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25 20:18
“다시 잔치로부터 시작하시다.”
결혼은 수많은 시작(beginning)을 가리킵니다. 온전하게 된 인류의 ‘시작’을 가리킵니다. 살과 살이 만나는 인간적인 상호의존의 ‘시작’을 가리킵니다. 가장 인간적인 표현을 나타내는 사랑의 ‘시작’을 가리킵니다. 생명을 낳고 기르기 위해 한 생명이 다른 생명과 연합하는 ‘시작’을 가리킵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낳는, 하나님 형상의 ‘시작’을 가리킵니다. 하나님의 창조가 가장 온전하고 충만한 상태로 성취되는 것의 ‘시작’을 가리킵니다. 인간에게 부여하신 하나님의 ‘본래적 축복’(original blessing)이–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가득하고 땅을 다스리라는 축복이–성취되는 것의 ‘시작’을 가리킵니다.
만일 창조가 성례전적인 식사(sacramental meal)와 같다면, 결혼 잔치야말로 온전하게 된 창조를 축하하고, 성취된 축복을 기대하는 성례전적인 잔치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요한은 예수님이 자신의 영광을 처음 드러내신 곳이 결혼식이었다고, 그리고 그것은 제자들에게 깨어 있는 믿음을 재확인시켜주기 위함이었다고 말합니다. 즉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며 세상의 구원자라는 믿음을 확인시켜주기 위함이라는 것입니다.…
요한은 예수님의 영광이 결혼을 복되게 하셨던 ‘기적’(奇蹟)을 통해 처음 나타났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의 영광은 ‘창조의 성례전적 잔치’의 포도주 잔을 넘치게 채우셨던 복을 통해 나타난 것입니다.
우리는 요한의 요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잃어버린 창조의 ‘좋음’(goodness), 즉 상실된 ‘선한 창조’가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 안에서 회복됩니다. 창조의 ‘선함’을 축하하고 즐거워하는 잔치의 포도주가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을 통해서만 넘치도록 다시 공급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 류호준, 「생명의 복음」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