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우리 시대의 역설적 자화상

저자: Moorehead 목사

번역: 류호준 목사

 

 

높은 빌딩을 자랑하지만 성질은 급해져가고

넓은 고속도로를 자랑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는 좁아지고

소비는 늘지만 늘 빈곤을 느끼고

많은 것을 사들이지만 즐거움은 떨어지고

큰 집에 살지만 가정의 행복은 줄어만 가고

편리함을 쫓다보니 시간에 늘 쫓기고

평균 학력은 높아졌지만 개념 없는 사람은 늘어만 가고

지식은 많지만 판단력은 부족하고

전문가는 많아지지만 세상의 문제들은 늘어만 가고

멋진 소품은 많지만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의학은 발전하지만 안녕하지 못하고

비타민은 많이 섭취하지만 결과는 별 볼일 없습니다.

 

술을 많이 마시고 담배를 많이 피워대고

분별없이 소비하면서도 웃음은 상실하고

운전은 험악하게 하고 쉽게 분노하고

쓸데없이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으면서도

아침에는 피곤해서 간신히 일어납니다.

책을 도통 안 읽으니 생각 없는 인간이 되어가고

TV는 기를 쓰고 보면서도 기도는 하지 않습니다.

 

소유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지만 가치는 텅 비어있고

비행기를 타고 빨리는 도착하지만 빈둥대다 빨리 돌아옵니다.

많은 계약들을 체결하지만 돌아오는 이익은 별로 없고

말은 많이 하지만 사랑할 줄 모르고 거짓말만 늘어갑니다.

생계유지하는 법은 배웠지만 제대로 인생을 사는 법은 못 배우고

수명을 늘여가는 방법은 알지만 생명을 풍성하게 하지는 못하며

과학의 발달로 달에는 갔다 오지만

옆집에 새로 이사 온 이웃에게 다가갈 줄 모릅니다.

우주를 정복하지만 내 안의 우주는 정복하지 못합니다.

큰일들을 해내지만 더 좋은 것을 해낼 줄은 모릅니다.

공기는 맑게 할 줄 알면서 영혼은 오염시킵니다.

원자를 쪼갤 줄은 알지만 편견을 깨부수지는 못합니다.

글은 많이 쓰지만 배움은 적어지고

계획은 많이 하지만 이루지는 못하며

빠른 비행기들은 많지만 공항에서 기다리는 줄은 길어만 갑니다.

빨리 달려가는 것은 배웠지만 기다리는 것은 못 배웠고

전쟁의 무기는 많아졌지만 평화는 찾아보기 힘들며

수입은 많아졌지만 의욕과 사기는 밑바닥을 치며

파티는 많이 하지만 즐거움은 별로 없고

음식은 사방에 널려 있지만 입맛은 사라지고

지인들은 많지만 친구는 적고

노력을 많이 하지만 이루지는 못합니다.

많은 정보를 축적하려고 더 좋은 용량의 컴퓨터를 만들고

수많은 보고서를 생산해내지만 진정한 소통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효율적이라고 해서 작은 차를 샀지만 고장 빈도수는 더 많아지고

공장은 크게 짓지만 생산성은 떨어집니다.

양에 치중하다보니 질은 떨어지고

음식 섭취는 많이 하지만 소화는 언제나 느리고

허우대는 멀쩡한데 인격은 외소하고

이익을 남기는데 급급하다보니 인간관계는 얄팍해지고

세계평화를 외치지만 가정은 전쟁터입니다.

 

여가는 늘었지만 즐거움은 줄었고

송신료는 비싸졌지만 도착은 느려터지고

음식은 다양하지만 영양가는 제로이고

부부가 돈을 벌지만 이혼하는 가정이 많아지고

멋진 집들은 많지만 깨어진 가정들은 늘어나고

여행은 많이 다니고 일회용 편의 용품들은 많지만

도덕성은 추락하고, 하룻밤의 괘락을 추구합니다.

너무 먹어서 살은 찌고,

환각을 위해 마약을 흡입하고

통증을 잊기 위해 진통제 알약을 먹고

안정을 위해 신경안정제를 먹고

죽기 위해 수면제 알약을 삼킵니다.

전시 윈도우에는 많은 것들이 걸려 있지만

실제 재고품은 남아 있는 게 없습니다.

오호통재라, 이것이 이 시대의 역설이로다!

 

기술공학의 발달로 이 편지가 당신에게 전달될 때,

여러분은 이런 통찰력을 간직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거나 아니면 지워 버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기억하세요. 당신의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세요.

그들이 영원히 당신 곁에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억하세요. 경외하는 마음으로 당신을 올려다보는 누군가에게 친절하게 대하세요.

그 작은 어린아이가 곧 어른이 되어 당신 곁을 떠날 날이 올 것입니다.

 

기억하세요. 당신 옆에 있는 사람을 따뜻하게 포옹해주세요.

그게 마음을 담아 당신이 그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보물입니다.

단돈 백 원도 들지 않습니다.

 

기억하세요. 여러분의 배우자에게, 여러분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해라고 말하세요. 정말로 진심으로 그렇게 말하세요.

속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의 포옹은 오래된 상처를 아물게 할 것입니다.

 

기억하세요. 다시는 그 사람이 그곳에 있지 않을 수도 있는 그 날의 순간을 간직하면서 그의 손을 잡아보는 일을 잊지 마세요.

 

사랑에게 시간을 주어보세요. 그리고 사랑이 말하게 해보세요!

당신의 마음속에 있는 소중한 생각들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내어보세요.

 

[제주도의 석양, 박정현 작]

제주도박정현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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