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한국교회와 정치참여: 손봉호]

2008.06.06 22:37

류호준 조회 수:21128

                                                          한국교회는 정치에 참여해야 할 것인가?

기독당의 총선 도전으로 인해 불거졌던 “한국교회와 정치참여”라는 민감한 주제를 두고 김준곤 목사와 손봉호 동덕여대 총장이 열띤 논의를 벌였다.

지난 5월 31일(2008년) 한국복음주의신학대학교(회장 한영훈 총장) 주최, 한영신학대학교·한국기독교신문협회(회장 최규창 기독교신문 편집국장) 공동 주관으로 열린 한국교회 미래를 준비하는 포럼에서 발제자로 나선 김 목사는 “정치 혁명을 해야 한다”며 찬성의 논리를 펼친 반면, 손 총장은 “한국 정치 풍토에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손 총장은 이날 한국 정치 풍토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문제점과 한계를 거론, 교회의 정치 참여에 있어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해결과제로 여겨졌다.

[고상하지 못한 인간본성 무시하면 원칙에 충실한 정치 실패]

이날 손 총장은 기독교의 정치참여가 시기상조임에는 기독교가 추구하는 정의 구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 정치의 풍토가 이를 실현하기 어렵기 때문임을 강조했다. 손 총장은 “원칙에 충실한 정치, 이상 혹은 이념에 충실한 정치가 많이 실패하는 이유는 현실, 즉 인간의 고상하지 못한 본성을 너무 무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막스 베버(Max Weber)의 말을 인용한 손 총장은 먼저 “정치윤리란 산상보훈처럼 원칙, 혹은 동기의 윤리가 아니라 결과에 대해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책임윤리”라며 “결과가 잘못되었을 때 국민, 야당, 상황 등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다. 그 모든 것을 다 감안해 정치해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 총장은 “그렇기 때문에 능력 없는 사람은 아무리 고상한 이상을 가지고 있더라도 정치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손 총장은 이러한 이론이나 원칙의 불완전성 보다 더 심각한 것은 역시 베버가 지적한 “시민들의 평균적 결점”이라고 주장했다. 일반 대중은 감정적이고 원칙에 충실하지 않으며, 철저히 이기적이고 완벽하게 도덕적이지도 못하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의 판단에 상당할 정도로 의존해야 하는 정치는 타협이 불가피하며, 카이퍼(Abraham Kuyper가 네덜란드 수상이 되었을 때 공인된 사창지역을 허용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좋은 예라고 말했다.

손 총장은 또한 모든 인간은 자기의 이해관계가 걸리면 항상 이기적이고 객관성을 상실할뿐더러 특히 집단 이기주의는 훨씬 더 비도덕적이고 객관성을 상실하며 한국 역시 대부분의 대학교수들조차 대중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손 총장은 바로 여기에 기독교 정치의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손 총장은 기독교인이라면 ①하나님의 뜻에 따라 말씀에 근거한 원칙에 입각해서 정치를 해야 하지만 ②민주주의에서는 그렇게 완벽하지 않고 이기적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아야 정치 권력을 행사할 수 있고 ③결과적으로는 정의롭고 동시에 다수를 만족시키는 결과를 가져와야 하는데, 이 세 가지에서 갈등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①에 충실하면 ②가 어렵고 ③도 불확실하며, ②에 충실하면 ①과 ③이 어렵고 ③에 치중하면 ①과 ②가 쉽지 않다. 그리고 ③에 실패하면 정치가의 자격이 없고 매우 무책임하게 되는 반면, ①에 충실하면 기독교 정치라 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지는 것이다.

손 총장은 그러므로 기독교 정치의 성공 여부는 정치인의 능력과 국민의 도덕적 성숙도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기독교 정치인이 아주 유능하다면 원칙을 지키면서도 지지도 받을 수 있고 좋은 결과라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나 역시 시민들의 민주적 성숙도가 낮으면 정치가가 아무리 유능해도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치참여는 시기상조, 시민운동 펼쳐야]

손 총장은 “전 세계에서 기독교인이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고 정치 활동을 할 수 잇는 나라가 많지 않다”며 “우리나라는 최근 빠르게 좋아지고 있지만 기독교 정치는 아직도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 다종교 사회이며 정치가 거의 대부분의 집단 이기주의의 영향을 받는 사실을 알기에 기독교인이 정치 활동을 하면 다른 종교가 그 동기를 의심할 수밖에 없으며 더군다나 정치 수준이 낮은 한국에서는 더 큰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위에 열거한 이유를 바탕으로 손 총장은 아직은 한국의 기독교 정치 참여는 시기상조이이며 시민운동의 방법으로 펼쳐 나갈 것을 제시했다. 그는 “시민운동은 권력의 견제와 대안제시를 할 수 있지만 권력행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비도덕적 행위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손 총장은 “다만 기존 정당에서 활동하는 기독교인들이 연합체를 이루어서 비록 실제적인 기독교 정치 활동은 하지 못하더라도 이상과 인식을 공유하고 상호응원, 상호고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손 총장은 “미래를 대비하는 정치인을 훈련시켜야 한다”며 “능력 있는 사람에게 필요한 지식과 인품을 키우고 확실한 기독교적 세계관을 훈련시켜 훗날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http://www.christiantoday.co.kr/view.htm?id=192688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새로운 홈페이지로 이사합니다. 관리자 2020.08.03 8420
공지 류호준 교수가 추천하는 한글 주석 [3] 류호준 2013.03.09 201837
794 clean Joke: "여자는 나쁘다. 그러나 남자는 더 나쁘다!" [1] file 류호준 2007.02.03 17720
793 생활의 발견 - "한 여름에 입은 겨울 양복 유감" [3] 류호준 2007.02.10 8407
792 "내평생에 가는 길" 유감 [2] 류호준 2007.03.09 14107
791 지혜어록? [1] 류호준 2007.03.14 8634
790 헨리 스톱의 "생각들"(1) [3] 류호준 2007.04.16 8646
789 헨리 스톱의 생각들(2) [4] 류호준 2007.04.21 9036
788 헨리 스톱의 생각들 (3) [2] 류호준 2007.05.09 9024
787 헨리 스톱의 생각들 (4) [2] 류호준 2007.06.19 11887
786 "어둠속에서 부르는 노래"(제임스 케네디 목사님과 죽음) [1] 류호준 2007.09.16 11754
785 헨리 스톱의 생각들 (5) [1] 류호준 2007.09.24 10555
784 헨리 스톱의 생각들 (6) [4] 류호준 2007.11.10 9342
783 12월의 추천 도서(류호준) [3] 류호준 2007.11.28 21046
782 헨리 스톱의 생각들 (8) 류호준 2007.12.31 20082
781 헨리 스톱의 생각들 (9) 류호준 2008.04.13 20172
780 Dr. Leo Perdue의 구약신학 강연록 file 류호준 2008.04.17 20854
779 헨리 스톱의 생각들 (7) 류호준 2008.04.20 22770
778 새책 출간: [일상을 걷는 영성] [3] file 관리자 2008.05.12 24825
» [한국교회와 정치참여: 손봉호] 류호준 2008.06.06 21128
776 [통일을 해야하는 신학적 근거: 손봉호] 류호준 2008.06.06 20738
775 헨리 스톱의 생각들 (10) 류호준 2008.06.16 18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