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시편 27장

2019.12.02 23:47

류호준 조회 수:1493

“딱 한 가지만”

- 시 27:4 -

 

내가 여호와께 간절히 바라는 것

딱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 한 가지를 구하려합니다.

“내 평생 모든 날에 여호와의 집에

사는(샤바트) 것입니다.

여호와의 아름다움을 꿈꾸고(하존)

그의 성소에서 물으면서(바카르) 말입니다.”

 

요동치는 삶 속에서도 관조(觀照)할 수 있는 힘이 어디서 올까? 버거운 상대를 만났을 때도 담담하게 직면할 수 있는 능력은 어디서 올까? 풍랑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타(舵)를 잡을 수 있는 용기는 어디서 올까? 전쟁의 나팔소리가 들려올 때도 두려워하지 않은 강심장은 어디서 올까? 변화무쌍한 기류 속에서 고정점을 발견할 수 있을까? 두려움과 공포, 전쟁과 죽음이 코앞에서 어른거림에도 잠잠할 수 있는 비결은 있을까?

 

아주 오래전 한 경건한 신자는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군대가 나를 대적하여 진(陣) 칠지라도 내 마음이 두렵지 아니합니다. 전쟁이 일어나 나를 치려할지라도 나는 여전히 태연할 것입니다.”(시 27:3)

 

어떻게 그는 담대할 수 있었을까? 태연할 수 있었을까? 험악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상하리만큼 고요한 평정심(平靜心)을 갖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그는 이렇게 담담하게 말합니다. “내가 여호와께 바라는 한 가지 일, 그것을 구하겠습니다. 곧 내가 내 평생에 여호와의 집에 살면서 여호와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그의 성소에서 묻는 것입니다.”

 

그가 간절히 바라고 열망하는 것은 직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아니었습니다. 원수를 물리쳐 달라는 간구도 아니었습니다. 그가 간절히 바란 것은 딱 한 가지였습니다. “내 평생에 여호와의 집에 사는 것”이었습니다. 평생에 그분과 함께 있고 싶다는 소원이었습니다.

 

그는 알았습니다. 요란한 삶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닻이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그는 하나님 안에서 고정점을 찾은 것입니다. 하나님 안에서 희망의 실체를 발견한 것입니다. 하나님만이 요동치는 배를 잡아줄 유일한 닻이며, 덧없는 변화 속에 불변의 고정점이며, 절망할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 유일한 희망이라는 사실을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경건한 사람이 “내 평생 사는 모든 날들”이라고 말했을 땐, 그저 삶의 기간에 대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말한 “내 평생 사는 모든 날들”이란 삶의 멋지고 위대한 날들에서나 비참하고 고단한 날들에서나, 길고 긴 어둔 밤들에서나 찬란한 아침들에서나, 세례받기 위해 어린 아기를 품에 안고 서 있을 때나 장례 예배를 드리기 위해 앉아 있을 때나, 전쟁의 날들이나 학교 입학식 날에서나, 산의 정상에 올랐을 때나 중환자실에 누워 있을 때에서나, 즉 “내 평생의 모든 날들”에서 하나님을 갈망하고 사모하고 그의 임재를 경험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평생 예배 행위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그는 평생 하나님과 함께 살면서 다음 두 가지 일에 몰두하고 싶어 합니다. 하나는 여호와의 아름다움을 “꿈꾸는 것”(하존)이며, 다른 하나는 여호와의 성소에서 “묻는 것”(바카르)이랍니다. 황홀경에 들어가 아름답고 신비한 세상을 맛보듯이, 하나님의 창조세계와 자연과 음악과 예술을 통해 하나님의 아름다움과 위엄과 광대하심을 음미하고, 영원의 옷자락을 힐끗 쳐다보는 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여호와의 아름다움을 꿈꾸는 것입니다.

 

동시에 하나님과 함께 있으면서 그분에게 묻습니다. 어느 질문이라도 좋습니다. 하나님의 발 앞에 앉자 무슨 질문이라도 묻습니다. “당신은 누구신지요?” “나는 왜 존재하고 있는지요?” “왜 이 세상에는 악함과 추함이 있는지요?” “어느 길이 낙원으로 가는 길인지요?” 등등 묻고 싶은 질문이 있으면 마음대로 물어도 좋습니다. 그분은 다정하시고 친절하신 아버지이기 때문입니다.

 

돌이켜 보면, 이것이 경건한 그리스도인들이 바라야할 “딱 한 가지” 일입니다. 이것이 바깥세상이 흉흉하고 세찬 바람이 불 수록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집에 있어 그를 예배하기를 소원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교회는 거룩하신 하나님을 예배하고, 그분의 아름다움을 동경하고 그리워하며, 신앙의 실존적 질문들을 묻고 대답하는 일에 몰두하는 신앙공동체여야 할 것입니다.

 

 

ps. 관조(觀照) = 조용한 마음으로 대상의 본질을 바라봄. “관조(contemplatio)라는 것은 성전(temple) 안에 하나님과 함께(con) 거하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이든 공동체든 교회는 이러한 관조를 지향한다.”- 한병수

 

- 찬송 -

 

내 평생 사는 동안 주 찬양하리

여호와 하나님 내 주를 찬양하리

주님을 묵상함이 즐겁도다

내 영혼 주 안에서 참 기쁘리

 

내 영혼아 주님을 송축하라

내 영혼아 주님을 찬양하라

 

"제주도 섭지코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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