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16 17:45
“믿음은 공교회적인 인식 성장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교인들은 개척교회에 출석하는 것을 꺼립니다. 물론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종종 자녀들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자체 교회당이 있고, 인적 자원이 풍부한 교회에 가면, 교육프로그램 역시 잘되어 있어서 자녀들의 영적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성인들 역시 자신들의 필요를 그런 교회에서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교회에 다니는 것을 명예나 특권 비슷하게 생각하고 긍지를 느끼기도 합니다. 우연히 이런 교인들을 만나는 개척교회의 목사는 참으로 큰 비애를 느끼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괜찮은(?) 교인 한 명이라도 출석해 주면 여간 감사하고 기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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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에서 한국교회는 공교회적인 인식에서 좀 더 성장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교회들이 큰 교회들이든, 작은 교회들이든, 도시교회든, 산간벽지의 교회든 함께 하나님 나라의 사역자로 부르심을 입었다는 의식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웃 교회는 결코 사각(四角)의 링에서 사투하는 우리의 경쟁상대가 아닙니다. 비록 교단과 교파를 달리한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목회자들에 대한 따뜻한 배려와 동반자 의식, 특별히 어려운 처지에 있는 연약한 교회들과 그 사역자들에 대한 영적·정서적·물질적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그리스도적 성품들이 그리스도인들의 몸에 배도록 함께 깨우치고 배워나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척교회 목사들의 애환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넓은 아량과 애정이 있을 때, 한국교회의 장래는 좀 더 밝아질 것입니다. 강한 자가 약한 자의 짐을 덜어주는 것은 마땅한 일입니다.
- 류호준,「정의와 평화가 포옹할 때까지」중에서
[시드니의 하늘과 저녁과 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