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31 00:03
“이상한 집”
시편 127장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않으면 짓는 자의 수고가 헛될 것이라.”(1절)
세상에는 기이하고 이상한 집도 있습니다. 오래전 내가 처음으로 미국 땅을 밟았던 곳이 캘리포니아 산호세였습니다. 그곳에는 윈체스터 미스터리 하우스가 있습니다. 섬뜩하고 이상하고 소름끼치는 집입니다. 그 집의 여 주인인 사라 윈체스터는 1862년에 윌리엄 윈체스터와 결혼합니다. 그는 윈체스터 연발소총(Winchester Repeating Rifle)을 개발하여 부호가 된 올리버 윈체스터의 외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라의 결혼생활은 행복하지는 못했습니다. 결혼한 지 4년이 되던 1866년에 남편 윌리엄과 사이에 난 외동딸 애니가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죽습니다. 그리고 결혼한 지 19년 되던 1881년에 남편이 결핵으로 죽습니다. 남겨진 부인 사라는 남편 유산으로 2천만 달러(2천억)를 상속 금으로 받을 뿐 아니라 윈체스터 연발소총회사의 지분을 50%받게 됩니다. 지금 돈으로 따지자면 하루에 3만 달러(3천만 원)를 배당금으로 받았습니다. 어마어마한 유산이었습니다.
그러나 가족을 잃은 그녀는 자신도 죽을 것 같은 두려움에 쌓이게 됩니다. 깊은 우울증에 허덕이다가 친구들의 권유로 점성술사를 찾았습니다. 점성술사의 초혼예식에서 그녀는 죽은 남편의 혼령을 만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죽은 남편이 말하기를, “사라, 우리의 집이 완성되지 않았더라면 나는 죽지 않고 당신과 살았을 것이요. 그러니 이제 새 집을 짓되 완성하지는 마시오. 완성하면 당신은 죽을 것이오.”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점성술사는 윈체스터 소총에 죽어간 수많은 혼령들이 사라의 가족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이 영혼들을 달래기 위해 지은 집이 이 미스터리하우스라는 것입니다.
어쨌든 그녀는 이 집 안에 악귀가 들어와 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집을 완성하면 안 되었습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공사를 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매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인부들을 시켜 집을 짓게 하였는데, 1884년에 시작하여 1922년까지 즉 그녀가 죽은 날까지 38년 동안 집 짓는 일을 계속하게 하였습니다. 그녀는 집 자체를 미로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설령 귀신이 들어와서도 자기를 찾지 못하도록 만들려고 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없이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막다른 벽이 나온다든가, 아무런 의미도 없는 방들이 사방에 있기도 합니다. 그 중에는 입구는 있지만 혼자서 절대로 나오지 못하는 방도 있다고 하니 사라의 광기와 두려움을 볼 수 있습니다. 160개의 방, 2000개의 문, 10000개의 창문, 40곳의 계단, 47개의 벽난로, 17개의 굴뚝, 13개의 욕실, 6개의 부엌을 가진 대 저택입니다. 그러나 어쩌면 사라는 그곳에 자기 자신을 가두어 놓은 것입니다. 섬뜩한 집입니다. 두렵고 무서운 집입니다. 남편과 자식을 잃은 여자의 두려움이 고스란히 묻어난 곳이라 슬프기도 하지만 그냥 정신이상자가 만들어놓은 집이라서 기괴하고 이상하고 무섭기까지 합니다. 집이라는 것이 결코 그녀를 행복하게 만들지 못했습니다.
“집과 가정”
집도 집 나름이겠습니다. 큰 집, 작은 집, 부잣집, 가난한 집, 맨션, 팬션, 오두막집, 궁궐, 저택, 초가집, 기와집, 이층 양옥집, 아파트, 빌라, 전원주택 등 주거하는 공간으로서 집도 다양합니다. 성경에서 “집”이라 할 때는 주거하는 "집" 말고 “가문” “왕조” “성전”을 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호와의 집”이라 할 때는 “성전”을, “우리 집”이라 할 때는 “우리 가문”을, “다윗의 집”이라 할 때는 “다윗 왕조”를 말하기도 합니다.
“가문을 일으켜 세우다.” “왕조가 무너지다”는 말이 보여주듯이 “세우다” “무너지다”와 같은 건축의 용어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어로 “집”(house)이라 할 때 “가정”(home)을 의미할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부부싸움을 하고 직장에 나간 남편은 “집에 들어가기 싫다”라고 동료에게 말할 때, 그것은 “가정”이라는 뜻일 것입니다. 집은 허술해도 가정은 단단한 가족이 있고, 고대광실처럼 “집”은 크고 멋진데 “가정”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 가정은 “사랑과 돌봄과 양육과 쉼과 안식처로서 성소(sanctuary)”입니다. 어쨌든 하나님 없이 혼자 집을 세우다보면 사라 윈체스터의 집처럼 “이상한 집”, "유령의 집"이 되어 버립니다. 유령이 무서워 유령을 물리치려다 유령의 집이 된 셈입니다.
윈체스터미스터리하우스 홈페이지입니다.
http://www.winchestermysteryhouse.com/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나은즉 악인의 장막에 사는 것보다 내 하나님의 성전 문지기로 있는 것이 좋사오니”(시84:10)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의 길을 걷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
네가 네 손이 수고한 대로 먹을 것이라 네가 복되고 형통하리로다
네 집 안방에 있는 네 아내는 결실한 포도나무 같으며 네 식탁에 둘러 앉은 자식들은 어린 감람나무 같으리로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는 이같이 복을 얻으리로다”(시 12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