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귀츨라프의 선교 항해 여행"

 

사도행전을 읽다보면 바울의 선교 항해 여정에 눈길이 간다. 그 옛날 모든 것이 원시적이었던 시절 그리스와 소아시아(터키) 사이에 놓인 에게해와 망망대해 지중해를 때론 작은 나룻배를 타고 때론 큰 선박을 타고 다니며 이곳에서 저곳에서 복음을 전파하던 전도자 바울의 모습을 그려본다.

 

48살 나이로 홍콩에 묻힌 독일 출신 선교사 칼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귀츨라프(1803-1851)의 일대기가 바울의 선교 항해 여정과 오버랩 된다. 외아들로 태어난 귀츨라프는 4살 때 어머니를 여읜다. 20살에 베를린 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였고 네덜란드 선교회에 소속 되어 동남아시아 태국으로 파송 된다. 28살에 영국 출신 여선교사와 결혼하지만 2년 후 아내는 쌍둥이 여아 출산 중에 죽게 된다. 두 딸 역시 사망한다. 슬픔을 달래고 제1차 선교항해, 제 2차 선교항해, 제 3차 선교항해를 떠난다. 태국에서 베트남, 중국연안과 마카오, 오키나와까지 다녀오는 여정이었다.

 

제2차 선교 항해에 그는 로드 에머스트 호(Lord Amherst)를 타고 황해도 장산곶 몽금포 앞바다를 지나 지금의 고대도(충청남도 보령시 오천면 삽시도리)에 도착한다. 때는 1832년 7월 25일이었다. 대략 18일 동안 머무르면서 “한문으로 된 신약성경”을 고대도 주민들에게 배포했고, 조선인들에게 감자 재배법, 포도 재배법을 글로 써주었으며 60명의 노인 감기환자에게 약을 처방해주었다고 한다. 그 사이 조선의 조정으로부터 통상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고 8월 12일 고대도를 떠나게 된다. 그는 일본어, 중국어에 능통하였으며 성경번역에 위대한 족적을 남긴다. 40살에 네덜란드 그로닝겐 대학교로부터 명예 신학박사 학위를 받는다. 1851년 8월 9일, 48세를 일기로 홍콩에서 숨져 그곳 공원묘지에 안장되다.

 

우리나라엔 귀출라프 연구 전문가인 오현기 박사(대구동일 교회 담임, 전 백석대학교 신학교수)가 있다. 내가 좋아하고 귀하게 여기는 후배 교수이며 열정적이고 헌신된 박사 목사다. 그는 귀출라프가 공부했던 독일 베를린 대학교(지금은 홈볼트 대학)에서 신학박사를 취득한 선교신학자로 귀출라프 선교사 연구에 미친(?) 학자요 목사다. 그가 일궈낸 학문적 업적은 귀출라프 연구에서 꽃을 핀다. 그는 독일어로 된 일차적 자료들을 사용하여 귀출라프의 한국 선교 과정을 자세하게 살핀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귀출라프는 1866년에 순교한 선교사 토마스보다 34년, 1884년에 입국한 의료선교사 알렌보다 52년, 1885년 입국한 미국 선교사 언더우드 아펜젤러보다 53년 앞서 한국에 온 “최초의 개신교선교사”란다. 귀출라프에게 붙여지는 일곱 가지 “최초”는 다음과 같다.

 

(1) 최초로 한국에 온 개신교 선교사

(2) 최초로 한글 주기도문 번역 시도

(3) 최초로 한문성경과 한문 전도서적의 전달

(4) 최초로 한글의 우수성을 세계에 체계적으로 소개

(5) 최초로 서양감자 파종

(6) 최초로 서양 선교사로서 서양 근대의술을 베풂.

(7) 동북아를 위한 최초의 체계적 선교전략 구상.

 

추신: 귀출라프가 한국 선교역사에서 드러나지 못한 이유는 “대부분 독일인 귀출라프가 작성한 독문 1차 사료가 참고 되지 못했다. 1차 사료가 참고 되더라도 영어문헌에 한정하거나, 또는 영어나 일어로 된 2차 문헌을 참고한 것에 그치는 예들이 많았기 때문이다.”(7쪽)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바울처럼 귀출라프처럼 복음을 위해 자신의 온 생을 바친 사람들이 한국교회에서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교사가 되려면 언어공부 많이 해야 하는데 말이다. 아니다. 구글 음성번역기가 있으니까!)

 

오현기, 《굿 모닝, 귀출라프: 한국에 온 최초의 개신교 선교사》 (북코리아, 2014). 425쪽. 23,000원

귀출라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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