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06 21:51
“나의 유리함을 계수하시는 분”
“나의 유리함을 주께서 계수하셨사오니 나의 눈물을 주의 병에 담으소서.
이것이 주의 책에 기록되지 아니하였나이까.”(시 56:8)
“나의 유리(流離)함을 계수(計數)하시는 하나님.” “유리”(流離)는 이리저리 떠도는 방랑자의 이미지입니다. 어느 한 곳에 정착할 수 없어 유랑합니다.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하고 밤을 지새웁니다. 이리저리 휘둘리고, 시달리고, 삶의 기반이 흔들리다 보니 잠자리에서 뒤척거립니다.
시인은 “내가 얼마나 많은 밤을 두려움과 걱정과 근심 때문에 뒤척이는 줄을 하나님은 다 세시고 계셨습니다.”라고 되뇝니다. 이어 “하나님, 내 눈물을 당신의 병 속에 담으세요.” “하나님, 내 눈물의 수량을 당신의 하늘 왕궁 책에 기록하여 주세요.”라고 탄원합니다.
어쨌든 이 구절(8절)은 성경에서 가장 놀라운 구절들 중에 하나입니다. 그런데 기억하십시오. 시인이 고백하는 하나님은
* 지금도 여러분의 고단한 삶속에 들어와 일하시는 동일한 하나님이십니다.
* 끔직한 태풍으로 삶의 터전을 모두 잃어버린 사람들이 허덕이며 다시 삶을 꾸려가느라 애를
쓰는 슬픔의 현장에서 일하시는 동일한 하나님이십니다.
* 병원의 로비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서성거리는 외로운 사람들 가운데서 일하시는 동일한
하나님이십니다.
* 여러분의 삶을 세웠던 그 꿈들을 비웃기라도 했던 그 지난밤의 두려움들, 말없이 조용히
두려워했던 그 두려움들에 귀를 기울이시는 동일한 하나님이십니다.
바로 그분께서 우리의 뒤척임과 혼란스러움과 방황함을 헤아리시고 세시고 기록하시고, 우리의 모든 눈물들을 병에 담아 놓으신다는 것입니다. 결코 그분은 우리에게 투명한 존재로 남아 계시지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우리를 홀로 어둠 가운데 있게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두려움에서부터 안식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