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티를 위한 스가랴서 해설 (15)

9:9~17

9 시온의 딸아 크게 기뻐할지어다 예루살렘의 딸아 즐거이 부를지어다 보라 네 왕이 네게 임하시나니 그는 공의로우시며 구원을 베푸시며 겸손하여서 나귀를 타시나니 나귀의 작은 것 곧 나귀 새끼니라 10 내가 에브라임의 병거와 예루살렘의 말을 끊겠고 전쟁하는 활도 끊으리니 그가 이방 사람에게 화평을 전할 것이요 그의 통치는 바다에서 바다까지 이르고 유브라데 강에서 땅 끝까지 이르리라 11 또 너로 말할진대 네 언약의 피로 말미암아 내가 네 갇힌 자들을 물 없는 구덩이에서 놓았나니 12 갇혀 있으나 소망을 품은 자들아 너희는 요새로 돌아올지니라 내가 오늘도 이르노라 내가 네게 갑절이나 갚을 것이라 13 내가 유다를 당긴 활로 삼고 에브라임을 끼운 화살로 삼았으니 시온아 내가 네 자식들을 일으켜 헬라 자식들을 치게 하며 너를 용사의 칼과 같게 하리라 14 여호와께서 그들 위에 나타나서 그들의 화살을 번개 같이 쏘아내실 것이며 주 여호와께서 나팔을 불게 하시며 남방 회오리바람을 타고 가실 것이라 15 만군의 여호와께서 그들을 호위하시리니 그들이 원수를 삼키며 물맷돌을 밟을 것이며 그들이 피를 마시고 즐거이 부르기를 술취한 것 같이 할 것인즉 피가 가득한 동이와도 같고 피 묻은 제단 모퉁이와도 같을 것이라 16 이 날에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들을 자기 백성의 양 떼 같이 구원하시리니 그들이 왕관의 보석 같이 여호와의 땅에 빛나리로다 17 그의 형통함과 그의 아름다움이 어찌 그리 큰지 곡식은 청년을, 새 포도주는 처녀를 강건하게 하리라

미래를 꿈꾸는 일은 언제나 즐겁고 가슴 벅찬 일입니다. 지금은 어렵고 고단하고 낙심한 상태에 있지만 장차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는 꿈과 희망을 갖는다면 결코 지금이 그렇게 어려운 것만은 아닙니다. 사람은 희망 없이는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본문은 이 땅에 새롭게 수립될 나라와 왕의 도래를 선언하면서 시온과 예루살렘에게 기뻐하고 노래하라고 권하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시작됩니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현실 세상에 대한 대안의 세계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나약하고 별 볼일 없는 예루살렘과 유다가 전 세계의 역사를 새롭게 쓰게 될 중심부가 된다는 선언입니다. 그렇게 될 수 있는 결정적 근거는 그곳에 하나님이 세우신 진정한 왕이 오시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오실 그 왕은 세상의 기준으로 볼 때 그리 성공적인 왕은 아닐 것입니다. 외형적인 위엄이나 군사적 강함과는 거리가 먼 분이십니다. 군마와 병사들의 장엄한 퍼레이드를 펼치면서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장군도 아닙니다. 그는 말을 타고 오시는 분이 아니라 나귀를 따고 오시는 분이십니다. 말은 전쟁의 무기입니다만 나귀는 비천한 가축일 뿐입니다. 기동력도 떨어지고 볼품도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를 그러한 식으로 세상 안으로 들어옵니다. 문제는 어떤 왕인가 하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백성들을 정의와 공의로 다스리는 왕인가 아니면 자신의 욕망을 채우고 허영을 과시하기 위해 백성들을 사용하는 왕인가 하는 것입니다. 참된 왕은 백성들이 궁핍과 고난과 비참에 빠져 있을 때 기꺼이 그들을 구출할 열정과 사랑이 있는 왕이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시는 왕은 구원을 베푸실 구원자이십니다. 예수님보다 이 직분에 더 적합한 분이 세상에 또 어디 있을까?

그분은 활과 창으로 세상을 얻는 분이 아닙니다. 세상은 칼과 창, 돈과 힘으로 왕국을 세우지만 그리스도의 왕국은 온 세상을 품는 사랑과 구원으로 평화의 나라를 만듭니다. 이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닙니다. 하나님이 보여주시는 평화의 세상은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자유자나 종이나 남자나 여자나 모두가 한분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는 세상입니다. 인종적 차별, 성적 차별, 신분의 차별을 그리스도의 희생적 죽으심으로 해소하시고, 모두가 한 주님, 한 그리스도, 한 왕께 머리를 숙여 경배하는 나라입니다. C.S. 루이스가 나니아 연대기에서 말하는 다윗의 사자(Lion) 아슬란이 통치하는 나라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런 놀라운 희망의 미래를 말씀하시고 있는 대상이 누구입니까? 하나님께서 피로 언약을 맺은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물 없는 구덩이에 갇혀 사는 것처럼 절망 속에서 살았으나, 그래도 희망을 저버리지 않고 살았던 자들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갇혀 있으나 희망을 품은 자들아”라고 불리는 사람들입니다.(12절) 어떤 의미에서 그들은 “희망에 갇혀 있는 사람들”(prisoners of hope, NIV)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런 자들을 들어 사용하시겠다는 것입니다(13-14절). 뿐만 아니라 그들을 영화롭게 하여 만방에 빛나게 할 것입니다. 고난과 절망의 터널을 지난 후에 정금 같이 나오는 주의 백성들입니다. 하나님은 그들을 명품으로 만드실 것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명작(masterpiece)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