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18 16:47
“명예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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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어느 집회에 강사로 갔다. 순서지에 나를 소개한 것을 보니 “백석대학교 명예교수”로 되어 있었다. 나는 은퇴교수이지 명예교수가 아닌데 말이다.
하기야 학교 재직 말년에 내가 학교의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어 오라 가라 하는 통에 심한 수치(불명예)를 당한 일이 있었다. 그래도 지금에 와서는 그 불명예가 내게는 가장 명예로운 훈장이 되어 클린조크의 제목이 되었으니, 참으로 세상만사라는 것이 요지경이다.
요즘 출판사나 잡지사에서 책 추천단평이나 글을 써달라고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리고 끝에는 내 직함을 써 달라고 한다. “백석대학교 은퇴교수”라고 쓴다. 근데 쓸 때마다 씁쓸하게도 “명예”라는 단어가 함께 따라온다.
도대체 명예란 무엇인가?
중동지방을 포함하여 동양 문화권에서 “명예와 수치”(honor & shame)는 매우 중요한 개인적 사회적 도덕 윤리 개념이다. 목숨을 바꿀 정도로 명예와 수치는 중요한 사회적 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 성경에도 명예와 수치라는 안목으로 이해해야할 수많은 문구와 장면들이 있다. "명예와 수치"와 관련된 단어가 "이름"이다. 한 예로, 주기도문에도 하나님의 이름을 언급하며 “당신의 이름이 하늘에서 거룩히 여김을 받은 것처럼 땅에서도 거룩히 여김을 받기를 소원합니다.”라고 기도하라고 주님께서 가르쳐 주셨다. 분명 이름(존함)은 그분의 명예, 평판, 권위, 위엄 등을 가리키리라. 즉 하나님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그의 이름에 먹칠하지 말하는 뜻이리라.
요즘 사회도 막말천국이 되어가고, 페북 안에서도 까칠하다 못해 비난과 조롱, 빈정댐과 독설로 심지어 인격 살해 하는 일이 다반사가 되어가는 서글픈 현실을 목도한다. 작은 소망은 이 사회가, 특별히 교회가 “명예”라는 단어에 대해 깊이 생각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타인의 명예를, 특별히 하나님의 명예를 가볍게 취급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툭하면 “하나님”을 입에 달고 사는 종교인일수록 더더욱 그래야할 것이 아닌가.
특별히 종교 행상인들, 니들은 잘 들어라! 명예는 가만히 앉아서 '에헴!'하고 받는 것이 아니라, 니들이 땀을 흘려 수고하고 애를 쓰고 남을 섬김으로 버는 몫이다! ㅎㅎㅎㅎ
결론: 어쨌거나 나는 은퇴교수이지 명예교수가 아니다!
클린조크라고 하지만 읽어보니 마음이 무겁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