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현대 영어 성경』(CEV) 본문에 기초한 스터디 바이블
(러닝 바이블, LB)에 대한 소개 및 평가

The Learning Bible
- A Study Bible Based on Contemporary English Version -


류호준 교수


[아래의 글에는 다음과 같은 약칭이 사용되었다: The Learning Bible = LB; Contemporary English Version = CEV]


본고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다양한 스터디 바이블에 대한 비평적 검토를 특집으로 다루는 성경원문 연구 9호에 실릴 글 중에 하나이다. 지금 필자에게 주어진 임무는 미국 성서공회(American Bible Society)가 발간한 Contemporary English Version(1995년)을 본문으로 삼고 있는 스터디 바이블(Study Bible)인 The Learning Bible(2000년)에 관한 것을 ‘서술적’으로 소개하는 일이다. 따라서 비평적 검토는 매우 한정적이 될 수밖에 없음을 알린다. 독자들의 편의를 위하여 필자는 먼저 번역본으로서 CEV에 관한 내용을 개괄적으로 다루고 그 후에 스터디 바이블로서 LB의 관한 것을 다루려한다.


CEV에 관하여


1995년에 미국 성서공회(American Bible Society)에 의해 발간된 CEV는 KJV(King James Version)의 번역 정신을 살려 성경번역의 중요한 기준인 ‘정확성’, ‘아름다움’, ‘명료성’, ‘품위’를 염두에 두고 번역된 현대인을 위한 영어번역 성경이다. CEV의 번역 원칙은 성경원문의 ‘의미’를 충분히 살리는데 두고 있다. 다시 말해서 CEV의 번역자들은 그들의 번역이 성경원문에 대한 문자적 번역이 아니라, 그 원문의 ‘의미’가 현대의 독자들에게 투명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번역되어 있다고 자부한다. 번역이론에 있어서, 소위 형식일치(form oriented)의 번역이 아닌, 의미일치(meaning oriented) 번역 원칙이 일관되게 수용되고 있다고 명시한다. 물론 의미일치 번역이 번역을 넘어서서 해석이 될 수 있다는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CEV 번역자들의 목적은 성경번역은 일차적으로 현대의 독자들과 청중들에게 잘 이해되어야 한다는 데 두고 있다.

   전통적으로 성경번역은 성경을 읽는 ‘독자’들을 염두에 두었다. 그러나 CEV 번역자들이 유달리 강조하는 바는, 성경 번역에 있어서 성경은 단순히 ‘읽혀지는’ 책으로가 아니라 ‘들려지는’ 책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이러한 사실을 ― ‘독자’( reader)로서 뿐만 아니라 '청중'(hearer)으로서 그리스도인들 ― 염두에 두면서 번역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전통적인 성경번역들은 독자가 인쇄된 본문을 살피면서 그 의미를 찾아낸다고 가정하지만, CEV는 독자와 청중을 동일하게 취급하면서 관심을 둔다. 대부분의 경우, 청중은 낭독되고 있는 본문을 이해하는데 단 한번 밖에 기회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독자로서 성경을 접하는 것이 아니라, 청중으로서 성경을 접하게 될 경우, 성경의 한 문장과 그 다음 문장 사이에 있는 놓여 있는 접속사 하나라도 그 문장의 의미를 전달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CEV는 개인적 경건 생활이나 성경연구를 위한 용도뿐만 아니라 예배 시에 ‘읽혀질’ 수 있는 공적(公的) 용도를 염두에 두고 번역되었다고 한다.


CEV 번역본의 또 다른 특징은 히브리 시에 관한 이해이다. 히브리 시는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다. 일명 ‘평행법’(parallelism) 이라고 불리는 것이 그것이다 [참고로,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히브리 시의 형식적 특성을 그대로 살려 번역․인쇄한 한국어 성경 번역본이 아직 없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CEV는 이러한 히브리 시의 특성을 살려 번역․인쇄하였다. 물론 이 점에 있어서 CEV 역시 현대의 중요한 영어번역본들(예, New Revised Standard Version, New International Version)의 선례를 따라 히브리 시를 번역하여 히브리 시 형식에 맞추어 배열하고 인쇄하였다. 다시 말해서 CEV도 히브리시의 시행과 그 콜론을 배열하는 일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것처럼 보인다. 시편 114장 1-2절을 예로 들어 이 사실을 설명해 보기로 한다.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나왔을 때 (1a)

                      야곱의 집이 다른 언어를 쓰는 백성들로부터 나왔을 때(1b)

        유다는 그의 성전이 되었고 (2a)

                     이스라엘은 그의 영토가 되었습니다.(2b)


히브리 시 이해에 따르면, 1a와 1b가 합하여 하나의 시행(詩行)을 이룬다. 즉 하나의 시행(poetic line)은 두 개의 콜론(colon)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두 개의 콜론 사이에 구문론적, 의미론적 평행관계가 수립된다. 히브리 시를 번역하고 인쇄하는 과정에서, 서로 평행 하는 콜론 중 첫 번째 콜론은 왼쪽으로 내어 쓰고(1a, 2a) 두 번째 콜론은 오른쪽으로 들여 쓴다(1b, 2b). 이러한 배열을 통하여 독자들이나 청중들은 히브리 시의 의미를 좀 더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참고로, 앞으로 나올 한글 번역 성경들도 이러한 원칙을 추구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다. 특별히 구약성경의 상당부분이 시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CEV는 이러한 히브리시의 형식적 원리(appearance)에 충실할 뿐만 아니라, 콜론과 콜론사이의 박자(measurement)에도 신경을 써서 번역하였다. 다음의 예를 보면 이 사실이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예 1)                                       (예 2)

        He brought me out into a broad         He brought me out

           place.                                                into a broad place.

        With the loyal you show yourself       With the loyal

           loyal.                                                 you show yourself loyal.

        The LORD my God lights up           The LORD my God

           my darkness.                                      lights up my darkness.


히브리 시행을 두 개의 콜론으로 나누는 일에 있어서 예 1은 잘못되었지만 예 2는 올바르게 된 것이다. 즉 예 2는 히브리시의 형식적 원리뿐만 아니라, 콜론과 콜론 사이를 적절한 비율로 나누어 히브리 시의 맛과 멋을 함께 소유하게 한다.

   그러나 히브리시인들의 문체에 익숙하지 못한 현대인들은 콜론과 콜론사이의 반복(평행법에 의한 반복)이 현대어(영어든지 한국어든지)로 표현하면 매우 어색해진다는 점을 인식하는 CEV는 히브리 시의 ‘형식’을 반영하기보다는 히브리 시의 ‘의미’를 반영하는데 우선적인 목적을 두고 있다. 이 점에 있어서 CEV의 번역자들은 히브리 시에 관한 다음과 같은 마르틴 루터의 번역원리를 따른다.


독일어를 말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히브리적 문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그 대신 일단 히브리 저자를 이해하였다면 그는 본문의 ‘의미’(sense)에 집중하여야한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이런 경우에 독일인은 무엇이라고 말할 것인가?”라고 물어야 한다. 일단 그러한 목적을 성취하는 적절한 독일어가 떠오르면 그는 과감히 히브리어 단어를 버리고 그가 알고 있는 최상의 독일어로 자유롭게 그 의미를 표현해야한다.


마지막으로, CEV는 성(性, gender)을 표현함에 있어서 포괄적 용어를 사용한다(gender generic, inclusive language). 다시 말해서 비록 원문이 남성명사나 남성 대명사를 사용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남자와 여자를 다 가리키는 경우라고 판단되는 경우, CEV는 두 가지 성을 다 포함하는 포괄적인 단어로 번역하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비록 원문에 ‘형제들아’라는 남성호칭이 사용되어도, 번역할 때는, ‘형제자매들아’ 혹은 ‘여러분들’로 한다는 것이다.


[요약]

CEV는 ‘사용자 편의’를 위해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선교 지향적인’ 번역본으로, 성경원문의 ‘의미’를 현대의 크리스천들에게 충실하게 전달하기 위하여 의도되었다. 특별히 CEV는 현대의 크리스천을 성경을 읽고 공부하는 독자(reader)로서 뿐만 아니라 성경을 듣고 이해하는 청중(hearer)으로 인식한다. 성경 낭독을 듣는 청중을 염두에 두고 CEV는 ‘정확한’ 번역, ‘아름다운’ 번역, ‘명료한’ 번역‘ 그리고 ’품위 있는‘ 번역을 지향하고 있다.


LB에 관하여


LB은 1995년도에 출판된 CEV를 본문으로 삼아 만든 스터디 바이블이다. 스터디 바이블로서 LB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성경학습을 위한 보조 도구라고 스스로 말하고 있다. 마치 교과서를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하여 수련장이나 전과가 있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LB에 관하여 소개하기 전에 필자로서 독자들의 양해를 얻을 사항이 있다. 필자에게 전달된 LB은 창세기 부분만 포함하고 있는 제한된 부분이기 때문에, LB에 관한 필자의 소개와 논평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먼저 LB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I) LB가 독자들에게 기여할 수 있는 점은, 성경을 어디에서 시작하더라도 독자가 지금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역할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스터디 바이블이라는 점이다. 마치 도로표지 역할을 하도록 꾸며졌다는 것이다. 성경 어느 곳에서 시작하더라 하더라도 그 지점에서 전후좌우를 살펴볼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제공한다. 성경 ‘안에’ 들어가 있는 독자는 때때로 어느 곳으로 가야할는지, 지금 자기가 서 있는 곳이 어느 곳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종종 독자들은 지금 자기가 읽고 있는 부분이 어떤 커다란 문맥(文脈)안에 자리 잡고 있는지를 모를 때가 많다. 이러한 어려움 들을 도와주기 위해서 LB는 다양한 도우미들을 제공해준다. 다음의 것들이 LB가 제공하는 도로 표지판들이다.

   첫째로, 성경의 각 권 마다 그 책에 대한 포괄적인 안내를 제공한다. 일명 총론적 이슈들이라 불리는 내용을 제공해 준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그 책의 저자가 누구이며 언제 써졌으며, 책의 중심주제는 무엇이며, 전반적인 구조는 무엇인가를 안내해줌으로써 독자들이 그들이 읽고 있는 특정한 부분들이 속해 있는 전체적인 모습을 알게 된다. 예를 들어, 성경을 읽는 독자들에게 구약/신약성경의 각 권들을 읽기 전에 구약성경이란, 신약성경이란 무엇인가 하는 주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게 되면 각 권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얻을 것이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구약성경과 신약성경 안의 하부 단락들(예, 구약성경의 경우는 오경, 예언서, 성문서; 신약성경의 경우는 복음서, 서신서, 계시록)에 대한 소개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창세기를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창세기가 들어 있는 ‘오경’에 관해 알면 많은 도움을 얻는 것과 같다.

   둘째로, 성경 본문 안에 커다란 문학적 단위들인 단락(Section)들을 나누어 놓고, 그에 대한 제목(Heading)들을 붙여 놓음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지금 그가 읽고 있는 단락의 주제와  내용을 기억하도록 한다. 물론 제목 설정이 편집자의 주관적인 해석에 기인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객관적인 제목 설정을 통하여 독자들의 성경연구에 도움을 준다고 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LB는 제목(Heading) 아래에 그 단락에 관한 종합적인 설명을 달아 놓고 있어서 독자로 하여금 지금 그가 읽으려하는 단락의 전반적인 사건 흐름과 교훈들을 숙지하게 한다.


(II) LB는 성경을 읽는 독자들에게 그가 읽고 있는 글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간단한 정보들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특정한 현대의 독자들에게 생소한 단어나 관습이나 개념들에 대한 설명들을 6개의 범주로 나누어 소개한다.

   (1) 지리: 예, 창 14:14-17에는 ‘단에서부터 … 왕의 골짜기’라는 일련의 지명들이 나온다. 이에 대해 LB는 다음과 같은 정보를 제공해 준다.

“단은 갈릴리 호수 북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호밥은 다마스쿠스의 북쪽 지역이다. 아브람과 그의 용병들은 그돌라오멜의 군대를 약 150마일 정도 추격하여 롯을 구원해냈고(14:16) 왕의 골자기로 돌아왔다. 왕의 골짜기는 아마 예루살렘의 동쪽 계곡을 가리키는 듯하다(삼하 18:18)”

        

   (2) 민족과 국가들: 예, 창 14:18에는 ‘살렘의 왕 멜기세덱 …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이란 인명이 나온다. 이에 대해 LB는 다음과 같은 정보를 제공해 준다.

‘멜기세덱’이란 이름은 ‘정의(正義)의 왕’이란 뜻을 지닌다. ‘살렘’은 ‘평화’란 의미이다(히 7:2를 보라). ‘살렘’은 아마 ‘예루살렘’을 줄여서 사용한 용어인 듯하다. 고대 국가에 있어서, 왕이나 지도자는 종종 제사장의 종교적 의무를 함께 수행한 일이 있다.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은 예루살렘의 가나안 신들 중 가장 높은 신의 이름이다. 아브람은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을 ‘야웨’와 동일시하고(창 14:22; 도한 민 24:16; 시 46:4를 보라) 멜기세덱에게 그가 소유한 것의 십일조를 드린다. 십일조는 왕의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삼상 8:15,17). 멜기세덱은 시 110:4에서도 언급된다.“


   (3) 물체나 식물이나 동물: 예, 창 19:3에는 ‘무교병‘(無酵餠)이 언급된다. 이에 대해 LB는 다음과 같은 정보를 제공해 준다.

“히브리어 원문에는 ‘효소를 넣지 않은 빵’이라고 되어 있다. 이와 같은 푸석푸석하고 밋밋한 빵은 갑자기 온 손님들을 위해 빨리 만들어 대접할 수 있다. 그러나 효소를 넣은 빵은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구워낼 수 있다. 롯의 손님 접대와 아브라함의 손님접대를 비교해 보라(18:16의 노트를 보라).“


또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창 8:6-8에는 “까마귀를 … 비둘기를 내어 보냈다“는 구절이 나온다. 이에 대해 LB는 다음과 같은 정보를 제공해 준다.

“까마귀는 색깔이 까맣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살아남는 생존력이 강한 새다. 까마귀는 ‘부정한’ 새로 간주되는데, 모세의 법에 의하면 까마귀는 사람이 먹어서는 안 되는 새며, 속죄 제물로도 적합하지 않다(신 14:14를 보라).

   비둘기는 ‘깨끗한’ 새로, 훈련시키면 메시지를 나르는 전령 역할을 할 수 있다. 모세 법에 의하면, 비둘기는 커다란 짐승으로 제물을 드릴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속죄 제물로 사용되기도 한다(레 5:7을 보라).“


  (4) 역사와 문화: 예, 창 9:9에는 ‘언약’이란 단어가 나온다. 이에 대해 LB는 다음과 같은 정보를 제공해 준다.

“‘언약’이란 두 사람이나 그 이상의 사람들, 혹은 집단들이 서로 간에 약정을 맺는 것을 가리킨다. 대부분 고대의 언약들은 언약의 당사자들이 약정을 지키기 위해 해야 할 것들에 대해 진술한다. 그러나 여기서는 하나님께서 일방적으로 약속을 하시면서 다시는 홍수로 땅을 멸망시키지 않겠다는 무조건적 약속을 하신다(9:11,15). 무지개가 이러한 약속의 징표가 될 것이다. 약정에 있어서 노아의 역할을 진술되고 있지 않는다. ‘약정’(언약‘)에 관한 작은 논문을 참조하라(p. 368)"


   (5) 특정 개념들: 예, 창 4:7에는 “죄가 문에 엎드린다”는 표현이 있다. 이에 대해 LB는 다음과 같은 정보를 제공해준다.

"“죄가 너를 공격하기 위해 기다린다”는 문구는 문(門)에서 기다리고 있는 귀신을 가리키는 바벨론 어(語)에서 유래하였다. 집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갑작스레 달려들 태세로 위협하고 있는 귀신을 연상시킨다. 죄는 가인이 옳은 일을 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죄’에 관한 작은 논문을 참조하라(p. 2089)."


   (6) 상호관련구절: 예, 창 6:5-8의 경우, 신약성경의 누가 17:26과 벧전 3:20과 연결되고 있다.


이러한 간단한 설명들로는 부족할 경우, LB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항목을 첨부한다.

   (1) 소논문 및 배경설명을 위한 논문들: 약 100개가 넘은 소논문들과 15개의 배경설명을 위한 논문들을 포함한다. 특별히 성경과 성경형성에 관한 글, 고대세계와 이스라엘 종교에 관한 글, 예수님 당시의 세계에 관한 글들이 눈에 띈다. 
   (2) 특정 성경구절이 다른 곳의 구절과 연결되어 있을 경우 이것을 표기해 줌으로써 독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3) 각주의 사용: LB이 본문으로 사용하고 있는 CEV가 히브리어와 헬라어 원문에서 번역하는 과정에서 고대 사본 상의 불확실한 경우, 각주를 달아 설명한다. 
   (4) 성경과 관련된 연대표를 차트로 만들어 독자에게 도움을 준다. 
   (5) 성경을 읽으면서 접하게 되는 다양한 지명들을 다양한 지도들을 통해서 알려준다. 성경의 지역들(聖地)에 관한 좋은 안내 역할을 해준다. 
   (6) 성경시대의 생활과 삶의 풍속을 잘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서 다양한 사진들, 도표들, 그림들을 포함한다.


(III) 스터디 바이블의 또 다른 목적중의 하나는 독자들로 하여금 성경의 메시지에 연결시켜주는 것이다. 성경을 읽는 독자들은 단순히 정보를 얻기 위해서 읽지는 않을 것이다. 성경을 읽는 사람들은 성경이 그들의 일상적인 삶을 인도해 주는 진리와 위로, 영적 통찰력 등을 담고 있다고 믿고 있다. 독자들을 이러한 것들과 연결시키기 위하여 LB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항목들을 싣고 있다:

   (1) 다양한 문화에서 나온 그림들이나, 조각품들을 스터디 바이블에 넣음으로써 독자들의 소양과 영성을 풍요롭게 해준다. 예를 들어, 노아의 방주에 관한 현대 미술가 Sadao Watanabe(1980)의 그림, 리브가와 엘리에셀이 우물가에서 만나고 있는 장면을 그리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민속 그림(19세기), 네덜란드의 국보적 미술가 렘브란트(1656)의 ‘므낫세와 에브라임을 축복하는 야곱’의 그림 등이 삽입되어 있다. 
   (2) 각 권별 성경 안에 본문의 가르침을 생각해 보도록 하는 ‘질문’ 항목을 삽입함으로써, 본문이 독자들의 삶에 무엇을 의미하며 어떻게 연관을 맺고 있는지에 관해 생각하도록 한다. 그리고 이러한 ‘질문’ 항목은 그룹으로 성경공부 할 때도 매우 유익할 것이다. 
   (3) 중요한 성경구절이나 감동적인 구절들을 본문 외곽에 따로 뽑아 인쇄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즐겨 암송할 것을 권한다. 
   (4) LB 뒤편에는 성경을 통독할 수 있도록 시간표를 차트로 만들어 놓았다.


스터디 바이블로서 LB는 이상과 같은 목적과 의도를 가지고 편찬되었다. LB 전체를 다 취급하는 대신에 특정한 예로서 창세기 부분을 살펴봄으로써, LB의 유용성이 무엇인가 알아보자. 위에서도 언급한바 대로, LB는 창세기를 설명하기 전에 오경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오경을 이야기하기 전에 구약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구약에 관해 이야기하기 전에 성경에 관해 설명한다. (성경→구약→오경→창세기). 이러한 전략은 독자들에게 거시적 안목에서 성경을 연구할 수 있는 입지를 제공한다.


[구약이란?]

먼저 LB는 창세기에 들어가기 전, ‘구약’이란 문헌에 관한 포괄적인 논문을 싣고 있다. ‘구약’이란 이름이 생겨나게 된 유래, 구전으로 내려오던 수많은 이야기들이 수집되고 글로 쓰이게 된 사실, 구약에 사용된 언어들에 대해 언급한다. 그리고 구약성경의 전반적인 흐름을 다음과 같이 간략하게 묘사한다.


구약은 신앙의 책이다. 유대인들과 크리스천들은 함께 구약을 거룩한 책으로 간주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삶에 의미와 권위를 지닌 책으로 받아들인다. 구약성경의 대부분이 공적 예배 시에 읽혀지거나 노래되어진다. 구약성경의 율법들과 교훈들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거룩하고 도덕적으로 살아야할 것을 바라는 하나님의 소원을 반영한다. 구약성경의 이야기들은 신앙과 순종의 문제들로 고민하고 갈등하였던 보통 사람들의 좋은 예들을 보여줌으로서 독자들을 가르치며 영감을 불어넣는다. 그리고 그러한 이야기를 통해서 사랑하는 하나님이 그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으시는 가를 보여준다. 구약성경의 예언자들의 메시지는 올바른 삶과 합당한 예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가난한 사람을 향해 깊은 애정을 갖고 계신 하나님, 그리고 불순종한 자들이라도 기꺼이 용서하시는 하나님을 보여주고 있다. 지혜문헌들은 삶을 위한 실질적인 권고를 하며, 고대로부터 사람들이 고민스럽게 갈등했던 삶의 문제들을 탐구한다.


[오경]

구약성경에 관한 이상과 같은 내용을 다룬 다음, LB는 오경에 관한 간단한 소개를 담고 있다. 오경은 창조이야기, 하나님께서 한 민족을 선택하시는 이야기, 하나님께서 한 인물을 선택하여 그 백성들을 이집트에서의 노예생활에서 인도하여 내시는 이야기, 그리고 이 인도자인 모세가 이스라엘의 삶과 예배를 인도하기 위하여 하나님으로부터 율법들과 교훈들을 받는 이야기 등을 담고 있다고 설명한다.


[창세기]

오경에 관한 간단한 안내를 마친 후에, 창세기로 들어간다. 그리고 창세기 본문에 대한 노트에 들어가기 전,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제기한 후 그에 대한 대답을 제공한다. 창세기는 무엇이 특별한가? 왜 창세기는 기록되었는가? 창세기에 깔려 있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창세기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마지막 질문(창세기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은 LB의 창세기 구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LB에 의하면 창세기는 다음과 같이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인간 역사의 시작(1:1-11:25)
                하나님께서 우주와 생물들을 창조하시다(1:1-2:25)
                에덴 안의 죄(3:1-4:16)
                첫 번째 시대에 해당하는 인류들(4:17-5:32)
                노아와 그 후손들(6:1-11:25)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의 시작(11:26-50:26)
                아브라함, 사라, 이삭(11:26-23:20)
                이삭과 그의 가족들(24:1-28:9)
                야곱과 에서,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28:10-36:43)
                야곱의 아들 요셉의 이야기(37:1-50:26)


이상과 같은 창세기의 구조에 따라 LB는 다시금 소제목들을 붙인다.


   인간 역사의 시작(1:1-11:25)

        하나님께서 우주와 생물들을 창조하시다(1:1-2:25)
                창조이야기(1:1-2:4a)
                에덴동산(2:4b-25)
        에덴 안의 죄(3:1-4:16)
                첫 번째 죄(3:1-8)
                죄로 인한 문제발생(3:9-24)
                가인이 아벨을 살해하다(4:1-16)
        첫 번째 시대에 해당하는 인류들(4:17-5:32)
                더 많은 사람들의 출현(4:17-26)
                아담의 후손들(5:1-32)
        노아와 그 후손들(6:1-11:25)
                야웨께서 홍수를 보내다(6:1-22)
                홍수(7:1-24)
                물이 줄어들다(8:1-19)
                지구를 위한 야웨의 약속(8:20-22)
                노아를 향한 하나님의 약속(9:1-17)
                노아와 그의 가족들(9:18-28)
                노아의 후손들(10:1)
                야벳의 후손들(10:2-5)
                함의 후손들(10:6-20)
                셈의 후손들(10:21-31)
                바벨의 탑(11:1-9)
                셈의 후손들(11:10-25)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의 시작(11:26-50:26)
        아브라함, 사라, 이삭(11:26-23:20)
                데라의 후손(11:26-32)
                아브라함의 소명(12:1-9)
                이집트의 아브라함(12:10-20)
                아브라함과 롯이 결별하다(13:1-13)
                아브라함이 헤브론으로 이주하다(13:14-18)
                아브라함이 롯을 구출하다(14:1-16)
                멜기세덱이 아브라함을 축복하다(14:17-24)
                아브라함을 향한 야웨의 약속(15:1-6)
                야웨가 아브라함에게 또 다른 약속을 하다(15:7-21)
                하갈과 이스마엘(16:1-16)
                아브라함을 향한 하나님의 약속(17:1-27)
                야웨가 아브라함에게 아들을 약속하다(18:1-15)
                아브라함이 소돔을 위해 기도하다(18:16-33)
                악한 도시 소돔(19:1-22)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하다(19:23-29)
                모압과 암몬(19:30-38)
                그랄 지역의 아브라함과 사라(20:1-18)
                사라가 아들을 낳다(21:1-8)
                하갈과 이스마엘이 쫓겨나다(21:9-21)
                평화의 조약(21:22-34)
                야웨가 아브라함에게 이삭을 바치라고 명하다(22:1-19)
                나홀의 자녀들(22:20-24)
                사라의 죽음과 장사(23:1-20)
        이삭과 그의 가족들(24:1-28:9)
                이삭을 위한 아내(24:1-67)
                아브라함이 그두라와 결혼하다(25:1-6)
                아브라함의 죽음(25:7-11)
                이스마엘의 자손들(25:12-18)
                에서와 야곱의 출생(25:19-26)
                에서가 장자권을 팔다(25:27-34)
                이삭과 아비멜렉(26:1-33)
                에서의 이방 아내들(26:34-35)
                이삭이 야곱을 축복하다(27:1-46)
                야곱을 향한 이삭의 교훈(28:1-5)
                에서가 이스마엘의 딸과 결혼하다(28:6-9)
        야곱과 에서,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28:10-36:43)
                벧엘에서의 야곱의 꿈(28:10-22)
                야곱이 라반의 집에 도착하다(29:1-14)
                야곱이 레아와 라헬을 아내로 맞아들이다(29:15-35)
                라헬과 레아 사이의 갈등(30:1-13)
                야곱의 자녀들―사랑의 꽃들(30:14-24)
                야곱과 라반(30:25-43)
                야곱이 라반에게서 도망하다(31:1-21)
                라반이 야곱을 따라가 잡다(31:22-42)
                야곱과 라반이 협정을 맺다(31:43-55)
                야곱이 에서를 만날 준비를 하다(32:1-21)
                야곱의 이름이 이스라엘로 바뀌다(32:22-32)
                야곱이 에서를 만나다(33:1-17)
                야곱이 세겜에 도착하다(33:18-20)
                디나가 강간당하다(34:1-24)
                디나의 오빠들이 복수하다(34:25-31)
                야곱이 벧엘로 돌아가다(35:18)
                하나님이 벧엘에서 야곱을 복주시다(35:9-15)
                베냐민이 태어나다(35:16-22)
                야곱의 열 두 아들들(35:23-26)
                이삭이 죽다(35:27-29)
                에서의 가족(36:1-14)
                에돔의 족장들과 지도자들(36:15-43)
        야곱의 아들 요셉의 이야기(37:1-50:26)
                요셉과 그의 형제들(37:1-11)
                요셉이 팔려 이집트로 가다(37:12-36)
                유다와 다말(38:1-30)
                요셉과 보디발의 아내(39:123)
                요셉이 감옥에 갇힌 자들의 꿈의 의미를 알려주다(40:1-23)
                요셉이 왕의 꿈을 해석하다(41:1-36)
                요셉이 이집트의 총리가 되다(41:37-57)
                요셉의 형제들이 이집트로 가서 곡식을 사다(42:1-24)
                요셉이 형제들이 가나안으로 돌아오다(42:25-38)
                요셉의 형제들이 베냐민을 데리고 이집트로 돌아가다(43:1-34)
                잃어버린 은잔(44:1-17)
                유다가 베냐민을 위하여 간청하다(44:18-34)
                요셉이 자기에 관해 형제들에게 알리다(45:1-28)
                야곱과 그 가족이 이집트로 가다(46:1-47:12)
                이집트 안의 기근(47:13-26)
                노인이 된 야곱(47:27-31)
                야곱이 요셉의 두 아들을 축복하다(48:1-22)
                야곱이 그의 자손들을 축복하다(49:1-28)
                야곱의 죽음(49:29-50:14)
                요셉이 그의 형제들에게 약속하다(50:15-21)
                요셉의 죽음(50:22-26)


이러한 패턴은 LB 전체를 통하여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상과 같은 소개를 통하여 LB의 모습을 어느 정도 그려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나가는 말


LB가 본문으로 삼고 있는 CEV는 최근 판(1995년) 영어성경 번역본이다. CEV는 이미 전 세계의 영어권의 학계와 교계로부터 그 권위를 인정받아 학문적 논의의 대상으로, 혹은 공예배시 의식용으로, 혹은 개인적 경건을 위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영어 번역본들(예, NRSV, NIV)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번역본은 아니지만, New Living Translation(NLT)처럼, 분명히 현대인들의 어법과 이해에 눈높이를 하여 만들어낸 최근 판 성경번역임에 틀림없다.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CEV는 독자의 편의와 선교를 염두에 둔 번역이다.

   LB는 이렇게 ‘쉽고 읽기 좋게’ 번역된 CEV를 본문 삼아 성경 독자들의 성경연구에 도움이 되기 위해 출판된 스터디 바이블이다. 다른 스터디 바이블들처럼, LB 역시 사용자의 편의를 위하여, 그리고 사용자의 입장에서 집필되고 편찬된 성경공부용 성경이다. 담겨져 있는 내용들은 비교적 간략하면서도 정확하게 써졌다. 성경을 알고 싶어 하는 진지한 독자들의 바람을 어느 정도는 만족스럽게 채워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영어권 성경 시장에는 수많은 스터디 바이블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때로는 특정한 독자층(소비자층) ― 예, 십대를 위한, 남자만을 위한, 여성만을 위한, 심지어 적극적 사고방식의 소유자들을 위한(!) 스터디 바이블 등등 ― 을 염두에 두고 그것들 나름대로 특징들과 장점들을 소개하고 판촉에 온 힘을 기울인다. LB 역시 그렇다. 문제는 독자들이 얼마나 값지게 스터디 바이블을 사용하는가에 달려 있는 것이다. 스터디 바이블은 성경이해를 위한 보조 도구이지 결코 성경자체는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한국 교회도 다양한 스터디 바이블을 소유할 권리가 있다. 이미 상당한 수의 스터디 바이블이 시중에 나와 있다. 그러나 문제는 얼마나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스터디 바이블인가 하는 점이다.


[오래전에 대한성서공회의 요청으로 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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