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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 문헌 역사”

 

콘라드 슈미트《고대근동과 구약 문헌사》이용중 옮김 (CLC, 2018), 479쪽. 정가 23,000원

 

** 아래는 책 안에 실린 추천사임 **

 

우리 앞에 놓인 이 책은 전형적인 독일학풍의 구약문헌역사 연구서입니다. 알다시피 우리가 구약이라 부르는 문헌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단행본” 문헌이 아닙니다. 수많은 인간 저자들이 수세기에 걸쳐 생산해낸 역사적 문헌입니다. “역사적”이란 말은 각 권들이 역사 속에서 특정한 시기에 생산되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각 권들 안에도 다양한 역사적 층들이 전승의 형태로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달리 말해 각 저자들이 저술한 책이라 할지라도 그 안에는 다양한 전승들이 녹아져 있기에 그리 간단한 책들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또한 각권마다 개별적 이름들이 있고, 개별적 이름이 있는 각권들이 여러 권 모여 좀 더 큰 뭉치 문헌을 이루고, 큰 뭉치 문헌들이 최종적으로 구약성경 혹은 히브리 성경이라는 단일 문헌을 이루게 되었다는 사실은 구약문헌을 전승사적 측면에서 다루어야할 필요성을 제기합니다. 따라서 문헌에 대한 “역사적 연구”는 필수적이 된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것이 “구약 문헌 역사”(Literaturgeschichte des Alten Testaments)입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구약 문헌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살피려면 반드시 “문헌의 역사”를 살펴야할 것입니다. 그러나 문헌의 역사를 재구성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상당한 지적 추측과 유식한 가설이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구약 문헌들 안에 들어 있는 다양한 전승들 – 예, 제의 및 지혜 전승, 서사 전승, 예언 전승, 율법 전승 -을 찾아내는 일, 또한 다양한 전승들이 어떻게 수정되고 보완되고 덧칠하게 되었는지를 살피는 일, 각 본문들이 가리키는 역사적 정황을 추측해내는 일 등을 살펴보는 문헌 역사 연구는 치밀한 노력과 상당한 지적 상상력을 요구합니다. 이 책의 저자인 콘라트 슈미트 박사는 독일학풍의 특징인 역사적 치밀성을 갖고 구약문헌의 역사를 나름 일관성 있게 제시합니다. 이 점에 있어서 저자의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구약 성경 문헌 발전 역사는 역사적 배경과 다양한 문헌의 복잡한 상호 관계 속에서 해석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은 이 책의 목적을 잘 보여줍니다. 그는 구약 문헌이 기원전 1세기 즈음에 거의 완성된 형태가 되었을 것이라는 가설 위에, 구약 문헌 역사의 시기를 크게 아시리아 이전 시대, 아시리아 시대, 바벨론 시대, 페르시아 시대, 프톨레마이오스 시대, 셀레우코스 시대 등 여섯 시대로 구분합니다. 그리고 각 시대에 해당하는 구약의 각권들을 문헌전승사적 차원에서 살핍니다.

 

이 책의 유용성은 구약 문헌이 역사적 산물이라는 점을 알려줌으로써 사회 역사적 배경을 반영하고 있는 본문들을 무역사적 비역사적으로 이해하지 않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갖고 있는 구약성경이 어떻게 “자라오게” 되었는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아마 한국의 복음주의 권에 속한 신학생들에게는 “불편한 성경관”을 만나게 되는 경우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하여 서구의 학자들이 구약을 역사 비평적으로 연구하는 방식의 한 부분인 구약 문헌사 연구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은 구약이라는 문헌을 역사적으로(통시적) 살펴본 개론적 연구서이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저술 목적을 인용함으로 추천의 글을 마치렵니다. “아무쪼록 본서가 구약의 내적이고 역사적 형성 과정의 난해함과 함께 주제의 일관성을 효과적으로 설명했기를 바랍니다.” 적어도 저자의 바람이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류호준 목사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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