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11 14:44
“곤비한 땅에 있는 큰 그늘과 같은 사람”
“또 그 사람은 광풍을 피하는 곳,
폭우를 가리는 곳 같을 것이며
마른 땅에 냇물 같을 것이며
곤비한 땅에 큰 바위 그늘 같으리니”
- 사 32:2
프리모 레비(Primo Levi)가 겪었던 아우슈비츠에서의 생존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유대계 이탈리아 시민이며, 우리 시대의 가장 탁월한 작가 중 하나인 그는 1943년 12월 13일에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당원에 의해 체포되어 폴란드의 아우슈비츠로 이송되었습니다. 거기서 그는 로렌조(Lorenzo)라는 이름의 비유대계 이탈리아인을 마나게 됩니다.
로렌조는 6개월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같이 훔친 한 덩이의 빵과 자기에게 할당된 배급 양식 중 나머지를 레비에게 갖다 주었습니다. 훗날 레비는 이렇게 씁니다.
나는 지금 내가 살아서 생존하게 되었다는 것이 전적으로 로렌조의 덕분이라고 믿습니다. 물론 그가 나에게 준 물질적인 도움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는 매일같이 내게로 와 주었습니다. 나와 함께 있어 준 그의 모습 속에서, 그리고 그가 나에게 베풀었던 자연스럽고 순박한 착함의 태도 속에서, 나는 우리 자신 바깥에는 아직도 정의로운 세상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그리고 선함이 있다는 가능성이 정말로 멀어져 보이는 세상이었지만, 그래도 그 선함을 바라보면서 고통 중에서도 생존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예언자 이사야의 말을 빌리면, 로렌조는 광풍을 피하는 대피소, 폭우를 가리는 피난처, 메마른 땅에 흐르른 시냇물, 곤비한 땅에 있는 큰 그늘과 같은 사람이었습니다(사32:2). 그는 작지만 강렬한 선함의 빛을 비추는 사람 중 하나였던 것입니다. 로렌조는 위대한 왕께서 최후의 재판정에서 호의적으로 언급하셨던 사람 중 하나일 것입니다.
내 아버지께 복 받을 자들이여 나아와 창세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예비된 나라를 상속받으라,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 들었을 때에 돌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마태 25:34-36)
류호준, 「우리의 기도가 천상의 노래가 되어」중에서
[Sunset in Madison County by Rogers Phot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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