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축사: 의(義)의 나무

2006.10.26 19:59

류호준 조회 수:7298

                                                           『성경과 신학』발간에 붙여 (축사)

                                                                             류호준 목사
                                                         (백석대학교 기독교전문대학원장, 구약학)


16세기의 종교개혁자들의 신앙적․신학적 후예로서 우리들은 마르틴 루터와 요한 칼빈으로 이어지는 종교개혁운동의 중심부에는 성경이 놓여 있었다는 사실을 의미 있게 기억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성경의 최종적 권위를 믿는 우리들은 ‘오직 성경’(sola scriptura)만이 크리스천의 신앙과 삶의 정확무오한 규범임을 고백합니다. 또한 우리는 성경 각 부분의 가르침을 ‘성경 전체’(tota scriptura)의 빛 아래서 해석하고 이해해야한다는 놀라운 성경해석의 원리도 전수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성경에 대한 지극한 강조는 그 자체만을 위한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성경은 신자들의 공동체인 교회의 유익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성경은 일종의 성경우상숭배자들인 성경주의자(biblicist)들을 경계하는 것입니다. 오히려 성경은 자신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분명한 어조로 천명하고 있습니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케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하기에 온전케 하려 함이니라“(딤후 3:16-17).

교회를 떠나 신학을 생각할 수 없듯이, 교회를 떠나 성경을 생각할 수 없습니다. 성경은 교회를 올바른 길로 안내하고 인도하며, 때로는 교회의 잘못을 엄히 꾸짖기도 하며, 구부러진 것이 있으면 교정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경은 교회에게 하나님의 의로움을 가르칩니다. 그리고 이렇게 훈련을 받은 교회는 하나님의 선하심을 반영하는 모든 좋은 일들을 구체적으로 실행해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교회와 크리스천 개인의 삶에서 성경에 대한 권위가 실질적으로 침식되어 가는 현금에,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성경을 존경하고 그 뜻을 깊이 드러내어 널리 알리는 일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에스라 성경대학원대학교의 열정과 비전은 참으로 많은 사람들의 찬사와 격려의 박수를 받기에 합당한 ‘왕국 프로젝트’(Kingdom project)의 일환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일련의 목적을 이루는 과정에『성경과 신학』이라는 신학저널의 출생은 중요한 전기를 마련해줄 것이라고 기대가 됩니다. 신실한 성경연구를 통하여 이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뜻이 유감없이 드러나게 되고, 교회는 또한 그러한 학문적 열매들은 배부르게 먹음으로 건실하고 힘찬 ‘왕국 건설의 일꾼’(Kingdom worker)이 되기를 소원하는 바입니다.

일반적으로 신학저널들이 관심 있는 소수의 학자들이나 신학생들의 전유물로 전락하거나 아니면 상아탑 안의 먼지 쌓인 서가에 안착하는 경우가 현실입니다. 그리고 곧 사람들에 의해 잊혀져 망각의 세계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성경과 신학』은 성경이 스스로 말씀할 때까지 그 본문에 귀담아 듣는 연습을 통한 성경연구와 그로부터 나오는 신앙적 유익들을 학문의 상아탑을 넘어 좀더 넓은 세상인 교회를 향하여 부단히 공급하여 주는 지혜로운 하인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이 생명이 햇빛과 비와 눈을 맞으면서 건강한 모습으로 자라 온 세상을 덮는 의(義)의 나무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에스라 성경대학의 저널 [성경과 신학] 창간호(2003년) 발간에 붙여 보낸 축사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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