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칠흑 같은 밤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마세요.”

마태 25:1-13

 

 

열 명의 처녀들이 등불을 들고 나갔습니다. 그중 다섯은 따로 넉넉히 등유를 마련했습니다. 엑스트라로 휴대용 용기에 기름을 담아 나간 것입니다. 동네 어구까지 갔다 오려면 넉넉한 등유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비유는 준비성이 있는 이들을 가리켜 지혜로운 처녀들이라고 말합니다. 어리석은 처녀들 역시 신랑을 맞으러 나갔습니다. 물론 덮어놓고 등불을 들고 나갔습니다. 혹시 모를 신랑의 지체는 염두에 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재킷을 챙겨 가지고 가는 일은 잊지 않았습니다. 밤바람이 쌀쌀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주머니에 잔돈도 넣어 두었습니다.

 

이 비유가 표현하는 상징성은 그다지 복잡하지 않습니다. 이 비유의 상징성이 있다면 하나님 나라에서 기뻐하고 즐거워할 대(大) 연회를 기다리고 준비하고 갈망하는 사람들의 길고 긴 밤에 관한 것입니다. 문제는 그분의 도착 시간에 맞추어 나가는 것입니다. 언제 올지 모르는 그분의 시간에 맞추어 준비하고 사는 문제입니다. 역시 시간을 맞추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런데 밤이 길어집니다. 우리 모두를 포함할 때까지 밤은 길어집니다. 어떤 밤입니까? 한 밤중의 이편에, 밤이 칠흑같이 깊어질 때, 길고 긴 어둠의 밤, 길고 어두운 밤의 심장부에 이를 때, 한 세대가 가고 또 다른 한 세대가 오고, 일상의 사람들이 그들의 일상적인 삶을 사느라 갈등하고 고통하고 애를 쓰고 있을 때입니다. 이 등불 저 등불을 수선하며 불을 밝히려고 애쓰는 밤입니다. 불이 당겨지지 않아서 애를 쓰는 밤입니다. 그래서 “여기, 조금만 도와주세요.”라고 간청하는 밤입니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이러한 길고 긴 밤의 지체(遲滯, delay)를 준비했던 사람들입니다. 잔치가 늦어질지도 모른다는 것을 마음으로 준비했던 사람들입니다. 성탄절의 식사가, 크리스마스의 만찬이 늦어질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준비했던 사람들입니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등잔에 넣을 기름이 충분했습니다. 기름이 무엇인지는 다양하게 대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착한 행실들(善行), 성령, 믿음, 정의를 갈망하는 마음, 하나님 나라에 대한 환상, 끊임없는 기도, 지칠 줄 모르는 복음 증거, 복음을 위한 열정, 한 밤중에라도 기꺼이 일어나 하나님의 그 빛을 가리킬 뿐 아니라 심지어 그 빛이 있어야한다고 하나님께 큰 소리로 요청하는 것 등등.

 

누가 지혜로운 신자들입니까? 교회 안의 지혜로운 자들은 칠흑 같은 한 밤에도 신앙을 굳게 붙잡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신랑이 오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래도 봉사하고 섬기고 희망하고 기도하고 하나님의 약속하신 승리를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기도: 밤은 깊어가도 희망의 심지가 꺼지지 않게 해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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