, 역사의식의 결여와 부재와 같은 축적된 죄들을 과적(過積)하고 항해하고 있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세찬 파도와 휘몰아치는 풍랑이 하늘로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은 채로 “평안하다, 평안하다, 평안하다”라며 유람선에 탄 승객처럼 희희낙락(喜喜樂樂)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시대 풍조 뒤에는 검은 예복을 입고 근엄하게 종교예식을 집전하고 있었던 종교마피아 집단이 있었습니다. 대한민국호에 “관피아”가 독버섯처럼 사방에 깊숙이 퍼져 있다면 유다호에는 “종피아”들이 브리지(선교, 船橋)에 모여 타(舵, key)를 잡고 항해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당시 “종교마피아”는 거짓 예언자 집단과 부패한 제사장 집단으로 양분되어 있었습니다.
예언자들은 신의 계시를 왜곡 보도하여 민중과 백성들을 호도하였으며 자기들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마음대로 유다호의 변침(變針)을 시도했습니다. 그들 예언자 집단은 마귀의 자식들처럼 거짓말이 그들의 모국어였습니다. 그들에게 진실은 언제나 낯선 외국어였기 때문에 버벅거렸지만 거짓말은 아주 자연스럽게 본토인처럼 말했습니다. 심지어 하나님의 계시를 운운할 때에라도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계산서와 사업계획서를 염두에 두고 그렇게 하였습니다. 자신들의 종교사업을 위한 사명 선언문에도 하나님의 이름을 팔았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걸고 자신들의 사업 확장을 도모하였다는 말입니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민중과 백성들의 입맛에 착 달라붙는 조미료를 한껏 사용하여 설교하였습니다. 어리석은 백성들은 언제나 그들의 봉이었습니다. 그들 종교행상인들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들은 달콤하였고 그럴듯하였지만 실상은 “완전 거짓”이었습니다. 진실을 말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것이 당시의 유다 왕국의 종말을 재촉하는 시한폭탄의 초침소리였습니다. 아합시대의 거짓 예언자 두목 시드기아와 그의 추종세력 400명의 거짓 예언자 집단은 대표적 종피아들이었습니다.
유다와 이스라엘의 거짓 예언자들은 각개전투 하듯이 개별적으로 어리숙한 백성들을 속이고 이익을 챙겼습니다. 그러나 제사장 집단은 매우 조직적이고 관료적이었습니다. 당시 유다는 야웨 신앙을 고백하는 종교적 국가였기 때문에 제사장 집단은 종교마피아로서 악습을 관행 삼아 물마시듯 반복했습니다. 그들은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이었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관계된 이권에 찰거머리처럼 밀착하여 책상 밑으로 건네는 돈다발의 맛을 알고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집단이었습니다. 점조직화되어 있었던 관계로 부패의 연결고리는 어디까지 이어지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종교사업과 관련이 있는 모든 사건에는 “종피아”들이 있었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에서 발주하는 각종 리모델링 공사는 언제나 수의 계약이었고, 거기서 떡고물처럼 묻어나오는 리베이트 뇌물은 성전과 하나님의 이름을 더럽혔습니다. 그들은 매우 권위적이고 권력 지향적이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을 가르치고 인도하며 그들의 슬픔과 기쁨에 동참하는 것이 정상적인 제사장들의 직무였지만, 그런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제사장직 관료주의의 가파를 사다리를 타고 높이 올라가 절대권력을 잡는 것이 그들의 숨겨진 야망이었습니다. 섬기는 자로 소명을 받았지만 군림하고 지배하는 쾌감의 유혹을 결코 떨쳐 버리지 못했습니다. 바로 이것을 예언자 예레미야는 탄식하며 질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렘 5:30-31)
“지금 이 나라에서는
놀랍고도 끔찍스러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예언자들은 거짓을 예언하며
제사장들은 자기 권력으로 다스리는구나!”
더더욱 충격은 백성이 그것을 좋게 여긴다는 것입니다. 도대체 마지막 날에 어찌하려고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III
“충격적이고 끔직한 일들이 이 땅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실 예레미야의 탄식은 한국의 극단적 종교마피아 집단인 이단들에게 가장 잘 적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신천지교, 정명석교, 안산홍증인회, 구원파 등과 같은 이단 집단들은 어리숙한 일반신도들을 세뇌시켜 그들의 인생과 가정과 돈과 자원들을 착취하는 악행들을 저지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무거운 책임과 그에 따른 무시무시한 형벌은 이런 “종피아”들에게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종교마피아 집단의 사악한 행태가 어찌 이단들에게만 국한될까요? 오히려 자신도 모르는채로 한국교회의 주류교단들과 그 교회의 지도자들이 서서히 종교적 마피아로 변질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국교회의 종교지도자들과 목회자들은 다시금 마음의 옷깃을 여미고 "옛적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화 있을찐저! 너희 ‘종피아’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