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29 15:42
“성탄절 섞어찌개 비빔밥 짬뽕 이야기”
크리스마스 시즌에 일어나는 성탄절 이야기의 변모과정은 놀라울 만치 충격적이지만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동방에서 온 점성가들의 이야기나 들녘에서 양을 치던 목자들의 이야기는 오랜 세월을 지나며 상호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변모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두 함께 낭만적이고 따스한 크리스마스의 동화 이야기 속으로 변모해갔던 것입니다.
어렸을 적 시골교회 주일학교에 다녀본 경험이 있는 세대들은 성탄절 연극이 무대 위에 올려 질 때 즈음이며 한번쯤 해보고 싶은 배역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여자의 경우 제 1 순위는 어린 아기 인형 예수를 앉고 있는 마리아 역일 것이고, 남자의 경우는 그 곁에 아무 말 없이 서서 아기와 아내 마리아를 지켜보는 요셉 역일 것입니다. 그나마 동방박사 역할이라도 맡겨지면 특채입니다. 그것도 안 되면 허름한 누더기 천을 몸에 둘러 입은 목자들 역할도 좋습니다. 이렇게 해서 성탄절 예수탄생 이야기는 눈 내리는 겨울밤에 두루뭉술한 추억의 동화이야기로 변모해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봅니다. 자그마한 교회당의 위쪽 강단에 자리 잡은 성탄절 성극 무대는 매우 재미있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아주 우스꽝스런 비빔밥 짬뽕 연극입니다. 비빔밥 짬뽕 연극이라 함은 서로 다른 두 가지 연극 시나리오를 하나의 그릇에 넣어 이리저리 비볐기 때문입니다. 일종의 짬뽕 연극입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동방에서 온 점성가들의 이야기는 마태복음에 기록되어 있고, 어둡고 습습한 밤 들녘에 있었던 목자들의 이야기는 누가복음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비록 두 이야기 모두 어린 아기 예수 탄생과 관련이 있는 사건들이기는 하지만 한 무대에 올려 질 정도로 동시에 함께 일어난 이야기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성탄절에 누가는 목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고 마태는 동방의 점성가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두 사람 모두 각각 특색 있게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각자의 청중들에게 들려주고 있는 셈입니다. 두 이야기를 한꺼번에 섞어찌개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각각의 독특한 복음의 맛이 드러나지 않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제 맛을 내는 단품 요리로 성탄절 이야기의 맛을 볼 수 있을까요? 먼저 따로 맛을 보아야 합니다. 누가의 성탄절 이야기(목자 이야기)와 마태의 성탄절 이야기(동방의 점성가들 이야기)를 따로 국밥으로 먹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먼저 오늘은 동방의 점성가들에 관한 성탄절 이야기로 시작하겠습니다. 마태복음 2:1-12절에 기록된 이야기입니다.
- to be continu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