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만나도”와 “당해도”

 

******

 

우리가 사는 세상은 “무슨 일”, “어떤 일”이라도 발생하는 곳입니다. 좋은 일, 나쁜 일, 희극적인 일과 비극적인 일, 즐거운 일과 슬픈 일, 괴로운 일과 가슴 아픈 일 등 “무슨 일”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 세상입니다.

 

좋은 일과 기쁜 일들이 다가오면 “만나야겠다!”하고 만날 시간과 장소를 예약할 수는 없습니다. 나쁜 일, 불행한 일들이 온다고 하면 “만나고 싶지 않아!”하고 거절할 수도 없습니다.

 

고전 찬송가 가운데 “어려운 일 당할 때”라는 찬송이 있습니다. 이전 통일찬송가로는 342장이고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21세기 새 찬송가로는 543장입니다. 찬송 후렴 중에 “무슨(아무) 일을 0·0·0, 예수 의지 합니다!”가 있습니다. 0·0·0에 들어가는 가사가 뭔지 아십니까? 흥미롭게도 통일찬송가에는 “만나도”였으나 새 찬송가에는 “당해도”로 바꾸었습니다. 그냥 지나쳐 버릴 변경은 아닙니다. “만나도”와 “당해도”는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 섬이지요. ㅎㅎㅎ

 

위에서 말한 대로, 무슨 일, 어떤 일들이 우리에게 다가올 때, 우리는 선호에 따라 그것들을 만나는 일을 능동적으로 예약할 수 없습니다. 좋은 일은 만나기로 예약하고, 나쁜 일은 안 만나기로 결정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무슨 일이든 어떤 일이든 우리는 언제나 “을”이고 그것들이 “갑”이 됩니다. 따라서 가사에서 “무슨 일을 만나도” 보다는 “무슨 일을 당해도”가 신학적으로 더 적절한 표현이라 생각됩니다.

 

우리는 세상 모든 일들, 어떤 일들, 무슨 일들을 당할 뿐입니다. 능동적으로가 아니라 수동적으로 당합니다. 질병, 아픔, 사고, 소외, 모함, 비난, 사기, 부도, 손해, 이별, 해고, 패배, 시험, 욱여쌈, 둘러쌈, 거꾸러뜨림을 “당합니다.”

 

신앙은 바로 이럴 때 빛이 납니다. 신앙은 본질적으로 기대고 의지하고 신뢰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를? 우리의 영원한 구세주 예수를 의지하는 것이 신앙의 본질입니다. 그러므로 “무슨 일을 당해도~~ 예수 의지 합시다.” 라고 크게 불러보시겠습니까?

 

ps. “만나도”와 “당해도”는 이처럼 멀고도 먼 섬들 이름이었습니다. 두 섬을 연결하는 다리를 놓고 싶어서 끄적끄적

 

 

“Loon Song Covered Bridge”, Michigan, Credit to Chinmay Trivedi

altlrks.jpg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류호준 교수의 무지개성서교실이 http://www.rbc2020.kr 로 리뉴얼하여 이전합니다. 류호준 2020.08.24 4586
공지 "무재개 성서교실은 여러분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5] 류호준 2018.03.29 2930
769 라헬의 죽음과 유복자 (창세기 큐티) 류호준 2008.05.14 12704
768 신학에세이: "설교를 통해 하나님을 뵙는 일" (코넬리우스 플랜팅가) file 류호준 2005.11.23 12490
767 생활 에세이: "물 먹이시는 하나님!" [8] 류호준 2010.08.06 12486
766 설교: "왜 그리스도는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는가?" (눅 22:31~34, 54~62) file 류호준 2006.05.19 12349
765 신학 에세이: "하나님, 당신께 실망했습니다"(예레미야의 고백) [2] 류호준 2010.07.26 12261
764 설교: “그냥 야곱으로 남아 있게나!” 류호준 2010.05.30 12155
763 설교: "잃어버림의 경험" (눅 15:1~10, 딤전 1:12~17) file 류호준 2006.05.17 12115
762 요약: “세 가지 형태의 설교” 류호준 2006.10.26 11999
761 설교: “성령께서 하시는 일들”(성령강림절) 류호준 2010.05.23 11911
760 신학에세이: "'율법'에 관하여: 간단한 해설" [1] 류호준 2006.09.17 11807
759 에스겔서 강론 (1): “하나님은 어느 곳에든지 계신다!” 류호준 2010.03.13 11745
758 로마서 묵상 (21): “크리스천의 슬픔” [1] file 류호준 2010.08.31 11679
757 신학에세이: "신약은 어떻게 민수기를 다루고 있는가?" file 류호준 2006.10.07 11602
756 설교: “예수: 사람의 아들(人子)” 류호준 2010.09.05 11576
755 에스겔서 강론 (2): “에스겔의 싸인(sign)-설교들” 류호준 2010.03.15 11562
754 신학에세이: "열 가지 재앙에 관하여" 류호준 2006.09.20 11456
753 신앙교육(50): "세례의 의미" 류호준 2010.05.09 11411
752 야곱의 유언 (창세기 큐티) 류호준 2008.10.06 11307
751 서문: [정의와 평화가 포옹할 때까지] [1] 류호준 2006.10.26 11201
750 신학에세이: “하나님은 몇 분인가?”(이정석 교수) 류호준 2008.10.05 11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