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13 22:00
"빌라도, 그는 재판장이 아니라 피고였습니다!"
빌라도가 말하기를, “내가 너희 왕을 십자가에 못 박으랴?” 대제사장들이 대답하되, “가이사(시저) 외에는 우리에게 왕이 없소이다!” 하니 빌라도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도록 그들에게 넘겨 주니라 – 요한 19:15-16
우리는 매 주일마다 “예수는 빌라도에게서 고난을 받으셨습니다.”라는 사도신경의 한 문구를 고백합니다. 예수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로마의 유대 총독 빌라도를 두고 한 말입니다. 4복음서 모두 예수의 역사적 재판을 자세하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예수는 피의자 신분으로, 빌라도는 재판장으로, 유대인의 종교지도자들은 예수를 범죄자로 몰아 사형을 요구하는 원고로 법정에 서있습니다. 복음서를 통해 이 사건을 읽고 있는 우리 역시 예수 재판에 참석하는 방청객들입니다.
그러나 이 특별한 예수 재판 이야기 안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는 예수가 아닙니다. 빌라도입니다! 빌라도가 피고입니다! 그리고 빌라도와 함께 여러분과 제가 재판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이 재판에서 빌라도는 유죄가 되었습니다. 자기의 영혼을 유대 군중의 목소리에 팔아버린 죄로 인해 그는 천추에 길이 남는 유죄인이 된 것입니다.
빌라도는 예수에게 십자가 처형이라는 극단적 판결을 내렸습니다. 민심수습을 통한 출세 성공가도에 진입하려다가 결국 자신의 양심과 영혼을 무리들에게 아주 헐 값에 팔아버린 불쌍한 소인배였습니다. 그는 아무리 해도 만족시킬 수 없었던 유대 군중들, 그리고 자신의 경력에 한 줄의 성공도 덧붙여 줄 수 없었던 유대 군중들, 그럼에도 예수 사형 판결을 통해 자신을 광기에 사로잡힌 군중의 노예가 되도록 판결을 내렸던 것입니다. 이것이 빌라도의 비극입니다. 그는 무리들의 요구에 굴복하여 자신의 영혼을 판 쪼잔한 위인이 되었습니다.
예수를 자신의 왕으로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군중의 목소리에 휘둘려 그들을 자신의 왕으로 선택할 것인가 하는 선택의 기로에서 우리 역시 천추의 한이 되는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조심합시다! 영혼을 파는 일이 없도록 말입니다.
여러분의 삶에 누가 진정으로 왕인지를 선택하고 결정하느냐에 따라 여러분의 인생 이야기는 빌라도의 인생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알량한 성공야망에 영혼을 팔아먹은 어리석은 빌라도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가 아니 되기를 바랍니다.
사순절 주일 설교 중에서
[Siberian Scilla, Fort Dodge, Iow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