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9월의 탄식: “아이고!”

2012.09.03 17:18

류호준 조회 수:2635

[9월의 탄식: “아이고!”]

 

 

 

9월은 수많은 새가슴의 목회자들을 울렁거리게 만드는 선거의 계절입니다. 각종 교단의 총회들이 몰려 있는 달입니다. 이름이야 () 총회라고 하지만, 참석해 본 사람들은 그 총회가 도무지 크리스천들의 모임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속물적이고 비이성적이고 무지하고 무례한 일들이 비일비재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정통보수를 부르짖는 교단일수록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평신도들을 시험에 들게 하고 신앙에서 멀어져 가게 하는 지름길이 있다면 총회에 참석시켜 관전”(觀戰)하도록 하는 것이라는 웃지 못 할 말까지도 있습니다.

 

왜 상당수의 목사들이 그토록 명예를 목말라하는가? 각종 장() 자리에 한이라도 맺혔는가? “자리가 가문의 영광이라도 되는가? 신학교에 강의 하나만 맡아도 교수라는 명함을 새기고 돌아다는 인간들이나, 노회나 총회에서 어떤 직분이라도 맡으면 사방에 광고하고 성대한 취임예배까지 드리는 철없는 목사들이나, 명함에 길고 긴 이력서를 새기고 다니는 한심한 인간들이나, 동네 경목이라도 선임되면 축하파티를 여는 몰지각한 사람들이나, 모두 목사직을 우습게 여기는 종교행상인들이 아닌가 생각 듭니다. 신학생 시절에도 싹이 노란 사람들이 간혹 보이기도 합니다. 예측에 빚나가지 않게끔 졸업 후에도 각종 목사 모임에 신발이 닮도록 따라다니는 제자들도 가끔 보이니 내 속이 여간 답답한 것이 아닙니다.

 

대부분 그런 목회자들은 내면의 심각한 열등감을 앓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열등감이 명예집착증을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총회 뿐 아니라 노회, 혹은 시찰회를 둘러보아도 감투에 대한 열망은 주님의 재림을 사모하는 마음을 넘어선지 오래되었습니다. 게다가 자리를 차지하려고 온갖 비신사적이고 저열한 방식들을 동원한다는 사실이 슬픕니다. 돈을 건네기도, 학연과 지연에 매달리기도, 먹을 것이나 뇌물성 선물로 환심을 사기도 합니다. 그렇게 썩고 있는데도 그런 일이 수치스럽고 반성경적이란 생각을 별로 하지 않는 듯 하니 이게 더 문제입니다. 병이 들어도 중병입니다.

 

가끔 교회창립 예배에 참석해 보면 가관입니다. 그 좁은 강단위에 축사할 목사들이 얼마나 많이 주르륵 앉아 있는지요! 모두 증경이란 단어가 붙은 사람들입니다. “증경총회장이니, “증경노회장이니, “증경시찰장이니, 혹은 직전 총회장이니, 직전 노회장이니 하는 사람들의 순서를 보면 어지럽고 구토가 날 지경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불러오지 않으면 노회에서 찍히거나 앞으로 목회할 때 지장이 있어서 그렇다는 말을 들으면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 전에 슬퍼지기 까지 합니다. 게다가 그들이 그냥 돌아갑니까? 아니 그들을 그냥 돌려보냅니까? 거마비라도 다 주어야 할 텐 데, 그 돈이 가난한 개척교회 어디서 나온다는 말입니까!

 

제발, 목사들은 자기에게 맡겨진 양들에게 충실해야 합니다. 그들을 위해 골방에 들어가 말씀을 준비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들을 생각하고 그들의 걱정을 자기의 걱정으로 삼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언제부터 목사들의 배가 불렀던가요? 물론 모든 목사들이 그런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볼 때 우리 나라 목회자들의 인간성과 덕성과 가치관은 수준 이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큰 교회나 작은 교회나 이점에선 거의 동일할 것입니다.

 

목회자들이여, 제발 제자리를 지키고 있기를 바랍니다. 제발 덧없는 것들에 목숨을 걸지 마십시오. 그렇게 살라고 설교하는 사람들이 아닙니까? 제발 세속적 명예에 목말라 하지 마십시오. “목사님이란 세 글자라면 얼마나 감격스런 호칭입니까? 우리나라의 목회 형태와 일부 지도자들과 목사들을 생각하면 그냥 눈물만 납니다.

 

9월이야말로 진정으로 개종하기에 가장 좋은 기회입니다. “목회자들이여, 보라 지금이 구원의 달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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