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비유(A Parable): “유턴 교습소”

2016.07.04 04:23

류호준 조회 수:3563

비유(A Parable): “유턴 교습소”

 

하나님께서 지상에 운전교습소를 설립하시고 소장으로 베드로를 임명하셨습니다. 과장으로는 바울이 임명되었습니다.

 

지상의 다른 운전교습소들에서는 직진, 우회전, 좌회전, 평행주차, 브레이크 밟기, 신호등 주기, 속력내기, 속도조절, 정지선 지키기 등과 같은 것들을 골고루 가르쳤습니다.

 

그러나 이 운전교습소에서는 오로지 한 과목만을 반복해서 숙달시킵니다. 그 숙달 과목 이름은 "U-Turn"이었습니다. 수업시작 전에 "유턴!"이라고 구호를 제창하고 실습할 때도 오로지 “유턴”만을 연습합니다. 하루 수업을 마치고 떠날 때도 소장에게 "유턴 하겠습니다!"라고 외칩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교습생은 어김없이 그 교습소로 돌아옵니다.

 

아마도 지상 교회는 교인들에게 “유턴”을 반복해서 가르치는 곳이겠지요. 그래서 심지어 주일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교인들에게 목사는 "유턴 하세요" 라고 권면을 합니다. 물론 이 말이 이중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을 그 교회 교인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실한 교인들은 유턴을 일주일 내내 연습하다가 일주일 후에 정확하게 교회로 유턴합니다.

 

그러고 보니 지상 교회는 지상에 지점을 둔 하늘 운전 교습소인 셈입니다. 그것도 “유턴 전문 교습소!” 다시 생각해 보니 교습소 소장님도 과장님도 아주 비싼 수강료를 내고 유턴을 배우셨던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유턴 전문가들이었나 봅니다.

 

신자 여러분들이여, "U-Turn"이 몸에 배이도록 연습해 보십시오. 유턴이 자연스러울 때까지 연습해 보십시오. 제2의 본성(second nature)이 되도록 해 보십시오. 유턴의 원조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모델로 삼아보십시오. 그는 하나님과 함께 계셨던 “선재하신 하나님”이시지만, 그 자리를 내어놓고 십자가에 죽으심으로써 지옥의 바닥까지 내려가셨습니다. 그러자 그의 아버지께서 그를 그곳에서 들어 올려 다시 자신의 하늘 오른편 보좌에 앉히셨습니다. 이거야 말로 완전 U-Turn입니다(빌 2:6-11). 유턴은 그냥 되는 것이 아니라 죽음이라는 엄청난 값을 치름으로써 가능했던 것입니다. 본회퍼의 말대로 “십자가 없는 거듭남”은 “값싼 은혜”(cheap grace)일뿐입니다.

 

“유턴”(U-Turn)을 성경의 용어로 바꾸자면

                           히브리어로는 "테슈바"(תשובה)

                           헬라어로는 "메타노이아"(μετάνοια)입니다.

                          "유턴"(U-Turn)은 "뉴턴"(New Turn)입니다.

 

유턴은 모두 "회개" “회심”을 가리키는 말입니다만, 내가 볼 때 가장 좋은 표현은 “전향”(轉向)일 겁니다. “전향”(轉向)의 사전적 의미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방향을 바꾸다. 둘째는, 종래의 사상이나 이념을 바꾸어서 그와 배치되는 사상이나 이념으로 돌아간다는 뜻입니다.

 

놀랍게도 현대 교회의 교인들 가운데는 상당수가 “미전향 그리스도인들”이라는 것입니다. 교회에 나왔어도, 교인으로 등록했어도, 교회의 직분들을 얻었어도, 교인생활을 오래했어도, 하나님의 다스림(통치)으로 전적으로 전향(轉向)을 하지 않은 분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입니다. 한 마디로 “미전향 그리스도인들”이요 “미전향 장기수들”입니다.

 

내가 그들을 가리켜 “장기수”(長期囚)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들이 마귀가 지배하는 세속의 가치관 아래 갇혀 살아온 지가 오래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미전향 장기수”(an unconverted long-term prisoner)를 다른 말로는 “실천적 무신론자들”(practical atheists)이라 부릅니다. 입으로는 “주여! 주여!”를 부르고 주일마다 사도신경으로 신앙고백을 하고, 심지어 멋진 신학을 배우고 신학도와 목회자가 되었어도, 하나님의 실질적인 다스림을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규칙을 정하여 사는 자율적 그리스도인들이 실천적 무신론자들이며 미전향 장기수들인 것입니다.

 

다시 유턴으로 돌아가, 고스톱 판에서 "죽어도 고고!" "못 먹어도 고고!"를 외치는 것은 스스로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황소고집입니다. 북 이스라엘의 단과 벧엘 지역 신전들에 황소상을 두었다는 사실 정도만 알면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왕상 12:26-30). 그것도 금으로 도금한 황소상입니다. 출애굽기 32장에 기막히게 출연한 그 황금 송아지 말입니다!

 

[Worshiping the Golden Calf by By the Providence Lithograph Company]

Worshiping_the_golden_calf.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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