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25 02:18
“달과 별들이 떠 있을 때”
예수님은 종종 혼자 있는 시간을 바랐고 또 가지셨다. 분주하고 정신없는 대낮의 일 무더기에 파묻혀 온 육신이 파김치가 되었을 때 그는 정말 쉬고 싶었다. 잠시라도 사람들을 떠나고, 시간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심지어 자기를 따르는 제자들로부터도 벗어나고 싶었다. 그가 원했던 휴가는 호젓하게 홀로만의 시간을 갖는 휴가였다. 뒤돌아보면 그런 그에게 처음으로 주어진 휴가는 그가 결코 바라지 않은 휴가였다. 광야 40일 동안의 휴가였다. 일을 한 후의 휴가가 아니라 가불해서 먼저 쓰는 휴가였다. 물론 우리는 광야 시험의 시간, 유혹의 기간이었다고 하지만, 분명 그 기간은 예수님께서 천상천하 자기 홀로 있는 시간이었다. 밤보다 홀로 있기에 더 좋은 시간이 어디 있으랴. 무엇보다 광야의 밤은 호젓했지만 적막했고, 두려웠지만 아름답기도 했다. 그와 함께 할 친구라곤 밤하늘에 떠있는 달과 별들이었겠지. 별빛 아래 잠을 잤을 것이고, 달빛을 이불 삼아 하늘을 뚫어지게 쳐다보았으리라.
그가 자기의 아버지와 공개적으로 대화를 나눈 적은 딱 한번이었다. 요한의 세례를 받고 난 후였다. 그 때 하늘 아버지께서 직접적으로 아들에게 말을 걸어왔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막 1:11). 이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대화는 성경 어느 곳에도 없다. 달리 말해 예수께서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신 것은 언제나 조용한 시간대, 혼자 있을 때, 아마도 밤에 산 기도하셨을 때가 아닌가 한다. 하나님과의 대화 내용이 성경에 전혀 기록되어 있지 않은 것을 보아, 그의 기도는 언제나 한 밤중에 은밀한 상태로 이루어졌으리라. 그가 홀로 있기를 원했던 시간은 기도하는 시간이었고, 기도하는 시간을 통해 하늘 안식과 평안을 얻었으리라. 그가 한 산기도, 광야기도 모두 혼자 있는 밤 시간이었다. 한 밤에 드리는 기도였다.
그도 사람인지라 지속적으로 철야하지는 못했겠지. 자다 깨다를 반복하면서 기도했겠지. 유대 광야의 험준한 산에서 기도하다 잠든 예수, 한 밤중에 다시 깨어 눈을 떴을 때 하늘의 무수한 별들과 달은 말없이 거기에 있었다. 아마 아들 예수와 아버지 하나님 사이에 이뤄지는 가장 친밀한 교제의 순간을 목격한 유일한 존재는 달과 별들이었고, 그렇게 숭고한 기도는 이루어 졌으리라. 하늘과 땅을 포용하는 기도는 우주를 덮었고, 심연의 고요함 속에 드렸던 기도를 들었던 목격자는 밤하늘의 달과 별들이었으리라.
그렇다. 밤은 결코 나쁜 것은 아니다. 한 밤중에 하늘과 땅 사이에 우주적 거래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어둠과 밤, 흑암과 흑야는 달과 별들이 활동하는 신비의 시간들이다. 이 때 하나님의 신비로운 일들이 일어난다. 어둠 속에 달빛이 기도하는 영혼의 살갗을 타고 조용히 흐른다. 위로함을 얻는다. 새 힘을 얻는다. 다시 잠에 든다. 밤하늘의 달과 별들은 곤한 잠에 떨어진 예수의 얼굴을 말없이 물끄러미 쳐다본다. 한밤중의 기도가 천상의 노래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어둠속에 있는 이들이여, 결코 낙심하지 마시오. 어둠 속에서 일하고 계신 그분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빛의 하나님이신 동시에 흑암 속에 계신 분이십니다!”
“달빛과 바다” 귀츨라프 선교지인 충남 고대도, Credit 오현기 목사(대구 동일교회)
욕이 절로 나오는 무더운 날씨 속에 우리 주님은 광야 40일 휴가를,,,
춥고 졸립고 배고프고,,, 거지의 조건을 다 갖춘 상황 가운데 욕이 아닌 기도를 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신학도를 걸어가는 저에게 정말 필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에수님은 배고픔보다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추운 광야의 환경이 더 힘드셨을 것 같아요 ㅎㅎ
내일은 교수님이 초대해주신 사진 전시 보러 갈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