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대” - 구원의 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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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캔터키주 에즈버리 신학교의 기독교 윤리학 은퇴교수로 있는 크리스틴 폴(Christine D. Pohl)이 있습니다. 1999년에 출판된 그녀의 책, “Making Room: Recovering Hospitality as a Christian Tradition”으로 이름난 학자입니다. “환대”(Hospitality)가 얼마나 중요한 사상인지를 성서적-역사적 연구를 통해 설득력 있게 설파한 책입니다.

작년에 촉망받는 복음주의 신약학자가 다시 “환대”에 관한 주제로 훌륭한 책을 내었습니다. 현재 미국 시카고 트리니티 신학교의 신약교수로 있는 조슈아 집(Joshua Jipp)이 그 사람입니다. 에모리 대학에 제출한 학위논문을 손보아 저명한 네덜란드 출판사인 Brill에서 다음 제목으로 출판한 일이 있습니다. Divine Visitations and Hospitality to Strangers in Luke-Acts: An Interpretation of the Malta Episode in Acts 28:1-10 (Brill, 2013). 학위논문을 출판한 후로 조슈아는 재작년인 2017년에 SAVED BY FAITH AND HOSPITALITY라는 제목의 책을 통하여 그가 연구해온 환대 개념을 일반 독자들에게 쉽게 풀어 설명합니다. 이번에 새물결 플러스 출판사에서 번역 출판 될 책인《믿음과 환대에 의한 구원》이 바로 그 책입니다. 읽으면서 “참 잘 썼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환대개념을 논하면서 먼저 “신적 환대”(divine hospitality) 로 시작합니다. 아주 중요한 출발입니다. 하나님께서 먼저 손을 벌려 인간을 환대하신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구원이 시작된다는 듯이기도 하죠. 즉 환대가 구원의 핵심 포즈라고 말하면서, 교회 공동체 역시 하나님의 환대를 본받아 동료 인간을 향해, 특별히 이방인, 낯선자, 변방인, 소외자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아마 독자 여러분들은 종종 믿음으로 구원 받는다는 말은 많이 하거나 들었겠지만 환대로 구원받는다는 말은 왠지 석연치 않게 들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보면 환대가 구원의 시발점이 된다는 놀라운 사실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역시 환대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결심에 이르게까지 할 것입니다. 한글어로 출판이 되거든 꼭 읽고, 함께 토의하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래는 출판될 책안에 들어갈 나의 추천단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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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종 “이친득구”(以親得救)라는 말을 사용한다. “친절을 통해 구원을 얻는다.”는 뜻이다. 여기서 친절은 환대의 또 다른 용어다. 이 책은 환대가 구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성경신학적으로 매우 설득력 있게 논증한다. 누가-행전과 바울 서신과 요한복음의 면밀한 해석을 통해 저자는 신적 환대와 구원의 관계성을 명증하게 드러낼 뿐 아니라 신적환대가 교회공동체의 특성으로 인간의 환대로 확장되어야 함을 밝힌다. 특별히 환대의 사회적 함의를 집요하게 추적한 것은 이 책의 실제적 공헌이다. 호스트와 게스트의 유비를 통해 저자는 교회가 하나님의 환대를 재현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현대 교회는 환대 회복을 통해 이방인, 소수자, 외국인, 낙인찍힌 자들, 이민자들과 같은 부류의 사람들을 구원 공동체 안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한다. 환대를 선교적 차원까지 확장하는 저자의 통찰력에 찬사를 보낸다. 배타성을 가진 한국교회의 지도자들과 목회자들, 신학생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교회의 독서 그룹의 교재로 적격이다.

류호준 목사 |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은퇴교수

《믿음과 환대에 의한 구원》조슈아 W. 집 지음 | 송일 옮김 (새물결플러스, 2019), 342쪽, 17,000원