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세계관과 나와 데이비드 노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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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생에 친숙한 이름들과 용어들이 있다. 모두 “세계관”과 깊은 연관이 있는 이름과 용어들이다. 대학에서 기독교철학을 공부할 때부터, 미국에서 유학하던 시절에 다니던 학교들(캘빈대학과 캘빈신학대학원)과 목사안수를 받은 교단(Christian Reformed Church In North America)으로부터, 네덜란드 자유대학교에서 공부하던 시절로부터 아주 익숙하게 듣고 배우고 몸에 익히게 된 이름과 용어들이다.

 

손봉호, 정성구, 헤르만 도여베르트, 프란시스 쉐퍼, 헤르만 바빙크, 아브라함 카이퍼, 앨빈 플랜팅가, 닐 플랜팅가, 리처드 마우, 니콜라스 월터스톨프, 제임스 올타이스, 에반 러너, 브라이언 왈쉬, 리처드 미들턴, 알버트 월터스, 그리고 Reformed Journal, Common Grace, Faith & Learning Integration, World & Life View, Kuyper Seminar, Dutch Calvinism, Kuyperian, Reformed Faith, Institute for Christian Studies, 문화철학, “창조-타락-구속-완성” 등과 같은 용어들, 그리고 한국에서는 함께 이 일에 천착한 동료 교수들인 송인규, 강영안, 신국원 등이 있다. 출판사로는 한국 IVP가 많은 공헌을 했고, 그 뒤에는 한국에 기독교 고등학문(higher education) 운동에 지대한 공헌을 하신 웬틀리 워스 박사가 있음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이제 다음 세대들이 이 전통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이어나가리라 믿는다. 이미 다양하고 폭 넓은 방식으로 이 고귀한 일들을 계승발전하고 있음을 나는 알고 있다. 최태연, 양희송, 김재영, 기독교학문연구회,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등이 있겠다.

 

“세계관” 개념의 역사적 철학적 족보를 상세하게 다룬 책이 방금 출간되었다. 십여 년 전에 내가 백석대학교의 Think Tank인 백석정신아카데미 사무총장으로 일하면서 “기독교대학에서 학문과 신앙의 융합”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일반학과 교수들에게 교육시킨 일을 한 적이 있었다. 그 때 해외에 저명한 기독교대학들을 방문하는 프로그램도 있었는데, 방문 대학 중에 하나가 댈러스침례교대학교(Dallas Baptist University)였고, 만난 인물 중에 한 사람이 이 책의 저자 데이비드 노글(David Naugle)이었다. 그도 나처럼 대학 내에 기독교학문과 신앙을 융합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교수 훈련을 시키고 있었다. 그가 주도하고 있는 학내 프로그램으로는 "Friday Symposium“ "Summer Institute for Christian Scholarship," "The Outrageous Christian Scholars Society.”이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그가 열렬한 신-칼빈주의자라는 사실이다! 그는 박사학위가 둘인데, 하나는 이번에 출간된 세계관의 근원인 그의 철학박사 학위가 있고, 다른 박사학위는 신학박사학위인데 달라스 신학교(Dallas Theological Seminary, 1997)에서 받은 학위이다. 논문은 영국의 저명한 신약신학자인 C. H. Dodd의 실현된 종말론을 신학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한 것이다(“A Theological Analysis and Evaluation of the Realized Eschatology of C. H. Dodd”). 재미있는 사실을 그가 자신의 달라스 신학교 박사학위 취득에 대해 토를 달기를, “나는 더 이상 달라스 신학교의 세대주의자가 아니다! 나는 개혁신학, 언약신학을 받아들인다!”(I am no longer a DTS dispensationalist, but embrace a reformed, covenantal theology)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는 사실이다. ㅎㅎㅎ

 

어쨌거나, 원서가 출간 된지 16년 만에 이번에 한글로 번역 출판된 책은 그의 철학박사 학위논문을 밑바탕으로 쓴 책으로 출판계에서 큰 호평을 받은 책이다. 그나저나 이러한 책을 사서 읽을 한국의 독자들이 얼마나 될까 생각하면 – 기독교 대학교의 도서관들은 반드시 여러 권을 구입하여 교수들에게 돌려가며 읽도록 해야 하나? - 마음이 철렁 내려앉는다. 이 책을 출판하기로 결정하고 엄청난 재정적 부담을 떠안을지도 모를 CUP의 김혜정 대표에게 큰 고마움과 아울러 애도의 마음을 표해야하나 생각 중이다. 번역도 아주 유려하게 되어서 읽는데 크게 어렵지는 않지만 책 자체가 철학적 준비가 되어 있어야만 하기에 누군가가 쉽게 설명해주며 배우면 좋을 것 같다.

 

[추신] 저자 데이비드 노글의 개인적 취미는 골프광이고 가타리스트에 드럼을 친다고 하는데, 집에서 기르는 개 이름이 “카이퍼”란다! 분명 데이비드 노글은 kuyperian(카이퍼 추종자) 임에 틀림없나보다! ㅎㅎㅎ

 

 

데이비드 노글, 《세계관: 그 개념의 역사》 박세혁 옮김 (CUP. 2018). 708쪽. 정가 43,000원

 

사진 설명: 현재는 미국 커버넌트 신학교 선교학 교수로 있는 마이클 윈스톤 고힌(Michael Winston Goheen, Ph. D., University of Utrecht, The Netherlands)박사가 백석대학교를 방문하여 강연하기에 앞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함께 앉아계신 노인은 한국에 기독교 고등학문 운동에 지대한 공헌을 하신 웬틀리 워스 박사님이다. 고힌 박사는 신국원 박사(총신대)의 절친한 친구이기도 하다. 그들은 함께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와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기독교학문 대학원(Institute of Christian Studies)에서 공부했다. 사진제공: 김병국 교수(백석정신아카데미), 2008년 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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