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로마서 묵상(3) : "괜찮은 죄인들"

2010.01.06 03:39

류호준 조회 수:8502

 [3]

“괜찮은 죄인들”


로마서 2:1-11


이런 일을 행하는 자를 판단하고도 같은 일을 행하는 사람아, 네가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줄로 생각하느냐?” (2:3)

 

 

로마서 1장에서 우리는 우상숭배와 부도덕의 수렁가운데 깊이 빠져있었던 사람들을 만나보았습니다. 돼지처럼 더러운 정욕과 탐색의 우릿간에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그런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에는 품위도 있고 명예를 존중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사는 괜찮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로마서 2장은 바로 돼지같이 더럽고 냄새나는 죄인들을 정죄하는 이런 ‘괜찮은 사람들’에게 하시는 도전적인 말씀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누가 15장에 기록된 예수님의 비유에 나오는 큰 아들과 같은 사람입니다. 아시다시피 그는 한 번도 아버지 집을 떠나본 적이 없는 착실한 아들입니다. 혹이라도 아버지에 대해 불편한 생각이 있어도 절대로 아버지 앞에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들판에 나가서 소리를 버럭 지르거나, 아니면 곡괭이를 땅에 힘껏 후려쳐 부러뜨리는 일은 있어도, 아니면 치던 돼지의 배를 냅다 걷어차는 일은 있었어도, 아버지 앞에서는 항상 공손하고 효도하는 아들이었습니다. 그러니 그가 더러운 탕자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바로 여기에 무서운 진실이 숨겨져 있습니다. 그는 가출한 동생보다 더 탕자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아무도 그가 탕자라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없기에 그의 운명은 더욱 불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집에 있으면서도 한 번도 진정으로 ‘집’에 있지 못한 그가 탕자가 아니고 누구겠습니까? 그는 돌아온 탕자 동생이야 말로 돼지같이 더럽고 냄새나는 삶을 산 더러운 죄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와 같은 지붕아래서 살기를 거절하였습니다. 사실 이런 사람들이 더 무서운 죄인들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성경은 죄에 대해 새로운 이해를 제시합니다. 하나님은 당신이 아주 나쁜 죄인이든지 아니면 괜찮은 죄인이든지 별로 상관하지 않습니다. 어떤 죄인이든지 관계없습니다. 문제는 당신이 죄인이라는 사실입니다. 죄인이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당신을 정죄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죄란 무엇입니까? 죄는 근본적으로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한 것입니다. 하나님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가 죄를 정의하는 기준입니다. 죄에 대한 고전적인 정의를 내리자면 다음 두 가지 중에 하나입니다. 죄는 하나님께 반역하고 대항하고 공격하는 것입니다(attack). 아마 이런 자들을 향해 하나님은 뜨거운 풀무의 지옥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을 열 받게 하니 하나님도 그들을 열(熱)과 불(火)로 다스려야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죄에 대한 또 다른 정의는 하나님으로부터 도피(flight)입니다. “하나님의 낯(얼굴)을 피하여”라는 관용구가 익숙하게 들리지 않습니까? 아담이 그러했고 가인이 그러했고 요나가 그러했습니다. 모두 하나님의 현존(얼굴)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입니다. 그분의 다스림과 교훈과 지시가 싫고 귀찮고 속박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마치 예수님의 비유의 둘째 아들처럼 집을 떠나게 됩니다. 아버지의 품을 떠나는 것이 집을 떠나는 것입니다. 이런 죄인들에게는 어떤 지옥이 딱 맞을까요? 뜨거운 지옥보다 추운 지옥이 적합할 것입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도주한다는 것은 곧 빛으로부터 멀어진다는 것입니다. 어둠과 추위의 땅에 사는 떠돌이가 된다는 것입니다. 북풍한설(北風寒雪) 캄캄한 이역만리 이방에서 방랑자처럼 사는 것보다 더 끔찍한 지옥은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도주한 자들의 결국은 이런 지옥생활입니다.


죄는 이처럼 하나님과의 관계로부터 이해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 죄의 본질입니다. 하나님 없이 살 수 있다고 하는 것이 교만이며, 이 교만이 모든 죄의 어머니입니다. 그러므로 죄의 열매들을 보고 그것을 죄라고 말하지 마십시오. 물론 죄의 열매들이 모두 똑같은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은행을 터는 짓과 그것을 꿈꾸는 것과는 아주 다릅니다. 간음을 저지르는 것과 욕정을 품는 것과는 다릅니다. 전자가 후자보다 더 나쁩니다. 그러나 둘 다 죄입니다. 문제는 강도짓과 간음하기 때문에 우리가 죄인인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죄인이기 때문에 강도짓과 간음을 하는 것입니다. 호색과 음란과 사기와 기만 등은 모두 우리 속에 내재해 있는 악의 증상들입니다. 성경이 그것들을 지적하기 전까지 우리는 이런 악들이 우리 안에 있는지 조차 모릅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인이나 도둑질과 같이 부도덕적이고 비윤리적인 행위들을 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렇습니다만 성경적 기독교는 그런 죄악 된 행위들을 하기 때문에 우리를 죄인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죄인이기 때문에 그런 행위들을 한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입니다. 행위 때문이 죄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죄인이기 때문에 그런 행위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복음의 빛 아래서 보면,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에 대한 전통적인 구분은 사라지게 됩니다. 누구도 하나님 앞에서 ‘괜찮은 죄인’은 없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한결같이 ‘몹쓸 죄인들’입니다. “다른 사람을 정죄하는 너는 도대체 누구냐? 너도 핑계 댈 수 없는 죄인이다!”(1절)


하나님은 우리 모두를 죄의 고발 법정에 두셨습니다. 그렇게 두신 이유는 우리 모두가 구원자 예수를 절실하게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함입니다. 구원자 예수가 필요 없을 만큼 죄인이 아닌 사람은 한 사람도 없기 때문입니다. 괜찮은 죄인은 구원자 예수님이 절실하게 필요 없습니다만 몹쓸 죄인만은 그분을 절실하게 필요로 할 것입니다. 어느 찬송가의 제목처럼 “I need you every hour, O Lord!”(참조, 류호준,『일상을 걷는 영성』169-17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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