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목사와 사모의 자기소개 유감"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신학을 공부한 사람들이라서 그들에게 몇 마디 쓴 소리를 해야겠습니다. 유무선 전화로나 이 메일로 자기나 자기 아내를 소개할 때 조금만 신경을 써주었으면 좋겠다는 말입니다. 자기를 소개할 때, 그리고 상대방이 자기보다 윗사람인 경우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자기 이름 세 글자면 충분”하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저는 류호준입니다”면 족합니다. 굳이 상대방에게 “류 목사입니다!” “류 박사입니다!” “류 교수입니다!”라고 말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또한 종종 신학생들의 경우도 그렇고 목회자들의 경우도 그렇지만, 자기의 아내를 소개할 때도 제발 “우리 사모입니다!” 혹은 “우리 사모가 이렇게 말했습니다!”라고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옛날 스승과 제자사이에서, 제자가 스승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할 때 “사부”(師父)라고 불렀습니다. 존경하는 스승을 아버지처럼 모신다는 뜻이지요. 따라서 자기가 존경하는 스승의 부인을 “사모”(師母)라고 부른 것입니다. 사부가 되었든 사모가 되었든 모두 “존경”의 대상입니다. 알다시피 존경은 받는 것이 아니라 버는 것입니다(Respect is something to be earned, not to be received). 다른 사람들이 여러분을 존경해서 부를 때만 가치가 있고 빛나는 호칭이 “사부님”, “사모님”입니다.

 

그런데 자기 아내를 가리켜 “우리 사모라고요?” 헐. 그건 아니지요! 사모라는 호칭을 당연시 여기는 목사나 신학생, 그것도 이제 갓 신학교에 들어온 젊은이가 자기 아내를 가리켜 “우리 사모”라고 할 땐 상당히 좀 그렇습니다. 교회에서 50-60대 이상의 장로님이나 권사님들이 20-30대의 젊은 사역자들의 부인에게 “사모님”이라고 부를 때 무슨 마음으로 그렇게 부르는 지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사역자들은 좀 더 겸손하고 온유하게 주님의 일에 임할 수 있을 겁니다. 굳이 아내를 다른 사람에게 소개해야한다면 그저 “저의 처입니다!” 정도면 좋을 것입니다.

 

서양 교회의 예를 들자면, 목사들도 자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할 때 그저 “저는 아무개입니다!”(My name is George)라고 하지 “나는 목사 아무개입니다!”(My name is Reverend George King)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서양 교회에선 한국처럼 “사모”라는 근엄하고도 존경스러운 호칭은 없습니다. 그저 “목사의 부인”(minister’s wife 혹은 pastor’ wife)이 전부입니다. 그니깐 한국에서 목사와 목사부인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제발 겸손하게 자기를 낮추며 말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배우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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