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4]

“유대인들, 당신들은 유죄야!”


로마서 2:12-24


율법을 자랑하는 네가 율법을 범함으로 하나님을 욕되게 하느냐?” (2:23)

 


죄에 관해 가르치시는 하나님의 수업시간을 지루하거나 지겹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사도 바울은 로마서의 앞부분에서는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죄의 보편성에 대해 열변을 토합니다. 죄의 압제와 통치의 철권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이 세상에 한 사람도 없다는 것입니다. 이사야 예언자가 회화적으로 묘사했듯이, 우리는 다 양(羊) 같아서 각기 제 길로 갔습니다. 이렇게 집요하게 죄의 보편성을 말하려는 이유는 그리스도의 복음만이 우리와 모든 사람들에게 유일한 희망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죄의 고발하는 힘에서 해방시켜줄 수 있다는 다른 소리들에 현혹 되지 말라는 뜻도 들어있습니다. 소위 ‘다른 복음(좋은 소식)’들은 우리의 마음에서 지워버려야 합니다. 다른 모든 문들은 다 닫아야 합니다. 그때만 우리는 그리스도에게 의존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열어놓은 문으로만 들어가야 합니다.


죄의 보편성에 관한한 유대인들도 열외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비록 그들이 하나님의 특별한 선택을 받은 민족이었다 하더라도, 그들 역시 하나님의 심판에서 제외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도 많은 크리스천들은 현재의 이스라엘 국가가 구약의 이스라엘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하나님께서 특별한 호의를 베푸신다고 믿고 있습니다. 심지어 지금 중동의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일어나는 심각한 군사적 정치적 갈등에 대해서 역시 크리스천들은 이스라엘 편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있습니다. 아랍 국가들과의 ‘갈등’에 있어서 크리스천들은 이스라엘을 전적으로 지원해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주장의 근저에는 그들은 하나님의 특별한 백성들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아랍 국가들은 이스마엘의 자손들이기 때문에 저주받은 민족들이라는 주장입니다. 이것은 매우 위험천만한 생각이며 성경의 가르침에 비춰 볼 때도 잘못된 신학적 주장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라도 우리는 오늘의 본문을 자세하게 읽고 기억해야 합니다. 본문은 단정적으로 선언하기를, 복음 바깥에 있는 한 유대인들을 위한 구원이 없다는 것입니다. 구원을 받으려면 우리들도 그렇지만 그들 역시 그들의 지갑 속에 있는 모든 신용카드들을 불태우고 오직 예수님만을 신뢰하고 믿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자신들도 부지런히 쌓아왔고 다른 사람들 역시 그들에게 넉넉하게 베풀어준 ‘신용 적립 포인트’들은 그들이 구원받는데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유대인이 아닌 사람들은 어떠한가요? 그들 역시 그들의 전통과 유산을 통해서 구원받을 수 없습니다. 바울을 보십시오. 그는 한때 하나님으로부터 많은 호의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부지런히 쌓아놓았던 모든 것들을 배설물처럼 버려야만 했던 경험을 진솔하게 써 내려갔습니다. 인종적 자긍심이 있었고, 그에게 강한 자긍심을 가져온 학문적 배경과 종교적 교육이 있었으며, 그는 하나님을 위해 쏟아 바친 열정과 노력을 얼마나 자랑스럽게 생각했는지 여러분을 잘 아실 것입니다. 한 때 그는 이 모든 업적과 성취들이 모두 자기를 위해 좋은 방향으로 일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의 특별한 호의와 사랑을 받을 자격을 주는 훈장이라고까지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을 모두 쓰레기와 배설물처럼 여기게 되었습니다. 예수를 아는 것이 최상의 지식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 것입니다 (빌 3:4-11).


유대인들은 ‘율법을 자랑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자기들이 하나님의 계시를 소유한 백성이라고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했습니다. 그들에게는 종교가 안전장치였고 노후를 위한 보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더욱이 그들은 하나님의 계시에 정통하다고, 하나님에 관해서라면 최신 교리까지 다 꿰고 있는 최고전문가라고 뻐기고 다녔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그들이 실제의 삶에서는 율법을 깨뜨리는 범죄자라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입으로는 유창하게 신학에 대해, 하나님에 대해, 고상한 윤리와 도덕에 대해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위선자의 삶을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오죽했으면 옛날 옛날부터 “너희 유대인들 때문에 이방인들에게서 하나님이 욕을 먹는다”(사 52:5)는 말이 있었겠습니까? 예수님도 우리에게 기도를 가르쳐 주시면서, 하나님의 이름과 명예와 평판이 이 땅에서 욕먹지 않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사실 이것이 주기도문의 앞부분의 핵심입니다. 요즈음 우리나라에서 어리석은 나 때문에, 이기적인 우리 때문에, 무지한 기독교인들 때문에, 개념 없는 종교지도자들 때문에 하나님의 이름이 얼마나 욕을 많이 먹고 있는지요!


상당히 오래 된 일입니다. 나는 미국 동부의 어느 유명한 대학 박사과정에 지원한 일이 있었습니다. 입학지원 서류 중에 하나가 교수의 추천서였습니다. 내가 졸업한 미국 신학교의 구약학 선생님에게 추천서를 부탁드렸습니다. 흔쾌히 허락하셨고 추천서를 쓰신 후 내가 지원하는 대학에 직접 보내 주셨습니다. 그 후 그 대학에서 아주 좋은 조건으로 나에게 입학을 허가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내 선생님으로부터 편지 한 장이 날라 왔습니다. 추천해준 그 대학의 학장으로부터 좋은 학생을 보내줘서 고맙다는 편지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편지였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의 편지의 끝 부분에 이런 말이 있었는데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Dear Daniel, remember, don't put my name down!). “자네, 그곳에 가거든 내 이름에 먹칠하지 말게나!” 이런 저런 사정으로 그 학교에 가지는 않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그곳에 갔다면 나는 내 선생님의 명예를 걸머지고 공부해야만 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의 명예와 평판에 먹칠하고 사는 그리스도인들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계시를 소유했다는 것이 유대인들뿐 아니라 전통적 종교 전통에 서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진짜 심각한 유혹과 걸림돌이 됩니다. 그러나 그것은 아무 것도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십시오. 문제는 그 율법을 행하느냐는 것입니다. 책을 갖고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삶의 목적이어야 합니다. 문제는 행(行)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좋은 예가 동방박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동방에서 온 점성가들이 별의 인도를 받고 예루살렘에 도착했습니다.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그들을 인도해 왔던 별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루살렘 신학교의 교수님들에게 문의했습니다. 혹시 유대 땅 어느 곳에 이스라엘을 다스릴 왕이 나오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예루살렘 신학교의 교수들은 합창 하듯이 같은 목소리로 대답을 하였습니다. 미가서 5장 2절을 암송했던 것입니다. “유대 땅 베들레헴아 너는 유대 고을 중에서 가장 작지 아니하도다. 네게서 한 다스리는 자가 나와서 내 백성 이스라엘의 목자가 되리라.” 그들은 성경을 펼치지도 않았습니다. 모두 다 암송할 정도로 탁월한 성경신학자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그들은 베들레헴으로 가는 여정에 나서지 않은 것입니다. 겨우 10킬로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짧은 여정에 오르지 않은 것입니다. 양손에는 율법 책을 들고 있고, 강단과 교단에서는 하나님에 대해서 침이 튀기도록 열변을 토하면서도 정작 발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제자도(弟子道)는 길(道)과 발(足)에 관한 것이지 입(口)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참조, 류호준,『하늘 나그네의 사계』93-110)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복음에게로 가야하는 것입니다. 종교는 우리를 구원할 수 없습니다. 복음만이 우리에게 순종할 수 있는 힘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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