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19 09:49
“뭘 보고 있습니까?”
어느 날 예수께서 시몬이라 이름 하는 바리새인의 저녁 식사 초대를 받고 그 집에 들어 가셨습니다. 때마침 한 여인이 향유 담은 옥합을 들고 등장합니다. 동네에서 소문이 자자했던 여자였습니다. 예수의 발 곁에 서서 울며 눈물로 그 발을 적시고 자기 머리털로 닦고 그 발에 입 맞추고 향유를 부었습니다. 지금도 그렇겠지만 당시로서는 너무도 충격적이고 당황스런 사건이었습니다. 아마 조간신문 사회면 상단을 장식했음직한 사건이었을 겁니다. 속으로 빈정대는 시몬을 향해 예수께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시몬아, 너는 이 여자를 보고 있느냐?”
대답은 자명합니다. 그는 그 여자를 진짜 보고 있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시몬은 그녀가 어지럽혀 놨던 엉망진창과 같은 그녀의 삶만을 보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도덕적 시각으로 그 여자를 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람들을 고정관념의 틀에 범주화시켜 바라보는 눈으로 그녀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그녀를 어떤 타입으로 고정시켜 바라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녀는 창녀야.” “그녀는 죄인이야”와 같은 타입으로 고정시켜 바라보는 것입니다. 거구로 말해서 그는 그녀를 한 인간으로 한 인격체로 바라보지 못한 것입니다.
사람을 ‘인격체’로서가 아니라 어떤 범주에 들어맞는 ‘타입’(type)으로 보기 시작하면서부터 도덕적 판단이라는 추한 영에 빠지게 됩니다. 사람을 도덕적 잣대에 따라 판단하려는 추한 영에 이끌리게 되면, 사람이 인격체로 보이지 않고 일정한 ‘타입’으로 보이게 됩니다.
이것이 우리가 흔히 빠지는 함정입니다.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잘못입니다.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로서가 아니라 자기의 종교적 색깔에 맞는 사람인지로 구별하는 일입니다. 그 종교적 색깔이 어떤 신학적 구호나 개인의 취향이나 이념이나 도덕적 전통이나 “~주의”일 수도 있습니다.
“시몬아, 너는 이 여자를 보느냐?”는 예수님의 질문은 우리를 향한 신앙적 개안(開眼)에로의 초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