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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워더링턴 3세,『예수님의 경제학 강의』김미연 옮김 (넥서스크로스, 2016). 292쪽. 12,500원

 

전문적 서적과 대중적 서적 사이에 위치한 이 책은 “현대의 그리스도인들은 돈과 부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져야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성경의 가르침에서 찾으려고 무진 애를 쓰는 귀중한 노력의 열매다. 물론 저자는 미국의 “번영신학”을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저술했다. 달리 말해 이른바 “야베스 기도 열혈 추종자들의 신학”의 허구를 드러내면서 “돈과 부”에 대한 구약과 신약의 가르침을 주석학적으로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일을 수행하기에 적절한 인물이 저자다. 벤 위더링턴 3세는 현재 미국 남부의 복음주의 감리교신학교인 에즈베리 신학교(Asbury Theology Seminary)에서 신약학을 가르치는 학자로서 고든콘웰신학교(M.Div.)와 영국의 덜햄(Durham, Ph.D.) 대학에서 공부를 마쳤다. 그는 복음서와 행전을 전공한 후에 최근에는 주로 “사회학적-수사학적”(socio-rhetorical) 주석 쓰기에 집중하고 있다.

 

책의 앞부분에서 저자는 직설적으로 이렇게 말한다. “번영신학을 정당화하기 위해 구약을 이용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리스도인들은 더 이상 모세의 율법 아래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16쪽) 오해소지가 많은 문장이지만 저자는 구약의 다양한 율법 속에 마치 번영신학을 두둔하거나 지원하는 듯한 구절들은 사실상 구원사의 흐름에서 볼 때 불충족한 내용이거나 옛 언약시대에만 적용되는 말씀이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그는 말하기를, “그리스도인들은 고대 유대인들을 위해 쓰인 잠언의 말씀을 근거로 돈이라는 문제를 이해할 수 없다.… 그리스도인들은 아베스의 기도가 아니라 주기도문을 근거로 그러한 문제에 접근해야한다.”(16-17쪽)

 

저자는 돈의 문제를 다루기 위한 가장 좋은 전망대는 “창조신학”이라고 한다. 즉 인간에게는 소유권이 없다는 말이다. “창조신학은 개인재산과 공공재산이란 개념을 모두 인정하지 않는다.”(26쪽) 모세의 율법 아래 있는 자들에게만 구속력이 있는 십일조도 결국 하나님이 모든 것의 창조주요 소유주라는 것을 고백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결국 창조라는 특정신학의 관점에서 살펴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1장). 아베스의 기도에 대한 주도면밀한 해석이 눈에 띈다.

 

2장에서 저자는 돈과 부에 대해 우리가 흔히 오해하고 있는 성경들인 잠언의 구절들과 전도서의 몇몇 구절들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그에 따르면 잠언은 주로 상류층의 관점 혹은 왕의 사고를 반영하고 있다는 시대적 상황을 염두에 두고 읽어야지 일반 평민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시켜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회가 마비되고 전쟁과 기근이 판을 치는 혼란의 시대에 보편적인 지혜(잠언에서 말하는)는 아무런 효용이 없다. 잠언은 현실성 없는 진부한 말이 되어버린다.”(47쪽) 물론 잠언은 창조신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현실은 선한창조세계가 아니라 일그러진 상태의 창조세계이니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균형을 잡기 위해서 전통적인 지혜(잠언)에 역행하는 지혜(전도서)를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도서는 부와 재물이 가져오는 어둡고 부정적인 면을 드러내는 경고의 지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재물과 부에 대한 구약성경의 가르침은 전체를 사용해야지, 마음에 끌리는 대로 필요한 구절만 뽑아서 사용해서는 안 된다.”(58쪽).

 

3장부터 저자는 부와 재물에 대한 신약성경의 가르침에 집중한다. 예수님 당시의 시대가 농경시대이며 지금처럼 화폐사용이 매우 제한적이었다는 지적으로부터, 당시의 경제적 상황과 세금제도, 그리고 당시의 사회상을 자세하게 그려냄으로써 독자들이 돈과 부에 대한 “시대착오적” 해석이나 성경읽기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한다. 이 책의 저변에 흐르는 키워드중 하나가 “시대착오”라는 단어다. 저자의 말을 들어보자. “시대착오란 현대의 지식과 상황들을 고대 성경 시대와 그 문화 속으로 주입하는 가운데 본문을 왜곡하거나 오역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재물과 부라는 문제는 특히 시대착오를 일으키기 쉽다”(63쪽) 저자가 지금까지 학문의 여정에서 “사회학적-수사학적” 읽기를 줄기차게 주장해온 이유가 여기서도 분명해진다. 신약학 연구뿐 아니라 구약학 연구에서도 이러한 사회학적 연구가 최근의 대세라는 점을 상기해본다면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제 4장에선 제 1세기의 사회학적 배경 안에서 돈과 부와 세금과 로마시대를 해설해나간다. 예를 들어 “가이사(시저)의 것은 가이사(시저)에게”라는 말의 뜻을 당시의 사회적 배경으로 해설한다. 제 5장에선 야고보서를 다루고 있는데, 약 2:1-7, 14-19; 약 5:1-6을 주석학적으로 풀어간다. 저자의 학문적 장점이 잘 드러나는 제 6장에서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이 말하는 부와 가난에 대해 논한다. 누가복음에선 예수님의 취임연설인 4장에서 예수께서 설교 시에 본문으로 삼으신 이사야서 61장의 인용 내용을 다룬다. 사도행전에선 소위 초대교회의 “재산 공유”(예, 행전 4:32-37) 문제를 언급한다. 7장에서 저자는 바울 서신을 다루면서, 특별히 세간의 관심이 많은 성직자들의 보수(사례금)를 바울의 자비량선교의 본질과 연계하여 상술한다(179-187쪽). 나도 이 곳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제8장은 요한계시록을 중심으로 돈과 재물과 부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을 살펴본다. 계시록 2-3장의 소아시아 일곱 교회들 중 서머나와 라오디게아 교회에게 보내낸 편지 안에 나타난 문제지적과 계시록 17장의 음녀와 그녀의 옷이 당시 로마가 소유한 세력으로 부요해진 상인들을 그려내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역시 일세기 사회상을 알면 본문 해석이 훨씬 용이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머지 제9장과 10장은 종합적 관찰과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주는 권면의 말이 담겨져 있다. 제9장이 신양성경이 말하는 돈, 청지지적 삶과 구제에 대해서 요약적으로 말한다면 제10장은 현대 미국 사회의 교ㅘ시적 소비를 질타하고 자기만족을 버리라는 충고와 함께 아홉 가지 권면을 한다. 그중 몇 가지를 언급하자면, “필수품과 사치품을 분별하는 능력을 키워라” “희생이 필요한 사역에 헌신하라” “낭비를 줄이라.” “돈쓰기를 좋아하는 사람과 어울리지 마라.” “자본주의가 옳다는 생각을 버려라.” “빚을 탕감해주고 대가 없이 돈을 빌려주라.”

 

이 책은 전문 성서학자가 어떻게 교회와 보통 크리스천들을 섬겨야할지를 잘 보여준 책이다. 학문성을 바탕으로 쉽게 성경을 설명해주고, 그 해석이 우리가 갖고 있는 편향적이거나 일방적인 오해들을 교정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에 드러난 저자의 성격해석 방법을 몇 가지로 축약하자면, (1) 시대착오적 읽기를 멀리하라. 당시의 문화와 사회상을 알면서 본문을 읽어야 한다. (2) 성경을 전체적으로 통전적으로 읽어라. 한두 군데나 한두 책에 의존하지 말라. 아마 이것이 종교개혁시대의 “성경전체로”(Tota Scriptura)의 전통을 이어받는 일이다. (3) 성경을 점진적으로 읽어라. 옛 언약공동체에게 주어진 율법들을 신약의 새로운 언약의 빛 아래서 조명하라.

 

원서이름은 “예수와 돈”(Jesus and Money)입니다.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 위치한 개혁주의 전통의 베이커 출판사(Baker Publishing Group)는 학문적인 책은 베이커 출판사의 이름으로, 대중들을 위한 책들은 브라조스(Brazos) 출판사의 이름으로 출판합니다. 이 책은 Ben Witherington III, Jesus and Money (Grand Rapids: Brazos, 201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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