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18 11:46
“욕심을 따르다 은혜를 놓치다”
‘아간’의 이야기는 탐욕의 결과를 보여주는 에피소드 중의 하나이다(수 7장). 장엄한 구원사를 잠시 중단케 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한 전쟁에 치욕적인 오점을 남긴 아간의 이야기는 그 발단이 매우 사소한 인간의 ‘욕심’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아간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내가 전리품 가운데서 시날에서 만든 아름다운 외투 한 벌과 은 이백 세겔과 오십 세겔이 나가는 금덩이 하나를 보고 탐내어 가졌습니다.”(수 7:21)
탐욕이 가져다주는 비참한 결과를 잘 보여주는 또 다른 에피소드 중의 하나가 엘리사의 하인 ‘게하시’에 관한 이야기이다(왕하 5장). 하나님의 자비와 은총을 돈으로 주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한 나아만, 그리고 치료함을 받은 후로 엘리사에게 감사의 표시로 사례비조로 드리던 나아만, 그러나 그의 계획은 여지없이 거절되었다. 하나님의 은총과 자비는 값으로 주고 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값으로 따질 수도 없다(priceless)는 사실을 나아만 내러티브는 ‘이스라엘’에게 알리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이었던 게하시는 이 사실을 값비싸게 배웠다. 엘리사의 종이었던 그는 이방인 나아만에 대한 하나님의 값없는 은혜에 대해 시기하고 질투하였다. 그는 하나님께서 자비를 베풂으로 이스라엘 가운데 임재했던 치료를 열방과 함께 나누는 일에 대해 열방에게 무거운 세금을 물리고자 했던 것이다. 게하시는 이스라엘 사람이었고, 그는 엘리사 가운데 있었던 야웨 구원의 임재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이것을 자신의 세상적인 이익을 위해 착복의 수단으로 사용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그는 이스라엘의 대적이었던 ‘아람인’들과 한 가지가 되었고, 아람 군대의 장군이었던 나아만의 문둥병이 그에게 미치게 된 것이다. 이 역시 시적 정의(詩的 正義, poetic justice)의 표현이 아닌가! 요약하자면, “욕심이 잉태하면 죄를 낳고, 죄가 자라면 죽음에 이른다”는 사실을 다시금 심각하게 들어야 할 것이다.
- 류호준, 「정의와 평화가 포옹할 때까지」중에서
슬픈 계절이 지나면, 아름다운 계절이 올까요?
우리의 희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