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05 17:33
“신앙의 보금자리”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 잉태되고 양육 받고 자라가는 보금자리는 어디일까? 그 보금자리는 ‘공동체’ 안입니다. 이러한 연유로 히브리서 저자는 예배 공동체로 모이기를 힘쓰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히 10:25). 그리스도인들이 예배 공동체로 모이는 일은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특별히 박해와 그로 인한 배교라는 높은 격랑의 파고 속에 처해 있던 초대 교회의 성도들에게는 더욱 그러했습니다. 그 당시에 어떤 이들은 더 이상 교회 공동체에 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이유는 다양하였습니다. 혹은 박해 때문에, 혹은 그리스도의 ‘오심’(parousia)이 지체되는 것 같아 실망하여서, 혹은 교회의 가르침이나 신조를 받아들일 수 없어서 교회 공동체에 나오는 것을 멈춘 듯합니다. 이런 일들은 마치 전염병과 같아서 다른 구성원들에게도 퍼져나갔습니다. 따라서 히브리서 저자가 볼 때 공동체의 약화와 쇠퇴는 심각한 문제로 등장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란 구원 공동체 속에 일원이 된 사람들입니다. 아마 초대교회에서도 그렇듯이 오늘날에도 다양한 이유로 인하여 교회의 공동체 의식은 최저 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초대교회와는 달리 현대 교회의 치명적인 전염병이 있다면, 그것은 개인주의적인 성향일 것입니다. 철저하게 개인 중심적이 된 오늘날의 사회 속에서는 모두가 ‘내가-나의-나를’이라는 의식 구조(I-My-Me Mentality)를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 이상 ‘우리가-우리의-우리를’이라는 의식구조는 존재하지 않는 듯이 보입니다. 그러나 신앙은 공동체 속에서 자랍니다. 함께 모이고 서로 격려하고 서로 소망을 잃지 않게 하며 서로 사랑함으로써만 믿음은 유지됩니다. 특별히 그리스도인들이 믿음과 소망과 사랑을 상실하게 되는 결정적인 원인은 하나님을 경배하고 예배하기를 게을리 할 때부터입니다. 하나님과의 교제를 원치 않는 것은 진정한 의미에서 죽음을 의미합니다. 그런 사람의 삶에 생명력이 있을 리 없습니다.
- 류호준, 「우리와 같은 그분이 있기에」중에서
'우리'는 말을 가장 많이 하는 민족이 한국인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참 아이러니 하게도 '함께'하는 일을 가장 못하는 민족도 '우리' 민족인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