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0.09 21:25
문국현, 유한킴벌리를 투명성있는 건강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경영자. 비록 정치에서는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경영에서만은 인간적 얼굴이 있는 경영원칙을 고수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아래글은 한겨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인 이봉현 박사(경제커뮤니케이션학 박사)가 쓴 글 "문국현이 성공이 보여준 3가지 역설"을 발췌하여 싣는다.
그를 성공으로 이끈 경영의 원리는 보통 3가지 '역설'로 표현된다. 상식과 어긋나 보이지만 문 사장의 경험은 사실이었다는 의미이다. 첫째는 혁신은 모든 것을 뒤집는 것이 아니라 원칙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역설'이다. 영업에서 골프와 술대접, 기밀비 등 100여 가지 관행을 없앴다. 대신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매대 관리, 영업 관리 같은 기술을 가르쳐 주도록 했다. 일선 영업사원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고 일부 대형 유통업체가 "물건을 빼라"고 했으나 대신 수만 개의 소규모 독립 슈퍼와 유대를 강화하는 계기가 돼 나중에는 큰 힘이 됐다. 문 사장은 "진정한 보수는 낡은 습관이 아니라 근본적인 가치를 지키고 기본으로 회귀하는 것"이라며 "이 과정은 반드시 혁신을 동반한다"고 말한다.
둘째, 좋은 일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다는 '역설'이다. 기업의 사회성과 공익성 강화가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숲 가꾸기 캠페인인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를 꾸준하고 지속하게 한 것은 기업의 경제적 목표와 기업이 뿌리내린 사회의 목표를 통합하려는 시도 중 일부다. 존경받는 기업이 되는 것은 기업이 형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사치스런 목표가 아니라 차별화를 이루는 전략이자 영속기업으로 계속 성장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란 것이다.
셋째, 기업의 효율성은 인력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지키고 키움으로써 달성할 수 있다는 '역설'이다. 유한킴벌리는 인력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아 이들이 회사의 가치와 비전, 문화를 공유함으로써 창의성과 재능을 발휘토록 했다. 국내기업 최초로 본격화된 '4조 3교대' 시스템 아래서 유한킴벌리의 직원은 연간 330시간에 이르는 각종 연수와 교육을 받았다. 이처럼 사람중심의 프로세스에서는 같은 설비를 이용해도 불량률이 낮고 생산성이 3배 이상 높게 나온다는 것이 문 사장의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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