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18 21:43
“법정 증인석에서 확인하는 정체성”
증언대(證言臺)에 선 사람들은 오직 한 가지 이유 때문에 그곳에 서 있습니다. 진실을 말하기 위해서입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살인죄로 고소되었다고 합시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범죄가 발생한 그 시간에 살인자로 지목된 그 사람이 다른 곳에 있었다는 사실을 여러분이 알았다고 합시다. 이럴 경우에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 사실을 비밀로 간직하시겠습니까? 만일 그렇게 한다면, 즉 사실을 알리지 않고 비밀에 부친다면, 여러분은 무죄한 사람을 파멸에 이르게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침묵이 한 영혼을 죽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입니다. 증인으로서 여러분은 반드시 진실만을 말해야 합니다. 절반의 진실이 아니라 온전한 진실, 진실의 전부, 오직 진실만을 말해야 합니다. 이것이 증언대에 선 증인에게 요구되는 서약입니다.
이 사실을 교회에 적용해보십시오. 교회는 증인들의 모임, 증인들의 공동체입니다. 교회는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것을 유일한 존재 이유로 갖고 사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그리스도를 위해 증언하라는 부르심은 여러분이 ‘예’ 혹은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는 부르심입니다. 여러분이 그 부르심에 대해 ‘아니오’라고 하면, 그것은 스스로 예수님의 무리에서 탈퇴하겠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무리는 그리스도를 위해 이 세상의 법정 증언대에 기꺼이 서겠다고 선서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 류호준,「생명의 복음」에서
The church at Lago di Alleghe, Italy. Photo by 정효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