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3.29 14:30
짧은 글 모음
[혈연주의]
봄볕에는 며느리를 내어보내고 가을볕에는 딸을 내어보낸다"는 말은 우리사회가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속담을 뼛속 깊이 아로새긴 혈연중심의 사회임을 잘 보여주는 끔찍한 속담입니다. 며느리도 다른 집의 귀한 딸이란 평범한 사실도 모르는 멍청한 인간들 같으니라고!
[신학공부]
상당수의 신학생들이 종교적 열정은 있지만 정직하고 진지하게 공부하는 일에는 아주 느슨한 것 같습니다.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진리에 대한 진솔한 추구와 영혼에 대한 깊은 애정보다는 자아도취적 종교적 열정에 만족하려는 행태는 미래한국교회의 불안한 징조입니다.
[위로]
하나님도 고통하실 수 있다는 사실이 나에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요. 수난주간에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를 생각하면서.
[늘림] 목회와 신학 잡지에 실린 어떤 글을 보았습니다. 무려 10페이지 걸친 긴 글이었습니다. 읽는데 너무 짜증이 났습니다. 길어서가 아니었습니다. 중언부언(重言復言)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2페이지 정도면 충분히 쓰고도 남을 말을 엿가락 늘리듯, 고무줄 잡아당기듯 늘여놓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왜 그랬을까? 독자들의 눈높이를 생각해서 친절하게 설명하다보니 그랬을까? 했던 말을 하고 또 하는 노파심 때문일까? 아니면 최악의 경우를 상상하자면 원고료를 좀 더 받으려는 속셈일까?
기도 역시 그렇습니다. 길게 한다고 해서 많이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중언부언이 되기도 합니다. 말씀드려야 할 말의 핵심을 정확하게 간절하게 표현하는 것이 올바르게 하는 기도일 겁니다. 기도는 길이의 문제가 아닙니다. 길이의 문제라고 생각하니까 질질 끌면서 늘리는 것입니다. 기도는 간절함과 진심에서 출발해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