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02 08:16
“바닥에 가라앉아 비웃는 신앙”
“그 때에 내가 예루살렘에서 찌꺼기 같이 가라앉아서 마음속에 스스로 이르기를 야웨께서는 복도 내리지 아니하시며 화도 내리지 아니하시리라 하는 자를 등불로 두루 찾아 벌하리니” - 스바냐 1:12
부익부 빈익빈의 속도가 점차 가속화되고 있었던 주전 8세기경, 특정 집단과 계층에 부의 이동이 집중되고 있었을 때, 주로 권력을 남용하거나 뇌물로 법의 판결을 굽게 하여 축재하거나 아니면 부도덕한 상거래나 불법유통을 통해 치부를 일삼던 졸부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명목상 종교인들이었고, 허울 좋은 교인들이기도 했습니다. 각종 절기나 집회 시에 화환을 보내거나, 본인 이름을 큰 글씨로 쓴 헌금봉투를 선뜻 내곤 하였던 평신도 지도자들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사생활은 전혀 달랐습니다. 그들은 시온 산 위에, 사마리아의 언덕 위에 호사스러운 저택을 짓고, 며칠이 멀다하고 각종 파티와 무도회를 열었습니다. 시온과 사마리아로 대변되는 남방 유다와 북방 이스라엘 안에는 이와 같은 불한당(不汗黨)들이 유명인사의 탈을 쓰고 사회를 누볐으며, 각종 종교 행사장에, 법정에, 공공기관에 높은 자리를 잡고 위엄 있게 앉아 있었습니다.……
스바냐는 자기만족에 깊이 잠겨 살고 있는 자들을 술 찌꺼기로 비유한 일이 있습니다. 술 찌꺼기가 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한 포도주통 안은 매우 맑아 보입니다. 그러나 막대기로 휘젓는 순간 포도주통은 떠오른 찌꺼기로 온통 혼탁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자기만족 안에서 침잠하여 사는 자들은 심중에, “야훼께서는 복도 내리지 않으시고 화도 내리지 않으시리라”고 중얼거리며 비아냥거립니다. 그들의 신론(神論)에 의하면, 하나님은 저기 멀리 천상에 계신 분일지는 몰라도 적어도 이 세상, 이 인간 역사 안에서는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하는 무력한 신이었습니다.
오늘날에도 이런 종류의 실질적 무신론자들이 교회 안에 얼마나 많은지!
- 류호준,「시온에서 사자가 부르짖을 때」중에서
[Olive Oil Ancient Lantern Lam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