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30 11:33
사람들은 구약성경의 이야기들을 도덕적 관점에서 읽으며
몇 가지 중요한 도덕적 교훈을 얻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어떤 인물들을 우리가
본받아야 할 모델로 생각하곤 합니다.
그러나,
그런 인물들은 결코 우리가 본받아야 할 모델들로 의도되지 않았습니다.
아브라함은 우리가 따라야 할 모델이 아닙니다.
아브라함은 자기 아내를 애굽 왕 바로의 빈궁으로 팔았던 치사한 인간입니다.
야곱 역시 우리가 뒤따라야 할 모델도, 영웅도 아닙니다.
그가 얼마나 간사하고 이기적인 인간입니까?
앞을 보지 못하는 아버지를 속이고 형의 장자권을
치사한 방법으로 탈취한 참으로 비열한 인간이 바로 그인 것입니다.
성공을 위해서라면 명예도 체면도 인륜도 기꺼이 저버릴 각오를 한
너무나도 세속적인 때를 많이 묻히고 사는 평범 이하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야곱과 에서 사이에 발생한 이야기는 도덕적 잣대로 읽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그와 에서 사이의 갈등은 도덕적 갈등이 아닙니다.
그와 에서 사이는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의 갈등이 아닙니다.
그들의 갈등은 하나님의 복을 놓고 싸우는 두 경쟁자간의 갈등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이 이미 그 복을 받을 사람을 결정하셨음을 모르고 다투었습니다.
하나님이 선택하셨다고 해서 선택되지 못한 사람보다 도덕적으로 우수한 것이 아닙니다.
아브라함이 애굽의 왕보다 도덕적이었나요?
이삭이 이스마엘보다 훌륭한 도덕심을 가졌었나요?
야곱이 에서보다 도덕적으로 탁월했을까요?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복을 주신 것은
그들이 복을 받을만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야곱을 사랑하심은 그가 사랑받을 만한 인물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야곱을 사랑하신 것은 하나님이 "그러한" 분이시기 때문인 것입니다.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은
인간의 의지나 노력, 분발이나 수고에 달려있지 않다고
성령은 바울을 통해 로마서 9장에서 말씀하십니다.
그것은 "자비와 긍휼을 베푸시는 하나님께" 달려있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이 바로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고 있다고 보고합니다.
"내가 너를 일으켜 세운 것은 네가 위대해서가 아니라,
네 속에 나의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기 위함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내 이름이 온 세상에 널리 선포되게 하기 위함이다."
그렇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하나님은
자비를 베푸시려고 택한 자에게는 자비를 베푸시고,
강퍅하게 하시려고 택한 자에게는 강퍅한 마음을 주시는 것입니다.
야곱과 에서의 이야기는 사실상 그들에 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 이야기는 에서가 아닌 야곱을 선택하신 '하나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는 바로 '그러한' 분이신 것입니다.
류호준 교수님의 "뒤돌아 서서 바라본 하나님"이라는 설교집
87페이지에서 89페이까지를 요약한 것입니다.
내가 그런 글을 쓴 일이 있었나요?
역시 편집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