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갈보리 산 위의 십자가

이사야 11:10-16

 

여호와께서 뭇 나라를 향하여 깃발을 세우시고 이스라엘의 쫓긴 자들을 모으시며 땅 사방에서 유다의 흩어진 자들을 모으시리니”(12)

 

이새의 뿌리’(10)라 함은 별 볼 일 없는 초라하고 비천한 시작을 의미합니다. 왕도인 예루살렘도 아닌 시골 베들레헴에서 출발한다는 것은 핸디캡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언제나 베들레헴에서 출발하여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을 제시합니다. 갈릴리에서 출발하여 예루살렘으로 가듯이 말입니다. 사실 하나님의 일이 놀라운 이유는 언제나 초라하고 왜소하기 그지없는 곳에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창세기의 족장들 이야기 가운데 등장하는 삼대 종손 아낙네들을 기억해보십시오.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 이삭의 아내 리브가, 야곱의 라헬은 모두 삼대에 걸쳐 불임(不姙)으로 낙망하던 종갓집 여인들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녀들의 태를 여시고 큰 민족을 이루셨습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행하신 방식이며 위대한 스토리입니다. 이런 스토리는 언제나 우리 마음에 큰 울림을 일으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그런 이야기를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자신의 위대한 일을 시작하는 곳이 어디입니까? 불임의 태들이 아닙니까? 애굽에서의 고단한 노예생활로 희망이 전혀 보이지 않던 히브리인들 가운데서가 아닙니까? 훗날 이스라엘 민족이 바벨론 제국에 의해 사로잡혀간 바벨론의 그발 강가가 아닙니까? 무엇보다 하나님의 위대한 일은 베들레헴의 말구유, 갈릴리의 어촌, 골고다의 십자가 등과 같은 곳에서 절정을 이루지 않았습니까? 이처럼 그분은 주류(主流)의 하나님이 아니시라 변방과 변두리의 하나님이십니다. 오늘의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그분은 이새의 일곱 명의 잘난 아들들이 아니라 그의 별 볼 일 없는 여덟째 막내 다윗을 통해 새로운 일을 시작하셨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이 함께 일하시는 사람들은 대부분 별 볼이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구약에서 하나님은 자신을 과부와 고아와 이방인의 하나님으로 불리기를 좋아하시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셨습니다. 신약에서 사도바울은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시는 방식을 이렇게 말씀한 적이 있었습니다. “형제자매들아 하나님께서 너희를 부르심을 보라. 육체를 따라 지혜로운 자가 많지 아니하며 능한 자가 많지 아니하며 문벌 좋은 자가 많지 아니하도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시어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시어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하나님께서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 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시어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 이는 아무 육체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고전 1:26-29)

 

이새의 뿌리가 어떻게 되었는지 보십시오. 싹이 움트기 시작한 자그마한 가지는 후에 우람한 나무가 되어 온 세상을 덮고도 남을만한 안식처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나무 아래서 나그네들이 쉼을 얻고 피곤한 영혼들이 시원한 냉수를 얻어 마십니다. 십자가의 나무를 떠올려 보십시오. 죽은 나무로 만든 십자가 형틀이었지만 그곳으로부터 영원한 생수가 흘러나오고 은혜의 보좌로 나아가는 이정표와 푯말이 되지 않았습니까? 이새의 뿌리가 어떻게 되었습니까? 다른 표상을 사용하자면, 엄청나게 큰 깃발이 되었다는 것입니다(10,12). 즉 이새의 뿌리로부터 자라난 자그마한 가지는 후에 높은 산 위에 우뚝 선 깃발(banner)처럼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깃발은 새로운 왕국이 도래하였음을 알리는 신호(signal)가 된다는 것입니다(12). 그렇습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남은 자들이 그 깃발 아래에 모여 위대한 나라를 만들게 될 것입니다. 마치 제2의 출애굽을 연상하게 하는 그림입니다. “그 날에 주께서 다시 그의 손을 펴시어 전 세계 각처에 흩어진 그의 남은 백성을 돌아오게 하실 것이다.”(11). 흩으신 그 분께서 당신이 정하신 가 가득 차자 그들을 다 모아들이시겠다는 것입니다.

 

돌아오게 하시는 하나님! 다시 모으시는 하나님! 이런 하나님 상(image)은 뿔뿔이 흩어지고 사방천지로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던 사람들에게는 정말로 감격스런 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돌아온 사람들은 인종과 종족과 신분과 성별에 관계없이 한분 하나님의 다스림 아래 한 백성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 가운데 보좌를 정하시고 정의와 공의로 다스리시게 될 것입니다. 이미 이사야는 초반부에 이러한 환상적 미래상을 보여준 일이 있습니다.

말일에 여호와의 전의 산이 모든 산꼭대기에 굳게 설 것이요 모든 작은 산 위에 뛰어나리니 만방이 그리로 모여들 것이라 많은 백성이 가며 이르기를 오라 우리가 여호와의 산에 오르며 야곱의 하나님의 전에 이르자 그가 그의 길을 우리에게 가르치실 것이라 우리가 그 길로 행하리라 하리니 이는 율법이 시온에서부터 나올 것이요 여호와의 말씀이 예루살렘에서부터 나올 것임이니라. 그가 열방 사이에 판단하시며 많은 백성을 판결하시리니 무리가 그들의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그들의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이 나라와 저 나라가 다시는 칼을 들고 서로 치지 아니하며 다시는 전쟁을 연습하지 아니하리라.”(2:2-4)


하나님은 모든 민족과 나라와 방언과 백성 가운데 남겨두신 자들을 다 불러 모으실 것입니다. 그리고 그분이 회복하시는 나라에는 더 이상 남과 북, 동과 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남자와 여자, 종과 주인, 장로교와 감리교, 경상도와 전라도 등과 같은 분리와 차별의 벽은 없어질 것입니다. 서로 견원지간(犬猿之間)이었던 남 유다와 북 이스라엘은 서로를 받아들이고 포옹할 것이며 통일된 그 땅에는 평화와 화평을 구가하는 노랫소리만 들리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날은 이미 도래했습니다.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평화의 복음을 온 세상의 땅 끝까지 전파하셨기 때문입니다. 옛날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 하던 날처럼, 아시리아에 사로잡혀 있던 백성이 고국 땅으로 돌아오던 것처럼(16),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라는 큰길’(大路)을 만들어 놓으시고 자기 백성을 불러 모아 으로 데려가시기를 원하십니다. 그리고 지금도 하나님은 ’(The Way)이신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오는 자마다 샬롬의 선물인 영생을 주시기를 원하십니다. 아버지의 집으로 귀가(歸家, homecoming)하려면, 당신은 먼저 저 산 위에 높이 세워진 나무, 하나님 나라의 영원한 깃발인 십자가를 바라보십시오. 그리고 그 로만 오십시오. 그러면 당신은 구원을 얻게 될 것입니다. “나를 통하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갈 자가 없다.”라고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광야에 대로(大路)를 만드신 하나님을 찬양합시다.

 

오늘의 말씀을 공부하면서, 특별히 마지막 문단을 읽으시면서 여러분의 마음속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찬송이 있을 것입니다. 하나는 집으로 돌아옴”(homecoming)에 관한 찬송인 예수가 우리를 부르는 소리”(528)이고 또 다른 하나는 높은 언덕 위에 휘날리는 깃발을 연상케 하는 갈보리 산 위에 십자가가 섰으니”(150)라는 찬송일 것입니다. 음미하시면서 불러보십시오.

 

| 기도 | 주님, 길을 잃지 않게 저 높은 산 위에 십자가 깃발을 세워주심을 감사합니다.

 

[가을이 저만큼 오고 있는 미시간의 Caberfae Lookout]


Caberfae Lookout.jpg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류호준 교수의 무지개성서교실이 http://www.rbc2020.kr 로 리뉴얼하여 이전합니다. 류호준 2020.08.24 4718
공지 "무재개 성서교실은 여러분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5] 류호준 2018.03.29 2935
489 “우리 시대의 역설적 자화상” (Moorehead 목사) [1] file 류호준 2014.12.31 2707
488 박혜란 저,『목사의 딸』이란 책을 읽고 file 류호준 2014.12.30 7279
487 “성탄절에 천군천사들이 부른 찬송” 유감 file 류호준 2014.12.25 3210
486 생활 에세이: “어떤 젊은이와의 만남” file 류호준 2014.12.14 2971
485 “신학 박사 학위 표기 유감” file 류호준 2014.12.11 5895
484 “복음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file 류호준 2014.11.23 4669
483 “아합 밑에서 오바댜로 산다는 것” [1] file 류호준 2014.11.17 5152
482 “이름 값” 유감 file 류호준 2014.11.14 3546
481 “부끄러움을 가르칩시다!” [1] file 류호준 2014.11.12 2961
480 “아주 비싼 커피” 유감 file 류호준 2014.11.10 3047
479 "하나님의 방문" 유감 file 류호준 2014.11.09 2857
478 “리더십 유감” file 류호준 2014.11.02 2734
477 “10월 31일” 유감 file 류호준 2014.10.31 3077
476 “설교 유감” file 류호준 2014.10.17 4256
475 “진짜 귀머거리” file 류호준 2014.10.14 2863
474 “진짜 맹인” [1] file 류호준 2014.10.13 2679
473 생활의 발견: "나요?" file 류호준 2014.10.01 3257
» 신학에세이: “갈보리 산 위의 십자가” file 류호준 2014.09.16 6175
471 “잊혀진 복음, 가벼운 교회생활” [2] file 류호준 2014.09.14 3802
470 신학에세이: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출 때” file 류호준 2014.08.28 3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