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맨 인 블랙'(Man in Black)이어야 하나?"

 

 

한국 사회는 그동안 대부분의 영역에서 남성중심의 사고를 주축 삼아 움직여왔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아마 유교적 전통에 깊이 채색되었기 때문이리라 추측한다. 교회도 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한국 교회의 리더십은 대부분 “맨 인 블랙”(Man in Black)이다. 여성들이 교회구성원의 절반을 상회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대표하는 지분(?)은 극히 미약하다. 목사안수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교회의 의사결정 구조에서도 여성들을 변방에 밀려있거나 배제되기 일쑤다. 그것도 종종 신학적 이유를 들어서 그렇다.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이건 또 다른 형태의 조직적 갑질이 아닌가 하는 일말의 의구심을 떨쳐 버리기가 쉽지 않다.

 

이런 경우는 보수적 교회, 복음주의적 교단일수록 더 강고하다. 특히 “페니미즘”(feminism)이란 단어에 경기(驚起)하거나 쉽게 신학적 자유주의라는 딱지를 붙이려든다. 그러나 차분히 이 문제를 생각하기 시작하면 전혀 다른 시각의 세상이 열린다. 이 일에 앞장서고 있는 학자가 있다. 강호숙 박사이다. 강 박사가 복음주의 신학자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교과서적” 책을 출판했다.《성경적 페미니즘과 여성 리더십: 복음주의와 페미니즘의 만남》이 그 책이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들어가는 말: 왜 성경적 페미니즘이 필요한가?

 

제1부 복음주의와 미니즘의 만남

1장 성경적 페미니즘

2장 성경적 페미니즘의 신학적 논의

3장 성경적 페미니즘 해석이란?

4장 그리스도의 복음과 페미니즘

5장 성경적 페미니즘으로 성경 읽기

6장 성경적 페미니즘과 젠더 문제

 

제2부 성경적 페미니즘에 근거한 여성 리더십의 이론과 실천

7장 구약성경에 나타난 여성 리더십

8장 신약성경에 나타난 여성 리더십

9장 세계 기독교 역사에 나타난 여성 리더십

10장 초기 한국 교회사에 나타나는 여성의 복음 사역과 공헌

11장 한국교회 여성 리더십 활동 현황과 문제점

12장 성경적 페미니즘에 근거한 여성 리더십의 활성화 과제와 방안

 

나가는 말: 하나님 나라 실현과 인간성 회복을 위한 남녀 파트너십을 지향하며

 

아래는 책에 대한 간단한 추천단평이다.

신학적으로 페미니즘은 변방에서 들리는 슬픔의 목소리다. 억압과 편견과 몰이해에 반응하는 자연스런 외침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일방적 밀어붙임과 강요에 밀리지 않고 생존하려는 최소한의 애씀이다. 이런 시각에서 이 책을 읽어보시라. 저자는 자신이 속해있는 복음주의와 보수 기독교의 남성목회자와 신학생과 교회 여성을 대상으로 이 책을 저술했다고 밝힌다. 최소한의 계몽을 위한 몸부림이다. 물론 저자는 과도하고 급진적인 페미니즘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신앙공동체의 규범인 성경의 빛 아래서 페미니즘을 자세하게 살펴본다. 저자의 열정이 느껴진다. 복음주의 개혁파 신학교의 필독서로 선정되기를 바란다. “여자도 인간이다!” “여자도 하나님의 형상이다!”는 강렬한 외침이 독자의 귀를 세차게 울릴 것이다.

 

류호준 |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은퇴교수

 

강호숙,《성경적 페미니즘과 여성 리더십: 복음주의와 페미니즘의 만남》(새물결플러스, 2020), 478쪽 정가 2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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