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창세기 35:16-29
제목: 라헬의 죽음과 유복자
찬송: 363장 (새 337장)
묵상 포인트: 언제 슬픔의 저녁이 지나 기쁨의 아침이 올까?
야곱의 일생 중 가장 슬픈 일이 있다면 아내 라헬의 죽음일 것입니다. 물론 본문에는 야곱의 슬픔에 대해서 아무런 언급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와 라헬 사이에 있었던 옛 추억을 기억해내면 야곱이 겪었을 정신적 충격과 슬픔은 상상을 초월했을 것이라고 짐작됩니다. 야곱은 그녀를 얻기 위해 장인 집에서 칠년을 머슴처럼 일했습니다. 그러나 장인은 야곱을 속이고 라헬 대신 레아를 아내로 주었습니다. 그러자 야곱은 다시 칠년을 일했습니다. 그렇게 얻은 아내가 라헬이었습니다. 성경은 야곱이 라헬을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칠년을 수일처럼 여겼더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랑을 했다면 배우자의 죽음은 남아있는 자를 공황상태로 몰고 갈지도 모릅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부모나 자식을 잃는 슬픔보다 배우자를 잃은 슬픔이 정신적으로 더 충격을 준다고 합니다.
라헬의 죽음이 야곱에게 더 큰 슬픔으로 다가온 것은 자녀를 낳다 죽었기 때문입니다. 라헬은 불임(不姙)으로 인해 한 평생 고통하며 살았습니다. 자식을 낳는 일 때문에 언니 레아와의 사이가 나빠졌고, 그녀는 언제나 ‘자녀 콤플렉스’로 괴로워했습니다. 그러던 그녀에게 임신의 축복이 주어졌습니다. 그러나 그 축복 기간은 너무도 짧았습니다. 출산이 극심한 난산으로 변한 것입니다. 아이를 낳다 죽게 되었습니다. 라헬은 마지막 힘을 다해 태속의 아이를 밀어냈습니다. 기적 같은 한 생명의 탄생이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라헬은 숨을 거두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숨을 내쉬면서 라헬은 아들의 이름을 ‘베노니’라 하였습니다. “내 슬픔의 아들”이란 뜻이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라헬은 한 많은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참으로 기구한 운명입니다. 이 세상에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야곱은 라헬의 마지막 순간 까지 그녀와 함께 있었습니다. 눈물을 머금으면서 야곱은 아들의 이름을 바꿉니다. 더 이상 슬픔의 아들이어서는 안 된다는 마음에서였던 것 같습니다. 야곱은 이 유복자를 ‘베냐민’이라 불렀습니다. “오른 손의 아들”이라는 뜻입니다. “오른 손”은 보호와 은혜의 자리를 가리킵니다. 즉 라헬의 아들의 출생에 대한 좋지 못한 기억(‘베노니’)을 지워버리고 싶었던 야곱은 그 아들이 보호함을 받고 은혜를 입은 자녀로 성장해 주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아, 라헬의 파란 만장한 삶은 이렇게 끝나버리는구나. 라헬은 베들레헴으로 가는 길 가에 묻혔습니다. 야곱은 라헬의 묘지에 비석을 세웠습니다. “나의 사랑 라헬 여기에 잠들다!” 이렇게 기록되어 있을까? 여러분의 묘비에 무슨 문구를 쓰려하십니까?
| 기도 |
라헬을 기억하셨던 하나님, 저를 기억하여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