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30 21:21
“통일성과 획일성”
‘통일성’(unity)과 ‘획일성’(uniformity)은 달라도 아주 다릅니다. 전자는 다양성을 이루면서 모든 개체가 조화롭고 사이좋게 공존해서 큰 평화의 그림을 보여주는 상태를 말합니다. 자유로우면서도 질서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후자는 전횡을 일삼는 전제 군주 아래서 이루어지는 일사불란한 기계적인 모습입니다. 북한의 독재 체제 아래서 십만 군중들이 평양 능라도 운동장에서 펼치는 아리랑 공연을 연상하면 좋을 것입니다. 이만 오천 명이 펼치는 카드섹션과 나머지 칠만 오천 명이 함께 연출하는 집단 체조와 예술 공연은 결코 통일성이 아니라, 광기 어린 획일성의 표출일 뿐입니다.
교회는 다양한 은사를 가진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현악기, 금관 악기, 목관 악기, 타악기를 비롯한 크고 작은 다양한 악기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연상해보십시오. 단원들은 악보와 각각의 악장과 지휘자의 인도에 따라 각자의 소리를 냅니다. 너무 커도 안 되고, 너무 작아도 안 됩니다. 작곡가가 의도한 화음이 전체적으로 드러나도록 하기 위해서 우선 자신을 통제하고 조절하고 절제해야 합니다. 나와야 할 때 나오고, 들어가야 할 때 들어가야 합니다. 이처럼 교회 안에도 다양한 직분이 있습니다. 주일학교 교사, 성가대원, 장로, 권사, 집사, 음향 시설 담당자, 안내 위원, 설교자, 차량 관리원, 식당 봉사자 등 모두가 교회의 주인이시며 영원한 마에스트로이신 그리스도의 지휘 아래 하나님의 악보를 연주하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교회 내 직분은 결코 세속적 의미의 계급이 아닙니다. 계급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교인들 위에 군림하거나 세를 부려서도 안 됩니다. 모든 직분은 주인이 지정하고 맡겨주신 일입니다.
류호준,「통일의 복음」중에서
[폭풍우가 지난 직후, Byron, 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