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인생은 한줌의 흙”

2014.03.05 21:47

류호준 조회 수:3951

인생은 한줌의 흙

이사야서 2:5-22

 

 

너희는 인생을 의지하지 말라 그의 호흡은 코에 있나니 셈할 가치가 어디 있느냐?” (2:22)

 

국가로서 유다는 하나님을 향하여 집단적으로 죄를 지었습니다. 천상의 대왕이신 그분께 대적한 것입니다. 그들은 그 땅에 살고 있던 다른 민족들의 이교적 풍습들을 따르고 있었습니다. 동방에서 유래한 풍습을 따랐는데 이것은 아시리아와 바벨론 지역에서 성행하던 점성술이나 주술들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뜻입니다. 그들은 천체(天體)의 움직임을 살피며 인간의 운명을 점치는 이교적 일들을 자연스레 받아들였습니다. 그들은 분명 야웨를 섬기는 백성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명목상이었고 실제로는 이교적 풍습들을 따르고 있었던 이중적 신분 소지자였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그들은 위선자들이었습니다.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을 믿는다고 입으로는 고백하면서도 실제로는 돈과 재물을 숭상하는 물신숭배 사상에 깊이 물들어 있었습니다. 그들은 막강한 군사력의 증강을 통해 국가의 안보가 보장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경제력과 군사력을 증대시킴으로써 안전과 안보가 보장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었습니다. 바로 이것이 우상숭배입니다. 하나님 이외에 다른 것을 삶의 우선순위에 놓는 것이 우상숭배이기 때문입니다.

 

우상이 무엇입니까? 사람이 만들어 놓고 그 앞에 절하고 섬기는 것들이 아닙니까? 우상은 보이는 것일 수도 보이지 않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쨌건 자기가 만들어 놓은 것이 자기를 구원하리라고 믿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입니까? 종종 사람은 자기들이 만들어 세워 놓은 것들 재물, 학벌, 군사력, 경제력, 각종 연줄 등 - 이 자기를 구원하거나 자기에게 미래를 보장해 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얼마나 자기 모순적이며 바보스럽고 어리석은 일인지요. 조금만 생각해보아도 금방 알게 되는 불편한 진실입니다. 결국 이러한 악덕들은 인간에 대한 신뢰와 확신에서부터 나온 구체적인 열매들입니다. 그러나 인간에 대한 신뢰와 확신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며 무엇보다도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심각한 도발이며 반역입니다. 죄란 이처럼 인간을 신뢰하고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 없이, 하나님의 통치를 받지 않고 살겠다는 모든 인간적 노력은 교만입니다. 교만은 언제나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만 설명되는 용어입니다. 하늘을 쳐다보지 못하는 것이 교만입니다. 교만은 언제나 눈을 내리깔고 아래만 쳐다봅니다. 하늘을 찌를 듯한 레바논의 우람한 백향목들, 바산 지역의 울창한 삼림들, 난공불락의 철벽 요새들, 위용을 자랑하는 궁궐들과 건축물들, 다시스의 번창하는 해운산업과 우람한 상선들은 모두 하나님 없이 미래를 스스로 일구어내겠다는 인간의 교만한 행태를 상징합니다(13-16). 요즘 말로 하자면 바벨탑과 같은 상아탑들과 학자들의 교만, 위대한 건축물들과 예술품들, 강력한 무기들과 막강한 경제력, 자기과시용 학벌과 스펙 쌓기, 교회의 대형화와 교세 자랑, 자랑스레 건네는 명함 등등 모두 자기를 위하여 만든 각종 우상들입니다.

 

그러나 기억하십시오. 반드시 하나님은 방문하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방문하시는 날을 가리켜 예언서에선 야웨의 날이라고 부릅니다. 강도 9이상의 대지진이 일어나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들, 결코 흔들리거나 무너져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세상의 모든 강력한 것들이 졸지에 무너져 내리는 날입니다. 높은 자가 낮아지며 교만한 자가 굴복되고 야웨 하나님만이 홀로 높임을 받으실 날입니다. 실제적으로 유다를 강타한 지진은 주전 748년경에 있었습니다. 아모스가 예언자로 부름받기 2년 전이었습니다(1:1). 이사야가 예언자로 부름을 받은 해가 주전 742년경이므로 이사야는 이 대지진에 대한 생생한 기억을 갖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는 유다의 왕 웃시아가 세웠던 수많은 망대들과 요새들이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사람이 애써 세운 것들이 허망하게 붕괴되는 것을 목도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붕괴와 파멸은 단순히 교만한 자들의 몰락만을 의미한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지진을 통해 인간의 교만한 업적과 거들먹거리는 성취들을 흔들어 놓는 것은 하나님만이 홀로 존귀케 되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만이 하나님이 되신다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내기 위하심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크리스천들은 하나님의 흔들어놓으심을 경험하고 그분 앞에서 자기를 낮추는 겸손한 자들입니다. 하나님만이 높임을 받으시는 삶을 살기로 결심한 자들이 크리스천들입니다. 그들의 삶과 예배를 통해 하나님만이 존귀함을 받도록 하기로 결심한 자들이 진정성 있는 크리스천들입니다. 신약성경의 용어로 말하자면, 그리스도와 함께 자기의 모든 죄성(罪性, sinful nature)을 죽이고, 그리스도와 함께 새로운 부활의 생명체로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그에게 선물로 주어진 새 생명의 은혜를 인하여 하나님을 높이고 그분만을 섬기고 경배하기로 마음먹은 사람들이 진짜 크리스천들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혜자의 경구를 귀담아들어야 합니다. “너희는 인생을 의지하지 말라. 그의 호흡은 코에 있나니 셈할 가치가 어디 있겠느냐?”(22). 흙덩어리에 불과한 인생, 바람이 불면 덧없이 날아가 버릴 먼지 같은 인생, 숨이 넘어가면 시체로 변할 수밖에 없는 썩어질 인생, 세월의 무게 앞에 시들어가는 인생, 그 인생을 신뢰하고 의지하는 일이 얼마나 불행한지에 대해 예레미야도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무릇 사람을 믿으며 육신으로 그의 힘을 삼고 마음이 야웨에게서 떠난 그 사람은 저주를 받을 것이라!”(17:5) 하나님과의 관계회복보다 인간적인 연결고리를 중요시 하는 사람들은 마치 사막의 떨기나무 같아서 좋은 일이 오는 것을 보지 못하고 광야 간조한 곳, 건건한 땅, 사람이 살지 않는 땅에 사는”(17:6) 불행한 존재들이라는 것입니다. 오래전 한 시인도 덧없는 인생을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인생은 그 날이 풀과 같으며 그 영화가 들의 꽃과 같도다. 그것은 바람이 지나가면 없어지나니 그 있던 자리도 다시 알지 못한다.”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야웨께서 그의 보좌를 하늘에 세우시고 그의 왕권으로 만유를 다스리시는 것을 알고 그분을 경외하는 자에게 야웨의 인자하심은 영원부터 영원까지 이르며 그분의 의는 자손의 자손에게 이를 것입니다.”(103:15-19).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지 않는 모든 인간적 성취들은 헛된 일입니다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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