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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능화(藝能化) 되어가는 교회"


최근 방송매체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 가운데 ‘예능’(藝能)이란 단어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재주와 기능을 아울러 이르는 말입니다. 요즘 각 텔레비전 방송국마다 ‘예능 프로그램’들이 한창 인기입니다. 재미와 웃음을 선사하는 프로그램이죠. 지금 저는 그런 프로그램을 탓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런데 슬픈 생각이 드는 것은 하나님의 교회도 점점 예능화(entertainment) 되어 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각 교회마다 시행되는 ‘찬양과 경배’는 종종 ‘거룩한 노래방’ 수준이 되거나, 아니면 ‘신성한 디스코택’이 되어가고, 각종 세미나들은 재미위주의 만담이나 천박한 유머나 싸구려 ‘긍정의 힘’과 같은 형태가 주류를 이루는 것 같아서 씁쓸합니다.


엊그제 교계 신문에 큼직하게 실린 대형 광고문은 이렇습니다. “교회 부흥과 성장을 위해 전도~정착 사후 관리까지 최고의 인기강사들이 한 자리에…” 이런 것이었습니다. 인기강사라니? 물론 대중적 연설(설교)을 설득력 있게 하는 강사라는 의미라면 문제 삼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그런 의미는 아니지 않는가요? 여기서 말하는 ‘인기강사’들이란 요즘 한창 뜨고 있는 만담가 목사들, 아니면 약효가 점점 떨어져 가고 있는 개그 수준의 목사들이이었고, 이 광고가 약속하는 것은 그분들은 교회를 숫자적으로 부흥시킬 수 있는 노하우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그들이 전수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끌어 모아 정착된 교인으로 만들 경우 그들에 대한 ‘사후(事後)보장’(한국에서는 After Service[AS]라는 콩글리시를 쓰지만 제대로 쓰려면 warrant라 해야 한다)까지 해준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어찌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제이겠습니까? 도대체 이것이 지금 많은 교회들이 꿈꾸고 바라는 일인지 헷갈릴 뿐입니다.


예능화(藝能化) 되어가는 한국교회. 개종하고 회개하고 개심하는 일보다도 흥미위주의 예능적 프로그램에 온 힘을 쏟아 바치는 교회라면 이 어찌 개탄할 일이 아니겠습니까? 신앙은 지성적 앎과 뿌리 깊은 확신을 겸비해야하는 것이 아닌가요? 그리스도를 아는 것과 믿는 일이 하나가 되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자라가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목표가 아닌가요? 언제까지 예능(藝能)에 능한 교회를 꿈꾸며 애를 써야하는지 참으로 유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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