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29 20:45
“입영하지 않는 병사들”
2세기 중엽 로마에 유스티누스(Justin)라는 그리스도인 선생이 있었는데, 그는 로마의 황제와 원로원과 백성 앞에서 기독교 신앙을 변호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께 서원하고 바치는 충성심을 로마의 군인들이 카이사르에게 바치는 충성맹세에 비교했습니다. 로마 군대에는 그들의 황제인 카이사르에게 충성을 서약하는 맹세 예식이 있었고, 이것을 ‘사크라멘툼’(sacramentum)이라고 불렀습니다.
교회는 이 용어를 차용해서 세례의식을 부르는 데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세례식을 거룩한 예식이란 의미의 ‘성례’(聖禮, sacramenr)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사크라멘툼’을 통해, 즉 세례를 받을 때에 드리는 서약(맹세)을 통해, 세례 받는 그 사람은 더 이상 일반 시민으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군대의 군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사크라멘툼’을 통해 사람은 자신의 사복(私服)을 벗습니다. 즉 자신의 옛 본성을 벗어던집니다. 그리고 제복(유니폼), 즉 새로운 본성을 입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오늘날 ‘사크라멘툼’(충성서약)을 한 대다수 사람들, 다시 말해 세례 서약을 한 대부분 사람들이 실제 이 세상과의 전투에 참가할 그리스도의 군데에 입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서약한 후, 세례를 받은 후, 많은 사람이 탈영병이 됩니다. 그리고 숨어서 이교도들처럼 살아갑니다.
어떤 사람들은 아예 병영을 떠나버리기도 합니다. 상부에서 감찰이 있다고 하면 그때나 간혹 다시 나타나기는 하지만, 결국 이중생활을 하는 격입니다. 두 주인을 섬기는 이중생활입니다.
- 류호준,「통일의 복음」에서
Sunset at Muskegon River near Hardy Dam, MI. Photo by Daniel R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