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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체리듬과 샬롬”


비행기를 타다 보면 시차(時差, Jet lag)라는 것 때문에 고생을 한다. 다른 시차(視差)도 그렇지만 이 시차(時差)도 남북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라 동서와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호주까지 가려면 적어도 10시간 정도는 가야하지만 거의 남북으로 달리는 항로이기 때문에 시차는 고작 2시간 정도다. 그러나 한국에서 미국 동부까지 가려면 적어도 14시간 이상 가는데 시차는 14시간이나 된다. 동서로 달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낮 12시면 미국 동부시간은 전날 밤 10시다. 미국에서 낮 12시면 한국에선 그 다음날 새벽 2시다. 어쨌건 국내 및 국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와 같은 거창한 차원뿐 아니라 시간차이(時差)와 같은 사소한 차원에서도 ‘동서 문제’는 ‘남북 문제’보다 언제나 더 심각한 것 같다!


인체 안에도 시계(時計)가 있다고 한다. 생체리듬(biorhythm)과 관련이 있다. 이 인체시계를 무리하게 다루다 보면 몸에 고장이 생긴다. 학자들에 따르면 1시간의 시차를 극복하기 위해서 보통 하루가 걸린다고 한다. 따라서 미국으로 오고가는 경우 시차를 극복 하려면 적어도 열흘에서 십사일 정도 걸린다는 이야기다. 이것이 자연산 시차극복이다. 반면에 시차를 빠르게 극복하려고 인위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시차극복을 위해 보통 멜라토닌(Melatonin)이란 약을 먹는데 미국에선 건강보조식품으로 분류되어 있다. 멜라토닌은 인체에 들어있는 호르몬으로 밤낮의 길이나 계절에 따른 일조시간의 변화와 같은 광주기를 감지하여 생체리듬에 반응하게 한다. 나이를 먹으면 잠이 없어진다는 것은 인체 내에 멜라토닌이란 호르몬 분비가 급속히 줄기 때문이란다. 나이 드신 어른들을 모시고 사는 젊은 부부들은 부모님들에게 멜라토닌을 선물하면 훨씬 즐거운 가정생활이 될 것이다.


보통 시차 극복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 경우도 미국에 와서는 한 밤중에 일어나 몽유병 환자처럼 거실을 왔다 갔다 한다. 몰론 대낮이 되면 병든 닭처럼 조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루도 아니도 열흘 이상을 이렇게 지내다 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 정신이 집중이 되지 않다보니 보니 책을 읽어도 머리에 남지 않고, 글을 쓰려 해도 머리가 멍한 상태에서 아무 것도 나오지 않는다. 안절부절 못하는 조급증이 생긴다. 이런 시간차이를, 아니 생체시계를 현지시간에 맞추기 위해 자연히 인위적 방법에 손을 댄다. 앞서 이야기한 멜라토닌을 먹는 일이다. 약을 복용하면 거의 15분내지 20분 안에 잠이 든다. 그러나 이렇게 억지로 잠재우는 약을 복용할 경우, 달리 말해 인위적으로 잠을 자게 만드는 경우 후유증이 따라온다. 자연산 생체 리듬을 덮어쓰기 할 정도로 강력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잠이 깬 후에도 개운치 않다. 생각을 분명하게 하지 못하고 붕 떠있는 상태가 지속된다. 몸 안에 있는지 몸 밖에 있는지 구별이 안 되는 경우도 생긴다.


차라리 생체 리듬에 따라 몸이 리듬을 타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느니 차라리 몸의 자유와 여유를 얻는 것이 훨씬 낫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어차피 열흘이상 몸이 하라고 하는 대로 하는 것이 창조질서에 순응하고 사는 지혜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잠자고 싶을 때 잠을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는 몸의 자유를 억압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억지로 생체시계를 바꾸는 것보다 생체리듬에 따라 사는 것이 훨씬 좋다는 사실을 뒤 늦게 배워간다. 몸이 창조시계에 맞추어 제자리로 돌아올 때 비로소 몸의 샬롬은 도래하리라. 인공산보다 자연산이 더 나은 이유가 이것이다. 하나님이 주신 그대로의 창조 리듬에 맞춰 사는 것이 결코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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