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08 11:00
"STRIKE"라고 쓰고 우리는 스트라이크라고 읽는다.
'S'와 'T'와 'R'사이에 모음이 없지만 모음을 넣어서 읽도록 약속되어 있다.
이와 같은 모음을 국어학 음운론에서는 "이완모음"이라고 가르친다.
"이완"의 사전적 뜻은 무엇인가!
'근육이나 긴장 따위가 풀려 느슨해짐"이다.
그리고 그 반대의 뜻은 '긴축'이다.
자음의 딱딱함을 풀어주는 매개체, 그것이 이완모음이다.
자음과 자음을 이어주는 매개체, 그것 또한 이완모음이다.
그러나 이완모음 역시 자음이 없으면 필요하지 않다.
자음이 있으면 모음이 있어야 하고, 모음은 자음을 필요로 한다.
더불어야만 뜻을 이루고, 의미를 가지는 것,
그야말로 세상을 이루는 모든 것을 아우르는 작은 원칙 중의 하나이리.
그와 그가 자음이면 또 다른 그가 이완모음, 그리 합하여 모두가 하나,
그가 더 중요하고, 또 다른 그가 덜 중요한 사람이 아니라 똑 같은 사람.
"다름"만 존재할 뿐 "틀림"은 없는 것이 분명할진대
우리들은 종종 "틀림"의 오류 속에서 자신을 과신(?)하기도 한다.
누가 자음이고, 누가 이완모음이든 그 각각의 역할에만 충실하면 될 것을
역할의 한계를 넘나들며 자음은 모음을, 모음은 자음을 자극하기도 한다.
모음이 모음이지 않을 때, 자음이 자음이지 않을 때 단어는 사라지고
사라진 단어는 이미 그 의미를 구축할 수 있는 모든 환경을 잃어버린다.
그래서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된다. 아무 것도 아니다. 정말 아무 것도 아니다.
그래서 역할이 중요하다. 각각의 역할...
자음이든, 모음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