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09 16:08
“분깃”을 알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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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성경에는 요즘 젊은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이 많습니다. 수없이 읽었어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거나, 덮어놓고 읽었거나, 대충 알고 있다고 스스로 속이면서 읽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분깃”입니다.
예를 들어 “여호와는 나의 분깃입니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시편의 어느 시인이 고백한 말입니다(시 119:57). “분깃”은 종종 “기업”(基業) “유산”(遺産) 등과 동의어로 사용됩니다. 여호수아서에 가나안 땅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분깃”이란 단어가 한자어라는 사실을 아시는지요? 분깃을 한자로 이렇게 씁니다(分衿). 글자 음은 “분금”(分衿)인데 읽기는 “분깃”으로 읽습니다. 한자 공부를 약간 하자면, “분”(分)은 “나눌 분”입니다.
근데 “금”(衿)은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합니다. 일차적으로 “옷깃”을 가리키는 한자입니다. 그래서 “옷깃 금”이라 합니다. 두루마기나 저고리의 깃 아래에 달린 긴 헝겊을 가리키는 “앞섭”을 지칭하는 단어입니다. 동사적으로는 “매다” “띠를 두르다”로도 사용됩니다. 물론 은유적으로 “가슴을 조이다”, “마음을 여미다”, “생각을 가다듬다”로 사용될 수 있는 한자어입니다.
그렇다면 “분깃”(分衿)이란 단어는 동사의 형태로는 “나누어 한정시키다”(분배, 배분)는 뜻이 될 것이고, 명사적으로는 “분배된 몫” “할당된 토지”가 될 것입니다. 모두 선물로 주어진 것, 거저 주어진 것, 아무런 노력 없이 주어진 것입니다. 이게 은혜가 아니고 뭐겠습니까?
“하나님은 나의 분깃입니다!”라는 고백은 값없이 주어진 은혜에 대한 고백이며, 이 세상에서 하나님보다 더 크고 귀한 선물은 없다는 진술입니다. 이 고백은 이 세상에서 땅을 소유하지 못하고 사는 “일시체류자”, “외국인 거주자”, “나그네”(resident alien, 히브리어로 “게르”), 하늘에 시민권을 갖고 있는 참 그리스도인만이 고백할 수 있는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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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my story, this is my song, praising my savior all the day long.”
“This is my story, this is my song, praising my savior all the day long.”
(찬송 288 후렴구)
North Platte River West of Casper, WY. Credit. Mark Boname
아멘!
하나님의 한 없는 은혜를 가을 아침에 깊이 깊이 생각해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