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08 12:11
“부활의 빛을 직접 볼 수는 없습니다.”
“여자들이 몹시 놀라 떨며 나와 무덤에서 도망하고 무서워하여
아무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하더라” - 막 16:8
마가복음의 끝을 보면 부활하신 예수님 자신은 계시지 않습니다.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평강이 너희에게 있을지어다.”라고 말씀하시는 예수가 없습니다. 예수가 나타나지 않는 이러한 끝맺음은 왜 그런 것일까요? 놀라고 두려워 소스라친 여인들이 아무 말도 못하고 서 있는 광경으로 끝을 맺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것은 바로 부활의 신비를 보존하기 위해서입니다. 그것은 부활절 아침에 발생한 일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말하고자 함입니다.
부활은 마치 바다와 같습니다.
우리는 그 위로 걸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그 위에 집을 지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산과 같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통과해서 바라볼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넘어서 쳐다볼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그 뒤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부활은 다른 세계로부터 온 그 무엇입니다. 신비로 가득 차 있는 그 무엇입니다.……마가는 눈을 멀게 하는 부활의 빛을 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그것이 반사되는 여인들의 두려워하는 얼굴을 통해서 보았습니다. 부활 자체는 아무도 보지 못했습니다. 목격한 사람은 없습니다. 아무도 목격할 수 없었습니다. 너무 눈이 부셔서 간접적으로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 류호준, 「예수를 따르는 삶」중에서
[봄, 박정현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