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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며칠'과 '몇일'을

서로 다른 경우에 구분해서 쓰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예를 들어 "며칠 후에 다시 오겠소"와 같이 어떤 기간을 나타낼 때는 '며칠'을 쓰고,

"오늘이 몇 월 몇 일이냐"처럼 구체적인 날짜를 나타낼 때는

'몇 일'을 쓴다고 생각하는 게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또 이것 저것 구분하지 않고

 아예 '몇 일'로만 쓰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모두 잘못된 것이다.

일정 기간을 나타내거나 구체적인 날짜를 나타내거나

가리지 않고 모두 '며칠'을 써야 맞다.

 

 며칠은 '며칟 날'의 준말로

'몇 날(기간)'이라는 뜻과 '몇 번째 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며칠 동안 그를 볼 수 없었다",

"며칠 후에 보자"에서의 '며칠'은

'몇 날 동안'이란 뜻으로 쓰인 것이고,

 

"다예 생일이 며칠이더라",

"오늘이 몇 월 며칠이지"에서는

그 달의 '몇 번째 날'을 나타내는 것이다.

<한글 맞춤법> 제27항의 [붙임 2]에서는

 "어원이 분명하지 아니한 것은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며칠'을 용례로 들고 있다.

 

그런데 '며칠'의 경우는 '몇 개, 몇 사람' 등에서의 '몇'과,

'날'을 나타내는 '일(日)'이 결합된 '몇+일'로 분석하여

그 표기가 '몇일'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렇지만 '며칠'은

'몇+일(日)'로 분석되는 구조가 아니다.

 

우리의 옛말 '며츨'에서 온 말이며

'며칠'의 본말은 '며칟날(며츨+ㅅ+날)'이다.

따라서 '며칠'은 순수한 우리말이 이어져 온 것으로 보는 게 옳다.

만약 '며칠'이 '몇+일'로 분석이 되는 구조라면

'몇 년', '몇 월'과 발음을 비교해 볼 때

[며칠]이라고 발음하는 것을 설명할 수가 없다.

 

'몇' 다음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가 오면

'몇'의 말음 'ㅊ' 소리가 조사로 내려져

[며치나], [며츨]로 소리 난다.

 

하지만 '몇' 다음에 명사가 오면,

말음의 'ㅊ'이 중화 현상에 의하여

대표음인 'ㄷ'으로 소리가 난다.

 

그러므로 '몇 월, 몇 알'은 [며춸], [며찰]이 아니라

[며둴], [며달]로 소리난다.

 이는 '옷+안, 낱+알'과 같은 합성어가

[오산], [나탈]이 아니라 [오단], [나달]로 소리 나는 것과 같은 음운 현상이다.

 

 . 친구가 몇이나[며치나] 모였니?
 . 아이들 몇을[며츨] 데리고 왔다.

 

. 지금이 몇 월[며둴]이지?
. 달걀 몇 알[며달]을 샀다.

만약 '며칠'이 '몇+일'의 구성이라면

'일'이 명사이므로 [며딜]로 소리 나야 할 것이다.

 

하지만 [며칠]로 소리가 난다는 것은

며칠'을 관형사 '몇'에 명사 '일'이 결합한 구성으로 보기 어렵게 만든다.

 

그러므로 우리가 [며칠]로 소리를 내는 이 단어는

소리 나는 대로 '며칠'로 적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관형사로 쓸 경우에는 '몇'으로 적는다.

이 경우는 '몇 사람, 몇 마리, 몇 개'와 같은 경우이다.

예) 10일에서 5일을 빼면 모두 몇 일이지?

   (이때는 며딜이지?로 읽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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